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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 국고채 스트립 살렸다 올해 6800억 스트립..외국계 보험사에서 시작 → 국내 보험사도 관심

황은재 기자공개 2010-04-22 14:40:49

이 기사는 2010년 04월 22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1년부터 보험사에 적용되는 새로운 리스크 관리기준인 RBC(리스크기준 자기자본제도)가 유명무실했던 국고채 원금 이자 분리제도(이하 스트립, STRIPS)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들어서만 이미 7000억원 가량의 국고채가 분리됐다.

국고채 스트립은 이표채인 국고채의 원금부분과 이자부분을 분리해 각각의 채권으로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국고채 20년물을 스트립할 경우 원금과 이자 40개가 나와 41개의 할인채가 생긴다.

스트립시장이 열리자 증권사들도 분주해졌다. 현재 스트립시장의 맹주는 하이투자증권. 지난해와 올해 스트립된 채권의 대부분이 하이투자증권의 손을 거쳤다. SK증권, 한화증권 등이 하이투자증권을 추격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2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현재 국고채 스트립 규모는 8100억원. 이 가운데 6800억원이 올해 이뤄졌다. 스트립제도가 도입된 이후 2007년과 2008년에도 스트립이 있었지만 800억원과 500억원에 불과했다. 2009년에는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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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스트립이 된 국고채는 모두 20년물로 보험사에 대한 제도 변화와 맞물려 있다. 스트립이 RBC에서 요구하는 것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RBC가 적용되면 부채 듀레이션에 자산을 매칭시켜야 한다. 보험사의 부채듀레이션은 작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수십년이다. 그만큼 듀레이션이 긴 채권이 필요하다.

20년만기 국고채를 스트립 할 경우 그 효과가 이표채보다 1.6배의 듀레이션 확대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같은 돈으로 20년만기 할인채를 2개나 더 살 수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20년만기 국고채의 듀레이션은 12년이다. 스트립을 하면 원금과 이자 부문이 모두 할인채가 된다. 할인채의 듀레이션은 잔존만기와 같다. 할인채는 만기에 원금을 받기 때문에 이표채보다 가격이 싸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20년물 100억원어치를 스트립한 후 이자 부분을 다 팔면 67억원을 손에 쥐는 데 그 돈이면 33억원인 원금부문 채권 2개를 더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RBC제도 본격화를 앞두고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스트립채권은 할인채이기 때문에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채권운용자들은스트립채권과 이표채권간의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도 할 수 있다.

스트립채권에 대한 투자는 외국계 보험사에서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 보험사들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대한생명은 한화증권에 스트립채권 투자에 관한 연구조사를 의뢰했다. 중소 보험사들 역시 스트립채권에 관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스트립 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RBC제도가 도입된 1993년 이후 스트립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당시 전체 국채에서 30% 가량이 스트립됐다. 양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2년간 스트립이 크게 유행할 수 있다”며 “미국도 스트립이 1985년에 도입됐지만 정작 활성화 된 것은 RBC 제도 도입 이후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스트립 시장에 참여하는 증권사들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스트립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보험사부터 중단기 채권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층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스트립된 채권이 만기 6개월부터 20년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스트립시장의 주도권은 현재 하이투자증권이 쥐고 있다. 한 보험사의 채권담당자는 “하이투자증권이 지난 1년간 스트립 시장에 대해 준비했고 이후 올해 이뤄진 대부분의 스트립이 하이투자증권을 거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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