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일 회장, 게임하이 지분 6% 남길 듯 52.91% 중 넥슨(15.26%)·금융권 담보(31.56%) 빼면 6.08% 남아
이 기사는 2010년 05월 14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게임하이를 인수한 이후에도 김건일 게임하이 회장이 약 6%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과 방준혁 인디앤스그룹 회장 간 승부를 가른 요인이 결국 김 회장의 게임하이에 대한 지속적인 영향력 행사에 있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김 회장 지분 31.56%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
14일 기준 김건일 회장이 보유 중인 게임하이의 주식수는 총 8666만4733주다. 지분율은 52.91%. 여기에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인 백승훈(임원)씨가 251만주(1.53%), 배영애(김회장 부인)씨가 1만6575주(0.01%)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모두 더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총 54.45%이 된다.
넥슨은 지난 12일 김 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 중 2500만주에 대해 질권설정 계약을 체결했다. 게임하이 지분 15.26%를 확보했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의 5170만2472주(31.56%)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받고 담보계약이 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영권 행사를 위해 최소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넥슨으로서는 향후 게임하이 인수 협상을 김건일 회장이 아닌 금융기관과 벌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 회장의 총 주식 중 질권설정 계약을 한 주식과 금융기관이 담보설정을 한 주식을 빼면 996만2261주가 남는다. 지분율로는 6.08%다. 이 지분은 넥슨에 매각되지 않은 채 김 회장 몫으로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 김 회장과 재협상 가능성 낮아
이에 앞서 넥슨과 방준혁 회장-CJ인터넷-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간 게임하이 인수전은 김 회장의 지분을 남겨주느냐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렸다. 방 회장이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한 반면 넥슨은 이를 수용한 것.
김 회장은 지난 4월말까지만 해도 보유 지분 전량을 방준혁 회장-CJ인터넷-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게임하이를 넘기는 대 구두합의했었다. 매각가는 1500억원이며 최종 계약서에 사인하는 절차만 남았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방 회장이 과거 CJ인터넷을 매각해 벌어들였던 800억원에 더해 CJ인터넷이 200억원, 스틱이 100~200억원을 제공하고 나머지는 금융권 대출로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부터 협상에 미세한 균열이 감지됐다. 김 회장이 마음을 바꿔 보유 지분 중 소량을 남겨주고 가격을 높여줄 것을 요구한 것. 게임하이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길 원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방 회장 컨소시엄이 난색을 표하면서 협상이 난항에 봉착했다.
김건일 회장은 제주도에 건립되는 MGM테마파크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게임하이 지분 매각도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됐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게임하이에 대한 '아쉬움' 탓에 어떤 식으로든 회사에 적을 두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지분 재매입 가능성까지도 거론됐다.
넥슨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김 회장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한 것. 넥슨이 이번에 김 회장의 지분 6%를 남겨두면서 이 같은 해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넥슨 입장에서는 향후 김 회장의 지분을 담보로 잡고 있는 다수의 금융기관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협상력이 분산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 6%를 넘겨받기 위해 다시 김 회장과 협상을 벌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한편 넥슨은 6월말까지 게임하이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이미 확보한 지분 15.26%에서 15% 이상은 더해야 경영권 행사 최소 기준인 30%를 채울 수 있다. 금융권에 담보로 잡힌 지분 중 약 절반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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