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 캐시카우 '비틀'..돌파구는? 남성복 매출 '주춤'…여성복, 경쟁력 있는 자체 브랜드 미흡
[편집자주]
이 기사는 2010년 07월 21일 10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시카우(cash cow·현금창출원) 몰락인가,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인가. LG패션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확고한 시장 지위를 지켜오던 남성복 시장이 흔들리는 데다 돌파구로 삼은 여성복 시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진출이 요구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의사결정과 자체 브랜드 부족으로 쉽지만은 않다고 내다봤다.
남성복 시장 축소·매출부진 지속 가능
LG패션은 남성복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남성복 시장은 원단매입 가격이 높아 자금력을 갖춘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력을 인정받는 사업 부문이다.
주력 브랜드인 '닥스'와 '마에스트로'는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변동성이 크고 경쟁강도가 센 업계에서 LG패션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2000년대 중반 주5일 근무제가 본격화되면서 탈정장 추세가 가속화됐다. 실제 시장규모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백화점 남성의류 매출액은 2007년 -1.0%, 2008년 -2.8%, 2009년 -1.4%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성장성 정체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LG패션의 2008년 남성복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9.6% 감소한 2438억원, 지난해 역시 249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남성복 매출은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때문에 매출액 기준으로 40%에 달했던 남성복 비중이 지난해에는 27%까지 축소됐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캐시카우인 남성복 매출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리스크(위험요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력 브랜드의 경우 끊임없는 관리로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성이 제한된 실정이다. 출시 기간이 오래돼 연령상 성숙기에 진입한 때문이다. 닥스는 1982년, 마에스트로는 1986년 출시됐다.
2008년부터 국내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해외 대형 SPA(제조·유통 일체화) 브랜드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LG패션은 이에 맞서 중가 남성복 브랜드인 TNGT를 재개발해 한국형 SPA 브랜드로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해외 SPA 브랜드와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초기의 시행착오로 인해 오히려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복·아웃도어 확대…해외진출 성과는
다른 대기업 의류업체와 마찬가지로 LG패션은 다각화된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웠다.
남성복 매출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다른 부문의 매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여성복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아웃도어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에는 TNGT W, 조셉, 질스튜어트, 질 바이 스튜어트, 바네사 브루노 등의 여성복 브랜드를 내놨고 올 들어서는 스포츠 멀티숍도 열었다.
한상화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취약했던 여성복 쪽에서 다수의 브랜드를 인수해 매출 비중이 늘었지만 자체 브랜드가 부족하다"며 "대기업 의류업체의 경우 의사결정이 보수적이라 해외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아직 스포츠 멀티숍은 진출 초기라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고 무차입 상태를 유지해 재무위험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투자부담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에는 여성복 출시에 따른 초기 비용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었다. 재고자산이 증가하고 매장 확대를 위한 임차 보증금·인테리어 투자까지 겹쳐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내수경기에 민감하고 재고자산 관리가 어렵다는 구조적인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매장을 늘려야 하는데 투자에 대한 효과가 수익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패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년간 포트폴리오를 바꾸면서 남성복 비중이 줄고 여성복 비중이 늘었다"며 "비즈니스 캐주얼 시장이 확대되면 오히려 남성복 시장 여건이 좋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모든 브랜드를 대상으로 중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를 중국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아 가시적인 성과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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