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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골프 정체성이 뭐야...업종 이슈 발목 예비심사 영향...속개 판정

이재영 기자공개 2010-11-29 11:13:45

이 기사는 2010년 11월 29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국내 스크린골프 1위 업체 골프존이 업종 이슈에 발목이 잡혔다.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되는 스크린골프 업체의 정체성을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예비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골프존은 지난 25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에서 속개 판정을 받았다. 심사 당일 결정을 내리지 않고 좀 더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3주 뒤인 내달 17일 심사위원회에서 골프존의 상장 적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거래소가 속개 결정을 내린 데엔 골프존의 사업 영역을 기존 상장사들과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용 시뮬레이터 기기를 만드는 제조업체다. 여기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한다. 온라인으로 기기를 연결해 회원의 성적을 체크하고 대회도 연다.

이처럼 제조·게임·레져의 특성을 동시에 띄어 어느 한 분야로 특정하기 어렵다. 국내 증시는 물론 해외에서도 스크린골프 업체의 상장 사례는 아직 없어 비교할 만한 대상을 찾기 힘들다는 평가다.

공모 규모가 1500억~1700억원으로 크다는 것도 부담이 됐다. 골프존의 예상 시가총액은 1조원 내외로 상장 후 바로 코스닥 5위권에 입성하게 된다. 생소한 업종의 기업이 이처럼 상당한 무게감을 갖고 있어 거래소가 상장 심사에 좀 더 신중을 기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원양자원 사건 이후 거래소의 잣대가 좀 더 깐깐해진 느낌"이라며 "골프존의 경우 국내에 처음 상장이 시도되는 업종이라 신중을 기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기 위해 일부러 속개 판정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존은 자사의 정체성을 게임 업종에 가깝다는 쪽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를 체감형 게임 기기로 생각할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한 경기 주선 및 지원 업무가 온라인 게임 서비스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모가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에도 반영됐다. 골프존의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액 1900억원, 당기순이익 750억원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은 7500원 내외로 계산된다.

여기에 상장된 2위권 게임업체 JCE·게임빌 등의 주가수익배율(PER)이 13~14배임을 감안해 공모희망가 밴드를 8만9300~10만400원으로 산출했다. 올해 예상 주당 순이익 기준 PER 12~13배 수준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체감형 게임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라며 "상장 요건 등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내달 예심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골프존이 내달 17일 상장 예심을 통과하면 증권신고서 제출을 거쳐 내년 1월 중순 수요예측 및 일반 공모 청약을 받게 된다. 상장은 1월 말로 전망된다. 당초 골프존은 12월 중순 공모를 거쳐 내년 1월 초 상장을 완료할 방침이었지만 예심 속개 판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정을 미룰 수 밖에 없다.

골프존은 지난해 매출액 1330억원, 영업이익 521억원, 당기순이익 536억원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창업자 김영찬 대표와 아들 김원일 공동대표가 지분 72.62%(지난해 말 기준)를 가진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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