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정부지원안 통과, 남은 과제는? 재무개선 자구노력 필요...투명한 정보 공개와 자금조달 다변화도 고려
이 기사는 2010년 12월 10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지원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실상 개별 기업의 채무가 일부나마 국가 채무로 이전된 셈이다.
LH공사 입장에서는 이번 지원안 통과로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느 정도 숨통이 틔게 됐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 공사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의지 재확인
지난 8일 LH지원안(한국토지주택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희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2월 국회에 발의된 이후 1년여 만이다.
LH공사가 진행하는 사업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적립금으로 보전하되 그래도 부족할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익사업인 △보금자리주택 건설 △산업단지 개발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대해 정부가 보전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LH공사는 그동안 대규모 국책사업 수행으로 인해 차입금이 급증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무구조도 악화됐었다.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LH의 자구 개선 노력, 사업 구조조정, 정부 지원 방안 등을 추진했다. 이중 LH지원안 통과는 정부의 지원 방안의 일환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딧애널리스트는 "LH지원안은 정부의 공사채에 대한 강력한 지원의지를 재확인 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기관투자가 채권 보유한도 제한으로 채권 시장 접근성이 약화된 LH공사의 채권 발행 여건과 유동성 개선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LH공사의 손실이 보다 직접적으로 한국 소버린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느슨한 수준의 법적 구속력이 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정부가 감당해야 할 우발채무의 법적 구속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신 애널리스트는 "다행스럽게도 한국 소버린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의 변동에 한국 소버린이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 재무구조 개선노력 병행해야...투명한 정보 공개 등 시장친화적 태도 필요
사업 일부에 대한 정부 지원은 법적으로 명시받았지만 LH공사의 지속적인 자구노력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현재 정부가 강력한 지원 능력과 의지를 보여줬지만 앞으로 지원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민정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LH지원법으로) 자금조달이 원활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사업조정과 자체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가속화될 것"이라면서도 "2009년말 기준 부채 109조원, 부채비율 524%라는 LH공사의 취약한 재무구조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자구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조조정 등 LH공사의 자구노력은 당장은 이해관계자들의 비난과 갈등을 야기하겠지만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되면 투자심리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달전략 다변화도 노력해야할 사안으로 꼽힌다. 현재 대부분 공기업들은 재무제표조차 제대로 공시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영업과 재무자료의 투명한 공시 노력이 필요하다.
신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지원에 기대 방만하게 선심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지 시장의 냉정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계획 또는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공공성과 수익성에 대한 평가가 시장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이어 "무리한 사업으로 부실해졌을 경우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시장의 평가에 따라 선제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시장 친화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이후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채권 활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한국물(KP) 발행시장에 대한 선호 뿐 아니라 다변화를 통해 국내 발행 여건을 개선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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