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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 손실보전조항, 9월에는 결론날까 성남시 이후 시장 분위기 냉담...정부·LH 대책마련 고심

한희연 기자공개 2010-08-16 07:01:18

이 기사는 2010년 08월 16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 보이는 공사채 사자(LH 제외)'

지난 13일 야후 메신저를 통해 실제로 채권시장에 나온 매수 주문이다. 공사채는 구하고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행한 채권은 사절한다는 얘기다. LH공사는 성남시의 채무 불이행 선언 이후 채권시장에서 지역개발공사, 도시철도공사 등과 함께 기피 대상이 된지 오래다.

기관투자가들은 LH공사의 설립법상 손실보전조항을 삽입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매수강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해 왔는데 이제 그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손실보전조항은 LH공사 설립 때부터 불거졌던 문제로 매달 이슈가 됐지만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 LH공사, 자금조달 난항...연초 채권발행 계획 반도 못채워

LH공사가 8월 현재까지 발행한 채권의 규모는 6조 1090억 원 정도. 연간 발행계획인 15조~17조 원의 절반에 크게 미달한다. 연초에는 자금조달이 순조로운 듯 보였는데 7월 이후 공사채 시장이 꽁꽁 얼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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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토지개발이나 주택공급 사업을 진행하며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가 118조 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총 차입금 규모도 동사의 매출이나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과다한 수준이다.

또한 LH공사의 도시조성, 토지개발 등 사업은 초기에 대규모로 투자비용이 소요되고 투자 기간이 길어 자금 회수에 장시간이 소요된다. 보금자리주택,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대규모 사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재무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사의 수요가 급격히 냉각되며, 2기 수도권 신도시 등의 택지 공급을 통한 자금회수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실제로 공사는 또한 2010년 사업비 43조 원을 22조 원은 채권발행으로, 21조 원은 토지 및 주택 판매를 통해 충당하려 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LH 대책마련 고심...9월 국회서 손실보전조항 삽입될까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막대한 부담을 안겨준 정부도, 당사자인 LH공사 측도 사태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정부 배당의 한시적 면제·융자금 출자전환·원금상환의 유보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LH도 정부 지원대책과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재무구조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 논의된 개선안을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도권 토지 각종 사업을 철회하는 등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있다. 추진 중인 사업 414건 중 지구 지정만 이루어지고 보상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신규 사업 138건을 대상으로 사업성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LH공사 측이 자구책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LH공사의 이같은 노력이 9월 국회에서의 '손실보전조항' 삽입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LH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공사가 수행하는 공익사업에 한하여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정부가 이를 보전하도록 한다는 손실보전조항 삽입을 위해 노력해왔다.

LH공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말 해당 법안이 상정됐지만 순서상으로 밀리거나 국회 계회자체가 안 되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지금까지 계류중"이라며 "정부나 국회나 관심이 많은 상황이니 9월에는 어떻게든 결론이 나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시장에서도 결국은 LH공사는 정부가 구제해 줄 수 밖에 없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H공사가 채무 상환능력을 상실했을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파장이 클 것이고 대외적으로도 악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황광숙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LH공사의 경우, 공사 자체의 방만한 경영도 일부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정부"라며 "LH공사의 자체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결국은 정부가 적자사업의 손실보전 등을 통해 LH공사를 지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정부의 지원 의지는 매우 높을 것"이라며 "공사의 총차입금은 2009년 말 현재 75조 원에 달하고 이중 공사 발행 공사채는 50조 원에 육박하고 있어 공사가 채무상환능력을 상실했을 때 경제에 주는 충격은 부동산시장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사 발행 공사채는 규모가 방대해 국내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국내 진출 외국계 기관들도 대부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공사가 채무상환에 차질을 빚을 경우 대외적인 국가 신인도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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