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티시스, 연대보증 피하려 상선 佛지사에 대출 현대상선 프랑스지사 SPC로 활용..여신액 한정 및 피담보 요구 구조
이 기사는 2010년 12월 1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랑스 은행 나티시스가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한 컨소시엄 참가자들의 연대보증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현대상선이 아닌 프랑스 지사(법인)를 대출 대상으로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M&A 핵심 관계자는 16일 "나티시스는 현대그룹의 투자요구에 대해 투자확약서(LOC) 제출과 현대상선 직접 대출을 거부하고 대신 프랑스 지사에 대한 대출 증빙을 마련해 줬다"며 "(나티시스의 의도는) 현대건설 인수전 컨소시엄 멤버간의 연대보증 의무를 피하고 추후 자금인출 시 현대그룹에 질권 설정(담보 제공)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티시스 자금 논란은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1조2000억 원 무담보 대출 가능성에만 매몰돼 왔다. 자산 규모 33억 원에 불과한 회사가 1조 원이 넘는 금액을 어떻게 담보도 제공하지 않고 빌릴 수가 있느냐는 의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사실상의 페이퍼 컴퍼니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대출이 가능했다는데 논점이 모아진다. 나티시스와 현대그룹이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법인의 특수성을 활용했던데 의문 해결의 열쇠가 있던 것이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이번 매각을 진행하면서 인수 후보들에게 컨소시엄 형식으로 입찰을 진행할 경우 '구성원 동의 확약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했다. 이 확약서 내에는 컨소시엄 멤버 간 일부의 문제로 입수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경우 남은 구성원이 나머지 금액을 연대보증 하도록 하는 조항이 삽입돼 있다.
당초 M+W를 전략적 투자자로 끌어들이려던 현대그룹은 이들과의 협상이 본 입찰 일주일 전에 깨지자 긴급히 대책마련에 나섰었다.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실 사장은 프랑스로 출국해 입찰 3일 전부터 나티시스와 인수금융 요구협상을 시작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그룹은 나티시스와 협상 초반 투자확약서(LOC) 제공과 현대상선 등 주요 컨소시엄 멤버에 대한 직접 대출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요구는 나티시스 내부의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티시스가 1조 원 안팎의 자금을 담보 설정을 전제로 제공하는 건 문제가 없었다. 그동안 나티시스 손자회사 넥스젠캐피탈과 현대그룹의 거래관계가 돈독해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요구대로 증빙을 해주게 되면 연대보증 의무에 노출돼 실제 은행 증빙액 이상의 익스포저를 책임져야 하는 게 문제였다. 나티시스 내부 여신심의위원회는 현대그룹이 베팅할 5조5100억 원의 잠재 익스포저를 감당할 수 없던 셈이다.
현대그룹은 차선안으로 특수목적회사(SPC) 신설을 통한 나티시스의 부담액 한정을 고려했다. 당시 이미 투자를 합의했던 동양종합금융증권처럼 재무적 투자자(FI)로 여신부담을 한정하고 인수 금융을 제공받는 형태였다. 하지만 이 역시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 입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법률 검토와 SPC 신설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던 탓이다.
양측이 협상을 지속한 끝에 딜레마를 해결할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을 활용하는 대안이었다. 이미 설립돼 있는 프랑스 허가법인인 이 회사를 사실상의 SPC로 활용하는 묘수였다. 이 경우 나티시스는 증빙을 마련해주고도 여신액을 실제 제공액 수준으로만 한정할 수 있었다. 현대그룹도 프랑스 법인을 컨소시엄 멤버 명단에 포함시켜 대출금을 타인자금(FI)이 아닌 자기자금(SI)으로 승격시킬 수 있던 것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실제 자산이나 법인 규모가 미미해 이를 인수금융 쉘(shell)로 활용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특히 현대그룹 주장처럼 나티시스가 이 법인에 제공한 대출여신에는 자금인출 전까지는 담보가 제공되지 않아도 무관하다.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은 SPC 구실을 하면서 대출 자금을 소요할 경우에만 현대상선이 나티시스에 그에 상응하는 질권 설정을 해주는 구조를 마련했다. 자금 인출 전까지는 무담보 대출이지만 인출 후에는 주식 스왑형태의 계약 구조가 저절로 세팅된 셈이다.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