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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해외인프라 구축 '글로벌 IB하우스 원년' 정태영 대우증권 IB사업부장

박상희 기자공개 2011-01-03 11:42:49

이 기사는 2011년 01월 03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통의 명가 대우증권 IB사업부가 2011년 글로벌 IB 하우스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에는 아시아퍼시픽헤드쿼터(APHQ)로 명명된 홍콩법인을 통해 크로스보더 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APHQ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언더라이팅(인수)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근 썬마트홀딩스, 고섬 등의 2차 상장으로 주목을 받은 대우증권은 이같은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대표 기업과 홍콩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의 교차상장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대우증권 IB사업부의 중심에는 최근 전무로 승진한 정태영 IB사업부장이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승진을 축하하는 난들이 한쪽을 가득 채운 사무실에서 신묘년을 준비하는 대우증권 IB 헤드의 새해 전략 및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새해에 대한 자신감 때문일까. 정 사업부장의 표정과 말투에는 여유와 기대감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었다.

내년 영업순이익 700억원 목표

-2010년 좋은 성과를 낸 비결이 있다면?

▲ 대우증권은 올해 삼성생명 기업공개(IPO)를 제외하고는 1000억원 이상의 메가딜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시장 등 외부환경이 뒷받침됐다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성적이다.

이유는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하나는 IB를 할수 있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2~3년 전부터 해왔다. RM, PM은 2008년부터, 인더스트리 조직은 2009년부터 확대했다. 영업에 강점이 있는 임원을 많이 보강했고, 중견 책임자급을 계속 채용해 왔다.

다른 하나는 IB에 대한 회사 차원의 지원이 컸다는 점이다. 에퀴티, 채권, 메자닌, 스팩 등 매력적인 IB 상품을 내놓더라도 이를 리테일이나 홀세일에서 소화시키지 못하면 성과가 나올 수 없다. 대우증권의 탁월한 세일즈 역량이 뒷받침되면서 시너지가 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한다. 즉 대우 전체의 역량이 과거에 비해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됐고, 그것이 올해 본격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 같다.

-내년도 시장 전망은 어떤가?

▲ 대우증권의 하우스 뷰가 2400포인트다. 최저는 1800포인트로 보고 있다. 환율은 1100원대나 그 아래에서 약간 밑도는 안정적인 상황을 예상한다. 기업 실적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좋아지는 상저하고를 예상한다. 특히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좋아질 것이고, 유동성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환경이 좋은데, 내년도 목표는 어떻게 잡았나?

▲ IB사업부의 영업목표는 영업순이익 기준으로 700억원이다. 올해 예상 영업순이익인 600억원(하이닉스 매각손익 118억원 포함)보다 증가한 수준이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IPO 160억원, 유상증자 및 블록세일 190억원, 회사채 및 글로벌 본드 70억원, 유동화증권 130억원, M&A 150억원 등이다.

-기준금리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채권 발행시장은 어떨 것으로 예상하나?

▲ 기준금리가 내년에 75bp 정도 오를 것으로 본다. 기업들은 기준금리가 낮을 때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올해 35조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40조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채권 시장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에 대한 수요가 계속 있을 것이다. 금융권이나 항공사 등에서 항상 수요가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은 건설경기가 바닥권을 벗어나면서 자금이 돌기 시작할 것이다.

그동안 트랙 레코드가 좋지 않았던 어드바이저리(M&A)쪽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정 사업부장은 "대우일렉트로닉스, 우리캐피탈, 대조주선 등 시장에 노출되는 딜을 많이 해서 경쟁력이 쌓였다"며 "내년에는 M&A에서 수익을 많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M&A시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딜을 예상하나.

▲ 유동성이 좋아 기업들이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다. 현금을 새로운 곳에 투자 하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그룹사 내에서 구조조정을 해서 계열사가 통합되는 곳도 있고, 이종사업 간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다각화 전략을 세우는 곳도 있다. 대기업 계열사에서 인수합병에 적합한 회사를 찾아달라고 의뢰한 딜이 몇 건 있다. 이런 건 기업 맞춤형 딜이다. 규모가 큰 딜은 산업은행이나 정책금융공사에서 지분을 들고 있는 기업에서 나올 것이다.

커버리지 데이터 베이스 구축 완료...영업조직 강화

대우증권은 커버리지 조직을 통해 대기업 및 인더스트리별 내년도 자금 수요를 이미 파악한 상태다. 단순히 비상장 기업은 IPO가 필요하고, 상장 기업은 재무구조 확충을 위해 증자를 하거나 사업 볼륨에 맞춰 채권을 해야 한다는 원론에서 한걸음 나아가 '기업 사정에 따른 선제적 제안'을 하겠다는 것이다. 강력한 커버리지 그룹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대우증권은 커버리지 강화를 위해 내년 초 '대우 IB시스템(가칭)'을 정식 오픈한다. 대우 IB시스템은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 영업 히스토리, 딜의 조건, 담당 라인 프로파일, 조직도 등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다. 이와 동시에 RM 등 외부활동이 많은 인력에게 갤럭시 탭 등 태블릿을 지급해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결제받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데이터가 쌓인다면 막강한 파워를 자랑할 것으로 기대했다.

-커버리지 본부가 1,2부로 확대되는 등 최근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 기업 별로 자금 수요가 일어나는 곳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인더스트리의 백그라운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 이번 조직 개편의 특징은 커버리지 그룹 등 마케팅을 담당하는 조직이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다. 커버리지 조직은 기업이 아니라 인더스트리 별로 묶었다. IPO부는 커버리지그룹으로 편입해 영업력을 강화했다. 대기업의 지주회사 등은 별도로 지정해 운영해 나갈 것이다.

-조직 개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 딜 소싱 등 영업을 담당하는 커버리지본부 2개, 딜을 실행하는 캐피탈마켓본부, M&A 등을 담당하는 어드바이저리 본부 등 4본부 체제로 이뤄져 있다. 본부장 4명, 이사 5명 등 임원을 13명으로 늘려 임원진을 대폭 보강했다. 딜을 메이킹하는 자본시장 본부는 인원이 많이 필요하다. ECM과 DCM을 각각 2개 부서로 나누고 담당도 이사급으로 채웠다.

-업무분담이 확실히 되면 효율성은 높겠지만, 유연성은 떨어질 것 같다.

▲ 그런 우려 때문에 'IB 내부심의협의체' 심의기구를 운영한다. 이 기구는 IB사업부장을 비롯해 각 본부장과 및 IB사업추진부장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딜에 대해 심의하는 협의체다. 이곳을 통해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을 한다. 딜에 대한 리스크관리와 영업전략 공유도 함께 이루어진다.

홍콩서 인수 라이선스 확보...해외기업 현지 IPO, M&A 추진

올해 주식자본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중국기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 IPO와 2차 상장이 많았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역시 중국 태양광기업인 성융광전투자유한공사, 중국고섬, 썬마트홀딩스 등 다수의 해외 IPO를 진행했다. 중국의 시노폴리머와 일본의 클릭증권 IPO가 중도하차하는 등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대우의 해외 딜 소싱은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미국을 제외환 해외 딜 소싱의 대부분은 APHQ가 담당한다. 정 사업부장은 "국내 자본 시장에서 제대로 된 프라이싱을 통해 이들 기업에 펀딩해 주는게 대우증권이 할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해외 딜 마케팅은 어떻게 하나?

▲ APHQ 본부가 있는 홍콩에서 RM 역할을 한다. 홍콩법인은 뉴욕을 제외한 런던, 도쿄, 상하이, 베이징, 베트남 등의 조직을 모두 관장할 예정이다. APHQ 산하의 홍콩 IB조직은 본사 IB사업부와 다이렉트로 연결돼 있다. 현재 5명인 IB 인원을 내년 8~9명으로 늘일 것이다. 상반기에는 언더라이팅 업무를 할 수 있는 라이선스도 취득 할 예정이다. 리서치 분야도 신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홍콩에서 언더라이팅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현지 딜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뿐이다. 미래에셋과 삼성증권은 각각 지난 2007년, 2009년에 홍콩에 진출, 최근 국내 딜뿐만 아니라 현지 브로커리지와 인수업무까지 주관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들 증권사와 비교할 때 출발은 늦은 편이지만, 자신감은 충만했다. 정 사업부장은 "홍콩법인을 통한 내년도 IB 수익 목표가 120억원"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홍콩 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호주 등에서도 규모가 큰 딜이 물밑 작업 중이라고 했다.

-현재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돼 있는 고섬의 2차 상장을 주관하고 있다.

▲ 고섬은 고부가가치 섬유인 폴리에스테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25%나 된다. 그런데 싱가포르 증시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고 있었다. 현지 시장에서 대우증권이 총액인수 한다고 하니깐 60~70%가 올라갔다. 저평가된 고섬의 주식가치 및 기업가치를 국내증시에 상장시키면서 재평가 받을 수 있었다.

정 사업부장은 크로스보더 딜의 일환으로 교차상장 가능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같은 한국의 대표 기업들과 홍콩 등 선진시장에 상장된 글로벌 100대 기업들을 교차 상장시키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 가시화는 안됐지만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정 사업부장은 지난 1985년 대우증권과 인연을 맺었다. 대우증권과 함께 한 시간이 25년이 넘는다. 이직이 잦은 IB 리그에서 한 하우스에 오래 머무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대우증권 조직과 시스템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신규사업 창출과 해외 활로 개척에 열정을 쏟아붓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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