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NPL 인수한 캠코, 동일토건 살릴까? 신규 자금 지원 난색...수분양자 계약 해지 요구 변수
이 기사는 2011년 01월 04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일토건의 운명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손에 달렸다. 캠코가 산업은행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동일토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양수, 워크아웃 의결권 40%를 보유한 최대 채권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서는 정부 출자기관인 캠코가 동일토건의 최다 채권액을 보유하면서 워크아웃이 순항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회사 측도 캠코가 시중은행과 달리 당장 무리한 채권회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캠코의 채권 보유가 직접 매입이 아닌 유동화법인의 출자구조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 신규자금 지원 등 워크아웃 플랜 수립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캠코제팔차합작투자유동화전문유한회사(SPC)는 지난해 12월30일 산업은행과 동일토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동일토건 채권 5000억원 어치가 캠코제팔차에 양도됐으며 캠코와 파인트리솔쓰리사모부동산투자신탁이 각각 선순위와 후순위로 투자했다.
동일토건이 신고한 금융권 채권액은 1조2000여억원(보증채무+주채무)이다. 캠코는 보유 채권액에 비례해 40%의 워크아웃 의결권을 갖게 됐다. 이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15%)을 비롯한 국민은행(9%), 우리은행 (8.6%), 신한은행(5%) 등의 의결권 합계를 웃도는 규모다.
캠코는 후순위투자자인 파인트리솔쓰리와 협의해 동일토건의 워크아웃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당장 기업 정밀실사 이전 단계의 워크아웃 개시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형식상 워크아웃 의결 주체인 SPC는 여신 기능이 없다. 채권액이 가장 크지만 운영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외환은행은 채권금융회사가 분담해서 운영 자금을 지원하고, 캠코가 손실을 분담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캠코는 당장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동일토건에 지원 가능한 범위는 이자 상환을 유예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손실분담까지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캠코로부터 어렵게 손실분담 확약을 이끌어내더라도 채권은행들의 반발이 변수로 남는다. 채권은행들은 캠코 몫까지 동일토건 운영자금을 직접 대출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유동화사채의 원금 상환 스케줄과 채무 유예기간의 상충 문제도 있다. 보증채무 상환기일이 유예될 경우 유동화법인의 원금회수 일정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캠코측은 동일토건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처분 제한이 없는 담보물을 신탁형태로 보유하고 있어 원금 상환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법원 판결로 분양계약 해지 권한을 인정받은 용인 신봉 미입주 아파트의 후속처리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동일토건 채권 양도는 예견됐던 일”이라며 “캠코와 채권은행간 협의를 통해 유예 대상 채권의 범위와 부족자금 지원 등의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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