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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 현대상선 탓에 불확실성 증대 파생계약, 발행주식수의 10% 이상..현대상선 주가따라 경상이익 들쭉날쭉

황은재 기자/ 정준화 기자공개 2011-01-06 11:01:51

이 기사는 2011년 01월 06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경영실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만기를 앞두고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파생상품계약에서 손실이 발생해 현금흐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잇따른 파생계약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실적과 재무구조를 더 높은 지렛대 위에 올려놓고 있다.

5일 현대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말 대신증권, NH증권과 현대상선 실권주(413만주)와 자사주(187만주)를 준거자산으로 파생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현대상선은 2040억원을 마련했고 실권주와 자사주에 의결권을 부여해 우호 지분을 늘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같은 계약을 여러건 맺고 있다. 계약 구조는 건별로 차이가 있지만 모든 계약은 현대상선 주가에 따라 손익이 결정된다. 2006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주식 301만주에 대해 케이프포춘과 유사한 파생계약(Settlement Option)을 맺었고, 넥스젠캐피탈과는 2006년10월과 2010년 9월에 주식스왑(Equity Swap) 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맺은 현대상선 주식만 총 1771만주나 된다. 발행 주식의 10%가 넘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파생계약 규모가 다소 지나친 수준"이라며 "현대그룹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정상적인 회사가 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순이익과 경상이익은 파생상품손익에 따라 널뛰기를 했다. 영업 실적 개선으로 현대상선 주가가 오르면 순이익이 대폭 늘어나는 반면 반대의 경우 순이익이 급감하는 양상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2008년과 2009년에 현대엘리베이터는 각각 587억원과 894억원의 파생상품손실을 입었다. 2009년에는 해운시황 악화에 따른 현대상선의 실적부진으로 1899억원의 지분법 평가손실까지 입으면서 총 2550억원의 경상적자(법인세차감전순이익)를 기록했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의 영업이익은 260억~370억원 흑자였다.

반면 현대상선 주가가 4만원대를 돌파한 2007년에는 1620억원의 파생상품평가이익으로 경상이익이 2065억원에 달했다. 또 올해는 현대상선 주가 상승에 따른 지분법 평가이익 확대 등으로 2000억원대에 가까운 순이익이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과 맺은 계약 역시 현대상선 주가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의 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엘리베이터 입장에서 7.5%의 이자는 주가와 상관없이 계약만기까지 꾸준히 지급해야 하고 이와 함께 현대상선 주가 하락분은 손실로, 상승분은 차익으로 가져간다.

이같은 파생상품 계약은 재무구조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현대엘리베이터가 파생상품 계약에 따른 실제 현금 지출은 수십억원 수준이다. 넥스젠캐피탈과 맺은 주식스왑의 경우 9월말 기준 이자 비용이 연 3.32~4.64%(변동금리)정도다. 파생상품계약 자체가 당장 현금흐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

다만 파생상품 계약 만기 도래 시점에서 현대상선의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낮아질 경우가 문제다. 차액만큼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 그런데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 5년간 평균 에비타(EBITDA)는 430억원 정도에 불과하며 이자비용으로만 한해 100억원 가량을 냈다. 파생상품손실의 현실화 규모에 따라 외부에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상선 관련 파생상품 계약은 올해 5월부터 넥스젠캐피탈과 맺은 200만주의 주식스왑 계약을 시작으로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만기도래한다. 넥스젠의 경의 경우 기준가격은 약 2만3000원 내외, 케이프포춘과는 3만8000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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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관계자는 "파생상품계약을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방어 비용이 주가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미래는 예단키 어렵다"며 "다면 현재 시점에서 볼 때 파생계약 자체가 재무 안정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파생계약의 만기도래에 따른 우호세력들의 지분처리 방향도 관심사다. 현 수준의 주가가 유지돼 파생상품 거래 이익이 발생한다해도 우호세력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해줘야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이 최근 현대건설인수와 무관하게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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