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 "투자에 모든 역량 집중, 5000억 쏜다" 곽동걸 대표 "화두는 속도…엑시트 4000억원·펀딩은 4분기부터“
이 기사는 2011년 01월 11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올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투자 목표액만 5000억원을 잡았다. 지난해 펀드레이징(fund raising)을 통해 조성한 자금을 최대한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곽동걸 스틱 신임대표는 10일 기자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올해 계획을 밝혔다. 곽 대표는 “올해는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펀드레이징 및 투자금 회수(exit·엑시트)를 통해 투자여력은 충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수십년의 직장생활동안 오직 투자만 생각해왔고 지금도 좋은 딜을 보면 흥분된다”는 그의 말처럼 올해 스틱의 경영도 투자에 모든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소감을 말해달라.
“동서증권에서 펀드매니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줄곧 투자와 회수업무만 담당해왔다. 스틱에서도 투자자문사 대표를 맡았다. 신임 대표로 임명됐지만 기존에 하던 투자업무의 연장선일 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책임이 좀더 늘어났을 뿐이다. 대표로서 심사역에게 뚜렷한 방향 제시를 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올해 스틱의 화두가 있다면?
“속도다. 조만간 워크샵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속도 경영을 주문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3명의 심사역이 A라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3개월 동안 검토만 하다가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아까운 시간만 허비한 꼴이 된다.
미리 해당 기업 및 산업을 공부해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벤처캐피탈은 업종의 특성상 결과가 중요하지 과정이 중요치 않다."
-올해 투자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사상 최대인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20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최근에 결성한 조합이 워낙 많기 때문에 투자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2009년에 결성한 3000억원 규모의 스틱코리아 신성장동력첨단융합조합은 올해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1220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에 경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투자가 완료되는 셈이다.
3100억원 규모의 스틱투자조합19호도 올해 12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결성한 5052억원 규모의 KoFC 스틱 그로쓰챔프 2010-2호 PEF는 올해 2800억원을 투자한다. 이중 2건의 투자를 1분기 내로 완료할 계획이다.”
-해외투자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투자에 주력할 생각이다. 투자액은 600~700억원으로 총 투자액의 1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베트남의 경우 한국의 앞선 기술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전기 등 인프라에 주로 투자할 것이다. 중국은 자동차 부품회사, 플랜트 기자재, 조선기업 등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투자의 원칙이 있다면?
“중국과 경쟁관계인 회사에는 절대 투자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모든 산업의 흐름은 유럽→일본→한국→중국 순으로 이동한다. 현재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분야도 결국 중국이 따라잡게 돼 있다.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대신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굴삭기에 들어가는 유압 보터를 만드는 한 업체의 경우 매출 및 영업이익이 매년 2배씩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건설경기 붐 덕분이다.”
-투자 업종은 어느 쪽을 생각하는가?
“기술 기반의 중견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상장사나 비상장사를 가리지는 않는다. 업종은 IT, 자동차, 조선, 플랜트, 기자재, 헬스케어 등을 고려하고 있다. 단, 자원개발 및 게임투자는 지양할 예정이다. 자원개발은 우리 투자 영역이 아니다.
게임은 골프존처럼 큰 수익을 내지 않는 한 투자를 권하지는 않는다. 특히 MMORPG의 경우 이미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했고 건당 투자액도 상당히 늘어났다.
-올해 엑시트에 대한 계획은?
“올해 엑시트로 4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7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설립 이래 사상 최대 금액이다. 만기가 도래하는 조합은 총 3개다. 지난 2004년에 결성한 334억원 규모의 스틱일자리창출조합은 오는 6월이 만기다. 내부기준수익률(IRR) 20%를 기대하고 있다.
2006년에 만든 1700억원 규모의 오릭스조합은 달러 기준 IRR 24%를 예상하고 있다. 원화 기준으로 하면 IRR이 더 높아진다. 아시아 지역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1190억원 규모의 스틱세컨더리조합은 IRR 17%를 전망하고 있다. 이들 3개 조합은 만기가 돌아오자마자 청산할 예정이다. 그만큼 수익률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펀드레이징 계획은?
“지난해 결성한 조합 규모가 5052억원에 달한다. 투자여력이 충분한 상태다. 펀드레이징은 올해 4분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아직 어떤 조합을 만들지 결정하지는 않았다.”
-투자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단순히 투자만 해놓고 가만히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이제는 벤처캐피탈이 직접 사후관리에 나서야 한다. 올해 이런 작업을 더 많이 할 생각이다. 투자한 기업과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는 100일 플랜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인력 충원 계획은?
“이미 해외까지 포함해 인력이 85명에 달한다. 지난해 M&A본부에서 새롭게 조합을 결성하면서 인력을 많이 보강했다. 당분간은 추가 인력 채용 계획이 없다.”
-올해 투자시장에 대해 전망해 달라.
“지난해 펀딩 규모가 컸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압박이 클 것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다지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스틱은 투자를 검토한 기업과 2~3년 이상 끈끈한 관계를 유지한다. 딜 파이프가 탄탄하다는 얘기다. 이런 관계가 계속 이어지면 시간이 좀더 걸릴 뿐이지 언젠가는 투자가 이뤄진다. 이런 투자가 성공확률도 높다.”
-지난 10년간 스틱은 벤처캐피탈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 비결이 있다면?
“스틱은 내부 시스템과 매뉴얼이 잘 정립돼 있다. 보통 다른 회사에 가면 매뉴얼이 없어 업무의 20%에서 시작하는데 우리는 70%부터 시작한다. 나머지 30%를 자신이 노력해서 채우면 된다. 시작부터가 다르다. 다른 벤처캐피탈에서도 이 점을 인정한다.
인센티브 제도도 직원들의 동기 부여에 큰 몫을 했다. 일의 강도는 세지만 그만큼 성과에 대해서는 합당한 대우를 해줬다. 회사 성장에 대해 과실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틱의 경쟁자가 있다면?
“일반 기업이다. 최근 들어 투자를 급속히 늘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당 업종에 대한 지식의 폭이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글로벌 PE펀드들도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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