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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남아도는 현대엘리, 회사채 발행 왜? 유증 후 자금여력 충분···그룹 리스크 여전, 차입 장기화도 '고려'

조화진 기자공개 2011-03-11 07:56:41

이 기사는 2011년 03월 11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달 초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가 무산되면서 현금유동성이 남아도는 상황이지만 자금조달을 멈추지 않아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21일 올해 500억원 규모의 첫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만기도래 채권 상환으로 유출된 500억원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장기채 발행으로 차입구조를 개선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발행금리는 국고3년+130bp로 결정됐다. 기준물(3.71%, 10일 종가) 수익률을 감안하면 5.01% 수준이다. A등급 3년물 민평 금리(9일 기준) 4.85%에 비해 16bp 높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 개별 민평(5.89%)보다는 88bp나 낮다.

박재환 KIS채권평가 연구원은 "개별 민평이 높은 이유는 현대건설 인수 취소의 여파가 아직 반영되지 않아서"라며 "이번 발행이 성사되면 스프레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 이유는 9일 만기도래분의 차환 외 별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 현대건설 인수 무산으로 조달 자금 대부분이 잉여 유동성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22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찍었다. 설립 후 처음으로 800억원 어치의 기업어음을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2909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모두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용도였다.

회사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연내 만기도래 채권 상환 자금은 이미 확보해 둔 상태"라며 "이번 발행은 일상적 조달일 뿐 9일 만기 상환분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또 "현금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추가적 조달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앞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시장성 조달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룹 지배구조가 불안정해 언제든 계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 과거 대규모 지분법 손실 등을 감안하면 현재 유동성 수준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특히 재무개선약정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갈등으로 은행권 대출 통로가 막혀 있어 크레딧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자체적 자금 수요보다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지출해 왔다. 2004년 이후 현대상선 지분을 꾸준히 확보해 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

수익구조 역시 자회사 실적과 크게 연동해 08~09년 수천억원대의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적어도 1000억원에서 2000억원 정도의 여유 자금은 비축해 둬야 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 DCM 관계자는 "최근 현대상선의 실적 개선으로 지분법손실 위험이 큰 것은 아니지만 그룹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은행권 조달 통로가 경색된 점도 향후 크레딧물 확대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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