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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채권 발행금리가 '기가 막혀' BBB급으론 이례적으로 낮아…채권평가사 등 조정 부담 클 듯

황철 기자공개 2011-03-30 12:06:52

이 기사는 2011년 03월 30일 12: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BBB급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게 됐다. 채권평가사가 매긴 금리는 물론 이미 유통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다른 회사채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낮은 발행금리는 회사측의 강력한 의지와 증권사의 인수경쟁이 빚어낸 결과다. 증권사들은 아시아나항공 회사채가 리테일시장에서 인기가 높아 채권을 인수하기만 하면 소화는 문제없다는 판단하에 피 튀기는 인수 경쟁을 벌였다.

채권평가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로 발행될 채권과 기존에 유통되는 채권의 금리가 워낙 차이가 커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아시아나항공에 '긍정적' 전망을 붙여 놨지만 5, 6월 정기평가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1.5년물 5.40%, 2.5년물 6.30% 낙찰

아시아나항공은 29일 열린 65회차 채권 입찰에서 1년 6개월물 900억원, 2년 6개월물 1100억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낙찰 금리는 각각 5.40%, 6.20%다. 주관은 KB투자증권이 맡았다.

29일 아시아나항공 1.5년 2.5년 민평 금리(KIS채권평가 기준)는 각각 7.34%, 8.74%다. 발행금리와는 2.5년물의 경우 254bp, 1.5년물는 194bp나 차이가 난다.

유통물 역시 잔존만기가 1년4개월여 남은 64회차 채권이 지난 24일 7.30%에 거래됐다. 평가금리는 7.20% 언저리다. 1.5년 만기 신규 발행물과 거의 200bp의 차이를 보인다.

만기가 겨우 2개월 정도 남은 63-2회차의 경우 28일 6.24%에 거래됐다. 평가금리는 5.23%다. 같은 회사가 발행한 만기 2개월짜리 채권과 1.5년 채권 금리가 비슷한 셈이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최근 산업은행이 워낙 강하게 BBB급 채권을 받아가 IB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기관 수요보다 리테일 물량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소화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가 워낙 낮아 인수사 입장에서 마진 등을 감안할 때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행물은 1.5년물의 경우 KB·한투증권이 각각 200억원, 한화증권 300억원, 하이·미래에셋증권이 100억원씩을 인수했다. 2.5년물은 KB·키움·하나증권 각각 200억원, 한화·신한·동양종금·금호·신영증권이 100억원씩을 받았다.

발행 전후, 민평 금리와 괴리 '불가피'

신평사·채권평가사도 부담감을 표하고 있다. 당장 채권평가사는 민평금리 조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채권평가사 관계자는 "BBB급 유통이 거의 없어 민평이 왜곡된 측면이 있지만 아시아나의 경우 이를 감안해도 너무 강하게 발행됐다"며 "낙찰 금리에 맞게 조금씩 조정에 나서야 하지만 발행 이전이라 급격한 하향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하루 1, 2bp 정도 조정하더라 발행일 전후에 가격차가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행은 5, 6월 있을 신평업계 정기평정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채권 본평가에서 등급을 그대로 가져갔기 때문에 단기간내 신용도 변경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금리 자체가 시장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정기평가 과정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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