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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보·넥스원, 부실전이 위험은 그룹 계열사 전체 영향..대주주 일가 자금 바닥

문병선 기자공개 2011-03-31 16:52:18

이 기사는 2011년 03월 31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그룹의 실질적 오너인 구본상 LIG홀딩스 부회장 등 구씨 일가가 LIG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매수(LBO)는 물론 계열사 자산을 담보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LIG그룹 중 알짜 자회사인 LIG넥스원도 지난해까지 활용했다.

그룹 전체가 구씨 오너 일가의 LIG건설 차입매수에 얽히고 설킨 모양새로, 약 3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대주주 일가와 타계열사가 떠안아야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IG그룹 계열사 중 알짜 회사인 LIG넥스원은 지난해까지 LIG건설의 최대주주인 ‘㈜TAS’에 건설사 인수대금을 지급보증하고 보유 토지 및 건물을 차입매수의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 관계로만 보면 LIG넥스원과 ㈜TAS는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LIG넥스원이 ㈜TAS를 위해 보유 자산을 내놓은 이유는 최대주주가 구씨 오너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지분관계가 없는 회사끼리 오너의 지시로 지급보증을 하고 담보를 제공하는 일은 과거 외환위기 이전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에 활용된 방식이다. 이후 대기업 정책에서는 이런 보증과 담보제공을 지양하도록 유도되고 있다.

LIG넥스원이 ㈜TAS에 보증과 담보를 제공한 시점은 2007년 6월 경이다. ㈜TAS는 자본금 1억원짜리 특수목적회사(SPC)로 LIG건설의 최대주주다. 현금여력은 제로(0)에 가깝지만 건영(현 LIG건설)을 2006년말 2800억원대 자금을 들여 인수하는 주체가 됐다.

㈜TAS는 초기 국민은행 등 은행권에서 262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이후 우리은행 대출금으로 차환했는데, 지급 여력이 없어 이 과정에서 계열사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이 제공한 부동산 담보 규모는 720억원대다. LIG넥스원은 총 1500억원(장부가)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절반을 대주주 오너 일가가 건설회사를 인수하는데 담보물로 제공한 셈이다. 이와 별도로 LIG넥스원은 ㈜TAS에 지급보증을 섰다. 입보 규모는 최대 360원대로 파악된다. 해당 지급보증은 ㈜TAS가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LIG넥스원이 대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더하면 LIG넥스원은 총 1000억원대 손실을 LIG건설 법정관리로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LIG넥스원 관계자는 "현재는 보증이나 담보가 없어 부실이 전이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이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도 보증 및 담보가 해소된 사항이 확인된다.

하지만 LIG넥스원의 사례는 이번 LIG건설의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리스크가 LIG그룹 타 계열사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LIG넥스원은 보증 및 담보를 해소했더라도 다른 계열사가 이를 떠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솔그룹이나 효성은 건설 자회사와 금융 거래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건설사 위기를 모기업이 비켜날 수 있었다. 반면 LIG그룹은 얽히고 설킨 보증 및 채무 관계가 그룹에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특히 LIG그룹 주력 계열사인 LIG손해보험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구씨 오너 일가는 LIG손해보험 지분 중 상당 지분을 넥스젠캐피탈 등 대출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LIG건설 인수 자금을 조달해 왔다. 지분 규모는 5~10% 가량이다.

시기는 2008년 3월경이다. ㈜TAS는 LIG건설 인수 ‘차입매수’의 거래선을 다양화하기 위해 우리은행 차입금(2620억원) 중 일부를 상환하고 대신 넥스젠캐피탈에서 1247억원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TAS의 신용보강을 위해 구본상 부회장과 동생인 구본엽씨 등이 LIG손해보험 지분 5~10% 가량을 담보로 맡겼다. 최근에는 넥스젠캐피탈의 대출금을 상환하고 대신 (주)LIG 및 전북은행 등과 담보 계약을 체결했다.

LIG그룹 오너 일가의 LIG손해보험 지분율은 지난해말 기준 26.05%다. 이중 3분의 1 이상이 LIG건설 손실로 물릴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별도로 LBO의 정황도 드러난다. LBO는 차입매수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LBO는 인수 목적물의 자산이나 현금흐름을 담보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이다. 구본상 부회장 등은 건영을 인수할 당시에는 LBO 금융거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은행 등 론(2620억원)을 우리은행 차입금(2620억원)으로 차환하는 과정에서 LIG건설 주식 1286만주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이런 LBO 방식의 M&A는 국내 법률상 허용되는지, 특히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대가없이 담보로 제공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돼 왔다.

법무법인 광장의 한 자료에 따르면 대법원은 LBO 방식의 거래 중에서 피인수회사에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다만 대형 로펌 한 관계자는 “LIG건설의 사례처럼 인수회사(TAS)의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인수회사가 취득한 피인수회사(LIG건설)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는 다양한 의견이 있어 무조건 배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IG그룹 관계자는 "자체 법무팀 확인 결과 주식을 담보로 맡기는 일은 배임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받았다"고 말했다.

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이러한 얽힌 채무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LIG그룹 오너 일가는 다양한 경로를 활용해 자금조달을 꾀했다. 그리고 LIG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500억~3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하지만 보증 및 채무가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대주주 일가의 현금 동원력은 바닥을 보였고 끝내 LIG건설 유증에 참여할 재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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