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규모 따라 MDB 활용 달라져야" 정창구 해건협 실장 "대형사는 사업 제시...중견사는 공동 참여"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1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이 규모에 따라 다자간개발은행(MDB)을 활용하는 전략을 달리해 해외 진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형 건설사는 먼저 사업을 개발한 뒤 MDB의 투자를 이끌어 내는 방안을 선택하고, 중소 건설사들은 대기업과의 공동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21일 머니투데이 더벨(thebell)이 개최한 '2011 건설금융 포럼'에서 'MDB를 활용한 자금조달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국내 건설사들의 MDB 기관을 활용한 수주실적이 저조하다"며 "건설사 규모에 따른 MDB 활용방안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MDB 별 사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다른 선진국과 원조공여국에 비한 한국기업의 진출 실적은 부진하다. ADB는 한국의 출자비율이 2009년말 5.02%로 출자국 중 상위 6위이지만 수주비율은 4.87%에 불과하다.
정 실장은 정부의 MDB에 대한 홍보 부족·집행기구와의 네트워크 부족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MDB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대기업들은 비용부담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중소기업은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부족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정 실장은 "MDB 주도형 사업에서 사업자주도형 사업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사업자주도형 사업을 발굴한다면 MDB 활용도가 충분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개발은행(ADB) 안의 민간사업부(PSOD)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PSOD는 수원국 정부가 제안하기도 하지만 민간기업이 역제안하는 경우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정 실장은 최근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을 예로 들며 PSOD을 통해 국내 건설사들이 국가리스크가 큰 개도국 민자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대기업은 해당 국가의 지역 전문가를 활용해 대규모 차관사업에 대한 장기개발 계획을 제시하고, 수원국이 사업을 발주하도록 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민자사업에서도 직접 사업을 개발한 뒤 MDB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초기사업 발굴 후 대기업과의 공동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해외개발 사업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국내 공공기관과의 동반진출이나 수출입은행의 민자사업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하 발표 전문]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지만 다자간개발은행(MDB)을 활용한 수주는 제자리다. 그나마도 대부분 ADB에 치중해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06년에 70억달러, 2009년에 160억달러 정도를 지원했다. 이 중 한국은 7억8000만달러 정도밖에 수출하지 못했다.
이렇게 저조한 기록은 정부의 홍보 부족과 네트워크 부족 때문이다. 우리가 출자한 펀드를 관리하거나 국내 기업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이 미흡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대기업은 MDB 활용에 관심은 있으나 초기 비용부담이 커서 참여가 저조했고, 중소기업은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부족으로 참여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 속에서 ADB는 최근 발주사업을 MDB주도형에서 사업자주도형(PPP 등)으로 바꾸고 있다. 현재는 90% 이상이 MDB주도형이지만 향후 사업자주도형(PPP)사업을 50% 이상 늘리려 하고 있다.
MDB주도형 사업은 MDB에서 기획부터 진행까지 다 맡는다. 반면 사업자주도형 사업은 개별 사업자가 처음부터 특정 국가에 가서 자체 조사하고 F/S를 만들어 MDB에 역으로 투자권유를 한다. MDB는 이를 받아 내부 심사를 통해 협상을 한다.
ADB은 대부분 대출(loans)을 통해 지원한다. 지분(Equity) 투자와 공여(Grant)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반면 기술지원(TA)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우리는 대출 중 상업은행을 활용한 Non-Sovereign을 주목하고 있다. 주로 PSOD에서 취급하는 분야로 민자사업에 참여하는 일반기업에 대해 직접 자금을 지원하면서 상업적 조건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PSOD는 ADB 안의 민간 사업부이다. 개도국의 인프라사업에 지원/자문/리스크 개런티 등을 주로하고 있다.
PSOD는 민간부분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그 중 에너지·환경 분야의 민자합동(PPP) 사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업 규모가 1억달러 이상이고 수익성과 이행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프로젝트에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국가 주무부처와 인허가 관련 이슈를 해결할 수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지원규모는 ADB는 대출과 지분투자를 합쳐 소요금액의 25%, 총 2억5000만달러까지 가능하다. 대출 이자율은 민간 상업기관 수준이다.
지원방식 중 B-Loan은 신디론 방식으로 상업 은행들이 ADB와 함께 들어오는 것이다. 상업은행들이 ADB의 면책 특권을 누리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PPP사업 방식으로는 지분 참여 방식이 가장 선호되고, 그 외에 보증방식 (MRG)이 있다. 최근에는 해당국 투자기관이나 ECA 기관을 통한 우회적인 참여도 가능하다.
얼마 전 수출입은행에서 PSOD로 참여한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 사업은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다. 수자원공사와 삼부토건, 대우건설이 지분투자를 했다. 수자원공사에는 글로벌 인프라 펀드가 400억원 참여했다.
개도국 PPP사업은 국가 리스크가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현지 법이 국제법과 맞지 않다는 문제, 자금조달, 회계처리 문제, 민자사업에 대한 대중의 저항, 행정의 비효율성 문제 등이 있다.
그렇다면 국내 건설사들이 MDB 기관을 활용해 어떻게 해외 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까. 건설사의 규모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 5000만달러 이하인 조달시장 참여보다는 국내기업의 기술력과 다양한 시공경험을 활용해 직접 대규모 사업계획을 마련해 MDB의 자본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MDB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에 적은 규모라도 시행주체인 SPC의 지분을 가지며 사업 진입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특히 대형사가 국내 민간투자사업에서 교통인프라는 물론 학교, 병원, 주택, 환경시설 등 다양한 사회기반시설까지 BTO, BTL 방식으로 자금조달, 설계 및 시공, 운영을 해 온 경험을 살릴 경우 개도국 건설시장 진출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단독으로 추진하기 보다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통해 공동진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MDB가 각 국가 별로 발주하는 공사의 컨설턴트 자격을 얻어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실적을 쌓아야 한다.
해외개발사업은 자본 투입이 필수사항이고 투입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회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내 공공기관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또한 주로 진출하려는 국가들이 저개발 국가들이 많기 때문에 MDB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보증이나 대출을 활용함으로써 리스크를 헤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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