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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 반대 "떠넘길땐 시너지 운운··되찾으려고 지역정서 조장"

배장호 기자공개 2011-04-26 15:04:44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6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금호아시아나의 대한통운 인수 당시 컨소시엄 일원으로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분리 매각에 대한 광주 지역 시민 사회에 목소리가 높아가는 와중이어서 논란은 더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금호터미널을 대한통운에서 분리 매각하는 것이 대한통운 전체 매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현재 포스코, 롯데, CJ가 대한통운 인수를 놓고 경합 중인데, 금호터미널 문제를 놓고는 롯데가 일괄 인수를, 포스코와 CJ는 분리 인수를 선호하는 입장이다. 경제 논리로만 보면 일괄 매각이 매각 측에 더 유리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일괄 인수를 원하는 롯데를 이기기 위해서는 CJ나 포스코가 더 높은 베팅을 할 수 밖에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 문제가 광주 등 지역 사회 이슈로 떠오른 배경에 대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배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딜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금호터미널을 금호산업이나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금호터미널을 되찾는 방도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룹 모태 격인 금호고속 입장에선 금호터미널이 다른 그룹에 넘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대한통운이 금호터미널을 소유하게 된 배경을 떠올리면 이를 되사기도 만만찮아 보인다.

당시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에 이어 2008년 대한통운까지 인수하면서 재무 부담이 현저히 높아져 있었다. 대우건설 풋옵션 만기가 다가오면서 그룹의 재무 압박은 더욱 가중됐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그룹은 대한통운에 금호터미널, 금호렌터카, 금호리조트 지분을 후한 가격을 받고 넘겼다.

당시 거래의 논리로 금호아시아나가 내세운 것은 경영 효율화 내지 사업 시너지 효과였다.

대한통운 투자자들은 금호아시아나가 그룹 재정 상황 타계를 위해 대한통운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지만 그룹의 급박한 상황 논리에 밀리고 말았다.

문제는 금호가 금호터미널 반환을 시도하면서 스스로 내세웠던 시너지 논리를 뒤집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대한통운 투자자들의 기업가치 훼손 주장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기도 하다. 당시 투자자들은 금호터미널 등을 고가 인수하는 결정을 내린 대한통운 이사회에 대해 형사상 배임 문제까지 거론했었다.

대한통운 투자자들은 금호아시아나가 이러한 논리상의 곤란 때문에 지역 정서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을 요구하는 지역 민심이 득세할 경우 금호아시아나로선 한결 부담없이 그것도 의외로 싼 가격에 금호터미널을 되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광주고속터미널을 임대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CJ(영화관)나 신세계 그룹과의 이해와도 통하는 것으로, 금호아시아나로서는 이들 그룹들의 암묵적 지지까지 등에 업을 수 있어 한번 '해 볼만 한 게임(?)'이 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 전개에 대해 대한통운 투자자들은 크게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통운 FI 한 관계자는 "만약 금호터미널을 분리 매각키로 할 경우, 매각 가격이 대한통운에 합리적 수준의 매각 이익을 보장해 주지 못할 경우 매각 주체들은 법률상 배임 뿐 아니라 도덕적 해이를 자행한 데 대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더불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온 경영진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좋지 않은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업은행 등 대한통운 매각 주체들은 내일(27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회의를 열어 금호터미널 등 자회사 분리 매각에 대한 최종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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