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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조+α···부동산 개발에 눈독 [인수후보분석 - 롯데]61조 매출 물류비 몰아주기 가능…오너의 驛상권 개발의지 관건

박준식 기자공개 2011-04-25 11:41:00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5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2010년 연결 매출액은 약 61조원이다. 국내 기업의 물류비 비중 평균은 11%. 이를 근거로 한 롯데의 물류비 추정치는 6조7100억원에 달한다. 소비자 유통업의 특성상 비중은 할인보다는 할증될 여지가 크다. 6조원은 넘는다고 봐야 한다.

롯데가 대한통운을 인수한다면 시너지는 얼마나 될까. 어림잡아 그룹 물류비 가운데 절반인 3조원 이상을 몰아줄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지난해 대한통운의 매출액이 2조5546억원이었으니 2~3년 내 매출이 지금보다 2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론상 시너지는 폭발적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롯데는 홈쇼핑이나 백화점, 마트업의 택배 수요가 적지 않지만 대한통운의 택배 사업 비중(23%)은 기대보다 크지 않다. 이 마저도 장기 아웃소싱 계약에 묶여 단기간의 시너지는 크지 않을 거란 비관적인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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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의 전 주인인 금호아시아나의 예를 들어보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8년 초 대한통운을 인수해 가파른 매출 신장세를 증명했다. 금호의 연결 매출은 27조원(대우건설 포함 통계). 대한통운 매출액은 금호 인수 이전인 2007년 1조4601억원에서 3년 간 1조944억원(75%, 2010년 2조5546억원)이나 증가했다.

시장의 예상은 엇갈린다. 금호가 3년 간 1조원 넘게 매출 시너지를 냈는데 그룹 매출이 2배 이상인 롯데가 이보다 못하겠느냐는 게 다수의 기대다.

하지만 한편에선 금호가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 보인 시너지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호계열사로서 대한통운이 보인 퍼포먼스에는 사업의 본질적인 성장보다는 계열사 자산의 물리적인 합계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호는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 △금호리조트(시장가치 827억 원)와 △금호터미널(2283억 원) △아스공항(326억 원) △아시아나공항개발(552억 원) 등 레저 및 물류 자회사를 합병시켰다.

대한통운 매각 주체인 금호와 산업은행(대우건설 대주주)은 목적물에서 일부 금호의 옛 계열사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거품이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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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이 어찌됐든 롯데의 대한통운 사업적 인수 시너지는 경영진의 인수 후 통합(PMI) 능력에 달렸다. 5년 새 2번이나 진행된 M&A로 인한 대한통운 임직원들의 피로감을 롯데가 얼마나 잘 다독일 것이냐의 문제다. 피인수 기업의 문화와 가치를 롯데가 어떻게 존중하느냐도 관건이다.

이런 화학적 결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예상이 주를 이룬다. 롯데가 최근 5년 간 국내외에서 수십 차례의 M&A를 진행하며 PMI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다는 게 근거다. 대기업이면서 상대적으로 저임금으로 직원들의 불만을 사던 모습도 최근 신동빈 회장의 2세 경영이 시작되면서 잦아들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통운 임직원들이 롯데에 갖는 반감이 크지 않다는 것도 결합 시너지 예상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롯데는 2008년 금호의 대한통운 인수 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1000억원을 투자했다. 금호와 사실상의 특수 관계인으로 대한통운의 가치를 내밀히 검토할 기회가 있었던 셈이다.

그래선지 롯데가 단기간의 사업적 시너지와 별개로 대한통운의 부동산 자산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육운이나 항만, 택배 등 기존 사업 외에 부산과 전주 등 대도시 지역에 부가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대한통운이 갖고 있어 이를 롯데가 개발가치로 환산해 인수의지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통운이 보유한 토지의 장부가액은 4181억원, 건물은 2333억 원 등 총 6514억원(2010년 말 기준) 수준이다. 지난 2007년 법정관리 상태에서 매각될 당시 BoA메릴린치 등 주관사가 매긴 시장가치 8303억원보다는 다소 줄었다.

하지만 이 부동산들은 과거 철도나 고속버스가 대부분의 물류 이동수단이었을 당시 대한통운이 역 상권 주변에 지점이나 물류센터 부지로 확보한 것들이다. 이들의 실제 가치는 개발자가 누구냐에 따라 확연히 차이날 수밖에 없다.

롯데는 부동산 개발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기업집단 중 하나다. 오너인 신격호 회장이 가진 땅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 요지에 다양한 방법으로 부지를 헐값에 확보하고 이를 30년 이상의 안목으로 개발해 막대한 자산을 형성해 왔다. 시장에서 최근 2조 원 이상의 개발가치를 갖는 것으로 평가하는 롯데칠성의 서초동 물류센터 부지(호텔 및 백화점 등으로 개발 예정)도 매입가는 수백억원 수준이었다.

롯데는 대한통운이 보유한 부동산에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등을 입주시키고 주변 상권을 형성해 자산 가치를 장기적 안목에서 키울 능력이 있다. 여기에 대한통운의 6개국 31개 거점을 바탕으로 해외 리테일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높다. 대한통운이 진출한 중국과 일본, 베트남, 유럽 등은 롯데가 2018년까지 목표로 하는 전략적 사업 확장 영역과 일치한다.

롯데는 이번 딜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평가된다. 일단 경험 많은 실무진의 정보수집 능력이 최고 수준이고 여기에 결정권한을 가진 오너의 의지가 더해진다면 예상 밖의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가정은 입찰 직전까지 거래환경이나 라이벌 구도의 큰 변화가 없다는 걸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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