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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롯데·SK, 석유화학 성장전략 '4인4색' LG·삼성, 전자부문 연계 시너지…롯데·SK, M&A·분할 외형·사업 재편

황철 기자공개 2011-04-26 17:24:56

이 기사는 2011년 04월 26일 1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변곡점에 섰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성장가도를 달리던 수십년간의 안정기가 끝나고 있다. 원료조달·원가 우위를 확보한 중동·중국의 화학업체들이 매서운 추격을 시작했다.

LG·삼성·롯데·SK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 석유화학사들은 신성장 동력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각사가 처한 상황은 대동소이하지만 사업·재무적 특성에 따라 경영방침을 달리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LG·삼성, 전방산업 수요처 확보..실적 안정

LG·삼성·롯데·SK그룹의 석유화학 회사는 설립 초부터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폭발적인 외형성장을 이뤄왔다. 계열 특성에 맞는 설비증축으로 생산능력을 향상시키며 글로벌 수위권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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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했고 그룹 내 수직계열화 구축으로 사업안정성을 높였다. 하지만 중동·중국 등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신흥 글로벌 기업의 추격으로 새로운 성장전략을 고심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에 주요 그룹 화학계열사는 신규사업·해외투자·고부가사업 확대로 위기돌파의 해법을 찾고 있다. 사별 특성에 맞게 회사분할·인수합병·포트폴리오 재편의 수위를 달리하며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그룹 화학계열의 성장 전략은 정보전자소재사업 확대와 해외생산기반 확충으로 요약할 수 있다. LG그룹 화학부문은 전방산업과의 시너지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로 실적 가변성이 낮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타 그룹 계열사와 달리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수익성 상승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LG그룹 화학부문 영업이익은 07년 1조3967억원, 08년 1조7218억원, 09년 2조6320억원, 10년 2조976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신정평가는 "주력사인 LG화학 중심의 수직계열화와 제품·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높은 영업실적 안정성을 견인하고 있다"며 "건자재·정밀화학·생명과학·생활건강 등 석화 이외의 화학사업이 양호한 실적을 시현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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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LG화학 매출·이익의 약 25% 가량은 석유화학 시황에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은 편광판·2차전지 등 정보전자소재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도 30%대에 달해 실적 기여도는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정보전자소재 부문 성장은 그룹 내 전자사업군과의 시너지가 절대적 역할을 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의 매출이 커지면서 이들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LG화학도 높은 성장을 이어갔다.

LG화학은 중국내 다수의 생산법인을 확보하고 현지 영업을 강화하는 등 해외 기반 확보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LG하우시스(LG화학 분사) 역시 천진에 생산시설을 보유하는 등 화학 부문 전반에서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공식 진출을 선언한 폴리실리콘 사업의 성패도 향후 LG그룹 화학분야 지속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화학사업부문 역시 계열 내 수직계열화가 강점으로 꼽힌다. 주력 석유화학사인 삼성토탈은 기초·중간유분과 합성수지를 생산해 제일모직에 공급한다. 제일모직은 편광판, 엔지니어드 플라스틱 등을 가공해 삼성전자 등 관련 계열사에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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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토탈이 생산하는 PX는 삼성석유화학의 TPA 생산원료로 쓰이는 등 그룹 내 계열화가 확고히 구축돼 있다. 이는 석유화학 회사의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신정평가는 "삼성 또한 LG와 마찬가지로 계열 내 전기·전자 사업과의 시너지가 화학분야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주력사인 삼성토탈은 삼성석유화학·제일모직에 대한 일정 수준의 매출을 유지해 사업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 외형성장 지속..SK, 분할 후 투자 본격화

롯데 석유화학 부문은 4개 그룹 계열 중 외형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 전반의 공격적 확장경영에 동참해 M&A, 설비투자 등 왕성한 성장 욕구를 드러내고 있다.

롯데 석유화학 부문은 삼성·LG처럼 확고한 수요를 보장하는 전방 산업이 부재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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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인 호남석유화학은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최대 NCC업체인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해 외형을 넓혔다. 호남석유화학의 연결 매출은 지난해 12.4조로 09년 8.6조 대비 크게 증가했고, 아시아 지역내 2위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KP케미칼 역시 09년 파키스탄 유일의 PTA 생산업체(파키스탄 PTA 리미티드)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내 PTA업체 아테니우스 생산설비를 사들여 해외투자를 본격화했다. KP케미칼은 두 차례의 투자를 통해 PTA 생산 능력을 2배 가까이 늘렸다.

하지만 PX-TPX-PET로 단순 연결되는 제품 프로세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숙제로 남아 있다. 08년 글로벌 경기 침체에 유독 큰 타격을 입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신정평가는 "롯데 화학부문의 영업이익은 04년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해 08년 500억원 미만까지 떨어지기도 했다"며 "LG·삼성처럼 안정된 수요처가 없고 사업포트폴리오도 열위해 수익 변동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유회사와 NCC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원유로부터 합성섬유·합성수지까지 광범위한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는 점은 SK의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옛 SK에너지의 대규모 투자가 원유·자원개발사업에 집중해 화학부문 성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에 SK그룹은 올해 1월 SK에너지·SK종합화학·SK이노베이션을 분할해 투자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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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운스트림에 포진한 SKC·SK케미칼·SK유화 등은 기존 합성섬유·범용필름 위주에서 생명과학·고부가필름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신정평가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중동·중국의 신증설로 생산능력 확대만으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며 "인수합병·설비투자 등을 통한 외형확대 이상의 성장전략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밝혔다.

또 "주요 그룹 화학사들은 수직계열화 구축, 신규사업 진출, 해외투자 및 고부가사업 확대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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