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갈린 세아홀딩스, 한신평보다 한신정평가 현금흐름 후순위성 원칙론 타당…그룹 장악력, 배당안정성 '미흡'
이 기사는 2011년 05월 04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홀딩스가 우여곡절 끝에 첫 신용등급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와 한신정평가는 다른 등급을 내놓았다. 등급이 갈렸지만 세아홀딩스는 첫 채권 발행을 만족스런 수준에서 성공하게 됐다.
한신평은 그룹 지배력과 우수한 재무구조, 계열사와의 상호 지원 가능성 등을 이유로 A0를 부여했다. 한신정평가는 자회사 배당금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와 현금흐름의 후순위성을 반영해 A-로 평정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대부분 일반론에 입각한 한신정평가의 판단에 손을 들어줬다. 계열사 배당 성향과 정량적 재무구조에 집중한 한신평의 접근은 다소 안일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기존 A- 기업과 비교하면 크레딧 안정성 측면에서 돋보인다는 옹호론도 나왔다. 천편일률적인 등급 평정 태도에서 벗어나 상이한 평가를 내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시각도 눈에 띈다.
◇ 한신평, 평정 논리적 결함 많다
우선 지주사 특성상 주력 자회사보다 한 노치 낮게 등급을 평정하는 경향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A증권사 채권운용부 관계자는 "지주사 대부분이 계열사 배당금을 주 수익원으로 하고 있어 현금흐름의 한계가 있다"며 "이것이 등급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주사 대부분은 정량적 재무비율이 우수해 눈에 보이는 재무상황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세아베스틸의 배당 없이도 타 계열사로부터 안정적 이익을 취했다는 점을 부각한 한신평의 논리에 반론을 제기했다. 또 세아제강 등 그룹 관계사가 신용도를 보강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위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이 배당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타 계열사 역시 시황에 따라 배당성향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라며 "세아제강의 경우 세아홀딩스와 직접적 지분구조가 없어 지원가능성을 평가상 반영하는 것은 적절한 논거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물론 지주사의 △그룹 장악력 △사업구조 △추가차입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예외를 둘 수 있다는 의견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하지만 세아홀딩스의 경우 사업안정성, 계열사 신용도 분포 등에서 평가사 일반론을 벗어날 만한 사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B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금융지주사처럼 계열사를 사업부문 정도로 둘 만큼 그룹 장악력이 뛰어나거나 주력 자회사 신용도가 AA급 이상으로 우량하다면 동일한 등급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세아홀딩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고 배당 외 수익 구조가 없기 때문에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 크레딧 안정성은 상대적 우수, 평가 다양성은 인정
그러나 전반적인 크레딧 안정성 측면으로만 보면 A- 등급 보다는 우위에 있다는 시각이 많다. 또 평정의 다양성 측면에서 등급 불일치(split)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A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적정등급은 A-로 생각하지만 같은 신용도의 기업들보다 크레딧 안정성 면에서 돋보여 판단에 상당히 혼란스러운 면이 있다"며 "평가사가 내린 타사의 등급을 인정한다면 세아홀딩스의 경우 A0가 맞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C증권사 관계자는 "모회사·자회사를 한 묶음으로 볼 것이냐 따로 볼 것이냐하는 선택의 문제"라며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등급을 내놓은 평가업계 관행에 비춰보면 오히려 스플릿이 난 것을 좋은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래 크레딧 코멘트]
* A증권사 채권운용부 관계자
- 세아홀딩스의 적정 신용등급은 A-라고 생각한다. 지주회사들은 대부분 계열사의 배당금을 주 수익원으로 하고 있어 현금흐름의 후순위성이 나타나는 한계가 있다. 이것이 등급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일반론적으로 타당하다.
단 일반론적인 이론을 떠나 채권투자가 기본적으로 원리금 지급의 확실성과 적시성을 본다라는 측면에서 각 지주회사별 특성을 감안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주회사가 환가성이 좋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업을 하는 회사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 즉 부동산의 담보가치는 높으나 이에서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은 크지 않고 또 업황에 따라 임대료가 잘 안 들어 올 수 있는 그런 회사다.
이 경우 환가성이 좋다면 담보여력 등을 인정 받아 추가차입이 가능하다. 단 차입을 일으켜 다른 부동산에 투자하는 레버리지를 경계해야 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나 이자보상배율 등 부채규모와 현금흐름 등의 적절성을 지속 관찰해야 한다. 이 경우 재무정책에 따른 등급의 변동을 줘야 한다.
지주회사 역시 우량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담보로 차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배당금 수준과 추가차입여력, 회사의 재무적 성향(공격적/보수적), 신규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등을 종합해 평가할 수 있다.
단 최근 신평사들의 등급부여에 있어 발행사 친화적인 태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평가방법은 자칫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구실로 전락하는 문제점이 있다. 평가의 신뢰성이 회복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적용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 지주사 평가에 대한 한신평의 시각을 다양성 측면에서 이해하더라도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지주회사는 대부분 정량적 재무비율이 우수하기 때문에 재무상황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아제강의 경우 세아홀딩스와 직접적 지분구조가 없기 때문에 세아제강의 지원가능성을 평가상 반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세아베스틸의 배당 없이도 타계열사 배당으로 190억원의 배당금이 유입되었다는 점을 부각한 점도 적절한 논거로 보기 어렵다. 타 계열사 역시 시황에 따라 전체가 모두 배당이 없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다만 개인적으로 세아홀딩스의 적정등급 판단에 있어 상당히 혼란스러운 면이 있다. 다른 A- 기업들 보다는 크레딧 안정성 면에서 훨씬 돋보이기 때문이다. 신평사의 다른 등급을 적정하다고 인정한다면 세아홀딩스의 등급은 A0가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 B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
평가의 자율성 측면에서 지주사 평가에 항상 동일한 잣대를 댈 수는 없다. 예를 들어 금융지주사의 경우처럼 그룹 지배력이 우수하고 계열사들이 사업부화돼 안정적 배당을 보장하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지주사의 경우에도 배당 외 사업을 영위하며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갖췄는가의 여부를 반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아홀딩스는 그 정도의 그룹 장악력과 사업기반을 갖췄는지에 의문이 든다.
그룹 전반의 신용등급 분포도 고려해 볼 요소다. 같은 상황이라 해도 신용도가 높을 때는 배당 확실성 또한 높다. 이 경우 등급을 자회사와 동일하게 부여할 수도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을 때는 배당 변동성 역시 크다. 세아베스틸 등급이 적어도 AA급이었다면 동일한 등급을 매긴다고 해도 이견이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
* C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
이번 건의 경우 시장의 평가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모회사와 자회사를 한 묶음으로 볼 것이냐 따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다. 이는 신평사마다 판단을 달리할 수 있다.
신평사들이 전반적으로 등급을 워낙 올려놓았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 평정 태도에서 벗어나 다른 잣대로 등급을 차별화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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