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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순상환 1년만에 중단, 이젠 레버리징? 산은 등 특수은행채 전체의 2/3…우호적 발행환경, 시중은행 5곳 순발행으로

한희연 기자공개 2011-05-26 16:05:32

이 기사는 2011년 05월 26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대율 규제 여파로 시작된 은행채 순상환 행진이 1년만에 중단됐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시장성조달 확대로의 복귀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은행들이 전면적인 대출 확대에 나서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순상환 기조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개별 은행별로는 올해 하반기 이후 자금조달을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어 지난 1년간 이어온 은행채 감소 현상이 일단락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발행 주도…전체 발행액의 2/3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은행채는 이달들어 지난 24일까지 총 7조4400억원 발행됐다. 이달 돌아오는 만기는 6조3900억원 수준. 약 1050억원의 순발행을 보인 셈이다.

은행채는 2009년 말부터 순상환 기조를 이어왔다. 정부의 규제로 예대율을 낮추어야 할 입장이 된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줄이고 예금증가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한달도 빠짐없이 순상환됐다. 지난해 9월에는 한달간 6조원 넘는 은행채 순상환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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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활발히 채권을 발행한 곳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특수은행들이다. 산업·기업·수출입·농협·수협 등 5개 특수은행이 발행한 은행채는 총 5조1100억원으로 전체 의 2/3를 차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역시 산업은행이다. 1조1000억원을 발행하면서 넉달 연속 순발행 추세다. 산업은행은 지난 1월 이후 매월 1조원 가량 순발행을 이어왔다.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자금조달은 최근 왕성한 회사채 인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구조조정기가 끝나간다고 보고 이전의 영업수준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걷고 있는 셈이다. 건전한 우량자산 확충을 위해 IB업무 등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실탄 확보는 사전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올들어 은행채를 빠르게 줄여가던 기업은행은 5월 중 2조5700억원을 발행, 2170억원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본격적 순발행기조 진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1~3월 지점 쪽에서 발행이 많았지만 5월들어 지점쪽 발행이 줄어 본점에서 발행을 늘린 것 뿐"이라며 "차환발행 위주였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올들어 4월까지 석달간 순상환을 이어가며 발행잔액을 1조원 가량 줄인 32조원 수준으로 낮췄다. 기업은행의 이런 행보는 올해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지난 해에는 대부분 은행이 채권 발행을 자제하는 와중에도 연간 2조9887억원을 발행했던 기업은행이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꾸준히 대출 등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긴축 기조 돌입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같은 수준이나 조금 모자라는 수준으로 발행규모를 가져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한해동안 2조98870억원 가량의 은행채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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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5곳, 순발행 전환…5월 발행액 '0'원 우리銀, "예금유입 때문"

시중은행의 경우 여전히 지난해 이어왔던 발행규모 감소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순상환을 이어왔던 반면 올해는 소폭의 순발행을 보이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SC제일·한국씨티 등 7개 시중은행의 월별 은행채 발행액을 비교한 결과 5월들어 우리·외환·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순발행을 보였다. 이중 국민·신한·하나은행은 지난달 순상환을 기록했었다.

5월들어 신한은행은 8100억원의 자금을 채권으로 조달했다. 지난달 16조8050억원을 보였던 채권 발행잔액은 이달 24일 기준으로 17조3550억원으로 늘었다. 전달 8410억원을 순상환했던 국민은행은 5월들어 2200억원을 조달해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하나은행도 1300억원을 발행, 석달 연속 순상환 기조를 깼다.

시중은행들이 5월들어 은행채 발행을 늘린 데는 내부적 자금 수요도 있었지만 시장 수급 상황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채권 금리가 하락기조를 보일 뿐 아니라 그간의 은행채 발행규모 축소로 수요도 충분한 상태. 지난 2일 3.81%를 보이던 AAA급 1년만기 은행채 금리는 24일 기준으로 3.67%까지 내려왔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내린 직후에는 하루에 1조원 넘는 은행채가 발행됐다. 은행채 발행 담당자들은 이런 우호적인 발행환경이 하반기까지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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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우호적인 시장 상황 하에서 유일하게 순상환 기조를 보였던 곳은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이다.

외환은행이 5월중 5000억원을 발행, 300억원의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5월에 31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함에도 불구하고 은행채를 단 한 건도 발행하지 않았다. 예금유입으로 자금에 여유가 있어 굳이 채권을 발행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4월과 5월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예금이 많이 들어오는 등 자금에 여유가 있었다"라며 "6월부터는 규모를 늘려 매달 4000억~5000억원 정도씩 발행, 10월말까지 2조~2조5000억원 가량을 조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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