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7월 15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제4이동통신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중기중앙회의 '사업참여 적절성' 및 '실효성'에 대한 시장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현행 법상 '영리 사업'으로의 진출이 어렵다. 설사 법률적 난관을 뚫고 이를 추진하더라도 주주사 확보·사업계획서 작성 등 통신사업에 수반되는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하는게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중기중앙회가 굳이 높은 사업·재무적 리스크를 떠안으면서까지 통신사업을 강행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기중앙회의 설립근거법인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르면 중기중앙회는 목적사업 외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7조에는 "조합원(회원)의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하되,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이동통신 사업은 명백한 영리사업으로 분류된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2월 영리사업인 TV 홈쇼핑 사업권을 따낸 전례가 있다. 이때 제시한 논리는 바로 '중소기업 판로 개척'이다. 대기업에 막혀 제품의 판로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홈쇼핑 업계에 진출하게 됐다는 것.

하지만 중기중앙회가 현재 통신사업 진출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홈쇼핑 사업과 달리, 이동통신 사업은 유통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는 홈쇼핑 사업진출 이후 사업권 확보와 관련해 끊임없이 '특혜시비'에 시달려 왔다.

중기중앙회 회원사들은 대규모 출자를 감당할 만큼 재무여력이 충분하지 못하다. 회원사 공동출자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 5% 이상의 주요주주를 다수 확보해야 한다. 회사당 최소 350억원 이상을 출자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중기중앙회 회원사 중 보유현금 출자를 통해 1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 위주로 주주단을 구성하면 향후 주주사들이 유동성 문제가 일어날 경우, 회사의 재무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일부 주주사들이 조기 지분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통신사업을 검토한 기간이 짧아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다. 정부는 적어도 연말까지 제4이동통신사를 탄생시키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중앙회가 통신사업 진출을 결정할 경우 사업계획서를 외주 용역을 통해 작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최소 4~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반기 중으로 사업권을 확보하고 연말까지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TV 홈쇼핑의 경우 중기중앙회가 사업참여 의사결정 후 회원사 신청까지 4개월 이상이 걸렸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업에 대한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은 중기중앙회가 단기간 사업을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주주사를 확보하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기중앙회가 통신사업을 진행하기로 확정하면, 사실상 사업준비가 마무리된 KMI와 협력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MI는 중기중앙회가 자신들의 컨소시엄에 합류할 경우 현 최대주주인 재향군인회 등과 같은 수준인 800억원 범위 내에서 출자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중기중앙회 회원사 중 통신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들에 대해 중기중앙회의 이름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분 일부를 할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오는 18일 오후 4시 여의도 본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제4이통사업 참여여부를 최종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