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7월 22일 0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양광 설비투자가 풍성하다. 상반기 공시된 태양광 신규시설투자 금액만 3조9410억원(유가증권시장 기준)에 달한다. 전체 시설투자의 17%를 웃돈다.
조달방식도 기존 업체와는 사뭇 다르다. 시설투자 재원은 자기자금으로 30%, 은행 시설대출로 70%를 충당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비해 태양광산업의 조달통로는 채권자본시장(DCM)·주식자본시장(ECM)을 가리지 않는다. 연기금 및 중동자본 투자도 유치한다.
국내 태양광 선두업체인 OCI가 대표적이다. OCI는 국내를 넘어서 세계적인 태양광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태양광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세계 2위다. 투자규모도 두드러진다. 지난해까지 2조800억원을 시설투자비로 썼다. 내후년까지 추가로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폭이 커지면서 조달선도 다변화되고 있다. 시설대출에 몰린 조달선이 자본시장으로 물꼬를 텄다. 회사채 및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하며 시설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GDR로 해외 증시에 상장되면서 해외 기관투자가에 이름을 알렸다. 계열사인 태양광 잉곳·웨이퍼 업체 넥솔론은 증설재원 마련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수직계열화에 매진하는 한화도 새로운 조달방식을 꾸렸다. 국민연금과 매칭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매칭펀드는 국민연금과 한화가 50대50씩 출자하고 해외태양광 사업에 투자한다.
코스닥업체인 오성LST도 조달방식이 눈에 띈다. 오성LST는 지난 7일 해외 공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코스닥업체가 해외 공모 CB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OIL로부터는 투자금 2650억원을 유치했다. S-OIL의 1대주주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은 것.
중동자금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금 집행까지 투자대상에 대해 촘촘히 실사하고 사업성을 저울질 한다. 실제로 오성LST도 1년간 아람코의 혹독한 실사를 받은 끝에 투자금을 유치했다. 사업 초기 제2금융권을 전전하며 높은 금리로 자금을 빌렸던 시절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게 경제에 활력을 돌게한다. OCI·한화케미칼·오성LST는 새만금과 군산, 여수 등지에 수조원대 투자를 하고 있다. 덕분에 지역 경제와 고용창출에 크게 이바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양광 업체들이 다양한 조달선을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다른 기업들이 사업을 꾸리고 조달통로를 마련하는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국내 태양광 산업은 이제 막 첫발을 뗐다. 막대한 시설투자에 수반되는 다양한 딜의 이벤트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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