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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달라졌다 삼성생명 10% 성장·삼성화재 틈새시장도 공략…카드·증권, 보수성 탈피

안영훈 기자/ 김은정 기자공개 2011-08-22 16:45:42

이 기사는 2011년 08월 22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을 필두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점유율 하락에 대한 위기 심리와 함께, 그룹 내에서의 위상 제고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동안 삼성그룹은 금융 계열사에 대해 '사고만 치지 말라'던 방침이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그룹의 실적 중심 쇄신정책은 금융 계열사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삼성 금융 계열사의 경영정책은 과거 내실위주에서 성장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고 있다.

◇ 삼성 금융의 '성장' 선언

삼성 금융 계열사 중에서 맏형 격인 삼성생명이 가장 공격적이다. 박근희 대표 체제전환 이후 외형 성장은 공식 목표가 됐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공식 선임된 자리에서 순익 10% 성장, 연납 보험료 10% 증가라는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선언은 과거 잃어버린 10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삼성생명은 지난 2000 회계연도까지만 해도 6만명에 달하는 설계사 조직을 토대로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40%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업계 1위를 자랑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0 회계연도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을 26%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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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들의 전문 컨설팅 영업조직을 내세운 변액보험 판매, 중소형사들의 방카슈랑스 채널 공략,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의 등장 등 판매기법과 채널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막강한 설계사 조직을 중시하던 사이 어느덧 시장에서의 지위를 위협받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영업경쟁력의 핵심은 2위사와 큰 격차를 보인 아줌마 설계사 조직의 힘이었다"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은 기존 설계사 조직의 반발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삼성 보험계열사들의 시장점유율 하락폭은 서서히 줄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도 삼성 보험계열사의 내실 추구 경영정책이 변했다기보다는 금융위기로 인해 경쟁사들의 영업이 주춤했던 탓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금융위기의 여파가 지나간 지난해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은 또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내실 추구 경영정책만으로는 시장을 지키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삼성생명은 결국 올해부터 외형성장의 길을 선택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제조업 마인드로 무장한 박 대표를 영입한 것으로 이 같은 위기 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카드 사장 시절 매출 확대에 큰 공을 세운 박 대표는 삼성전자의 중국시장 성장을 주도한 장본인으로, 시장 수성보다는 시장 공략형 CEO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그 동안 업계 1위라는 자존심으로 보험대리점(GA) 채널을 배제해 왔지만 최근엔 GA채널에 대해 문호를 개방했다.

중소형사의 틈새시장으로 불리던 방카슈랑스 시장 공략을 위해 공시이율 경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삼성생명은 지난 6월말 시장점유율 12.5%를 기록하며 시장 1위로 등극했다.

한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 1위인 삼성생명이 공시이율을 높이면 중소형사로서는 금리경쟁에 나서기 힘들다"며 "영업확대에 나서면서 그 동안 1위사로서 보여준 아량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사실 삼성화재의 공격 영업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지대섭 사장은 취임 직후 손해보험업계의 틈새시장인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줄곧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진출 가능성을 부인해 온 삼성화재가 8년만에 영업강화를 위해 시장에 뛰어든 것이었다.

진출 2년 여만인 지난 3월 삼성화재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월 원수보험료는 300억원을 돌파했고, 6월엔 시장점유율 11.5%를 기록하며 빼앗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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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카드 분위기 달라졌다"

최근 삼성카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최치훈 사장 취임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생보업계와 손보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카드는 무서운 잠재력을 지녔지만, 카드대란의 상처 때문에 포지셔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영업력 확대와 신시장 개척이라는 전략적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의 카드사업 부문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신용판매 부분은 26조6426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7% 늘었다. 유효회원은 올해 들어 55만명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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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를 2차전지 업계로 변신시킨 최 사장이기에, 삼성카드의 변신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임 등과 맞물려 삼성카드의 확장 경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삼성카드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의례적으로 수립되던 경영전략 등이 역동적으로 바뀐 듯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수익이 안 난다는 이유로 보류했던 사업계획을 근래 들어서는 조율을 거쳐 실용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해, 삼성카드의 변신이 현재 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랩어카운트 돌풍을 주도한 삼성증권의 공격 영업 역시 올해 들어 빛을 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4분기(2011년 1월∼2011년 3월) 브로커리지 수익에서 대우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뿐이 아니다. 투자은행(IB) 부문 영업력 강화를 위해 커버리지 조직을 확대했고,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프라이빗뱅커(PB) 영입을 위해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것도 서슴치 않고 있다.

과거 은행 PB점이 경쟁력을 지녀왔던 강남 지역에 인력과 물량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파상공세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PB 인력 보호에 신경을 곤두세울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삼성 금융 계열사가 성장을 선언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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