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 평판 얻고 실리 챙기고 최초 가이던스 실효성 불만 잠재워…한국물 대들보 역할 톡톡

이윤정 기자공개 2011-09-09 17:18:16

이 기사는 2011년 09월 09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10년 만기로 10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올해 발행된 금융회사 채권 중 최장기물이자 최대 규모로 다른 한국물 채권을 압도했다. 특히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 유럽 국가 재정위기 문제 등으로 달러 공모채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신속하게 발행을 성사시켜 '역시 수출입은행답다'라는 평가를 들었다.

수출입은행은 실리 뿐 아니라 평판까지 챙겼다. 최근 발행사의 최초 제시금리(initial guidance)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며 해외투자자 사이에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의 스탠다드를 지키며 '국제신사'라는 이미지를 남겼다.

수출입은행은 9일 미국 국채수익률에 245bp를 가산한 수준에서 10억 달러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투자 주문은 210개가 넘는 기관에서 30억 달러가 들어와 발행 금액 증액이 검토됐지만 유통시장(세컨더리 마켓)금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발행액을 늘리지 않았다.

img1.gif

◇ 짧은 윈도우에 발행 전격 결정…빠른 판단력 돋보여

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은 지난 7일 독일 헌법재판소가 그리스 구제 금융지원에 독일이 참여한 것이 합헌이란 판결을 내리자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독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미국과 주요 유럽국가 증시가 반짝 상승했다"며 "8일 새벽 미국 신디케이션 등과 논의한 결과 기회라고 판단, 발행을 바로 추진했다"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8일 오전 글로벌채권 발행 추진을 공식발표하는 딜 어나운스(deal announce)를 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가 폐장하는 오후 3~4시 경 주문은 4억 달러 규모였다.

이날 미국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연설과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의회 연설이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눈치가 극심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보통 2~3억 달러씩 주문을 넣는 핌코 등 한국물 큰 손들 마저 눈치를 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반적으로 북이 천천히 쌓여 이날 새벽 4시에 최종 클로징을 했다.

◇ '가이던스란 이런 것'…스탠다드를 보여 준 북빌딩

수출입은행은 첫 가이던스(이니셜 가이던스)를 'T+250bp 근처(area)'로 발송했다. 이후 최종 가이던스(Final Guidance)를 'T+245~250bp'로 발송하고 해당 범위에 발행(price within the range)한다는 쐐기 문구까지 넣었다. 발행 금리는 최종 가이던스 하단에서 결정됐다.

요즘 한국물 발행에서 이니셜 가이던스 금리와 수정 가이던스 금리 차이가 너무 커 이니셜 가이던스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홍콩에 있는 채권 영업 관계자는 "유독 한국과 인도 발행사들이 이니셜 가이던스에서 금리를 대폭 낮춰 수정 가이던스로 조정한다"라며 "상황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최근 한국물 발행에서는 추세가 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행태에 대해 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의례 수정 가이던스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이니셜 가이던스는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니셜 가이던스에 따른 투자 주문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이번 글로벌본드 발행에서 '물을 흐리지 않는' 정기적인 장기채권 발행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다른 은행 자금부 관계자도 "투자자들이 어차피 수정 가이던스 나올 것 아니냐며 주문을 늦추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상적인 협상 방식은 이니셜 가이던스 금리 수준과 범위를 줄여 나가며 투자자들에게 판단의 폭을 좁혀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이번 글로벌본드 주관사에 국내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보조 주관사(Joint Lead Manager)를 참여시켰다.

수출입은행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함께 채권발행을 주선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우리투자증권을 주간사 중 한곳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국내 증권사 5곳과 금융노하우 공유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한 실천 일환이다.

투자자모집 역할(Joint Bookrunner)은 BofA 메릴린치, 크레디트 스위스, 다이와 증권, 골드만 삭스, HSBC, JP모간이 맡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