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9월 22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사이드(Sell-Side)로 분류되는 증권회사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패를 투자자 모집에서 찾았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 없이 한국형 헤지펀드 발전도 없다는 이야기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법적으로 '적격투자자대상 사모집합투자기구'로 정의된다. 사모펀드 영역에서 다뤄지다보니 투자자 수가 49인 이하로 제한된다. 또한 싱글 펀드 가입을 위한 개인투자자의 최소한도는 5억원, 재간접 헤지펀드 가입도 최소 1억원은 있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헤지펀드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다. 최근 더벨이 을지로 삼성증권 본사에서 만난 정진균 삼성증권 AI(Alternative Investment)팀장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헤지펀드 운용 토대가 어느정도 마련됐지만 판매나 수요창출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고 토로했다.
사모펀드 투자자 수 제한 규정으로 인해 같은 펀드를 반복적으로 찍어내야할 상황이다. 트랙 레코드가 전무한 한국형 헤지펀드에 5억원이라는 자금을 선뜻 맡길 자산가는 드물다.
재간접 헤지펀드는 가입 기준이 낮지만 자금을 펀딩하는 입장에서는 49인 제한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이같은 환경에서 증권사가 헤지펀드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은 어렵다는 것이 정 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헤지펀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목마름은 분명 존재한다고 확신했다.
정 팀장은 "랩, 주식, 원자재 등 국내 금융상품은 채권형을 제외하면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헤지펀드는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데다, 전통적 자산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자산가들에게 적합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 헤지펀드가 고위험 상품이라는 투자자들의 고정관념을 지워야 한다"는 전제한 후 "이를 위해서는 검증된 헤지펀드 선별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최근 424억달러(약 50조원, 2009년말 기준) 규모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있는 글로벌 대안투자전문회사인 맨인베스트먼트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맨은 25년 이상의 헤지펀드 투자경험을 통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데다 글로벌 리서치 리소스도 풍부해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자산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삼성증권 AI(대안투자)팀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한 헤지펀드 셀렉션 팀이다. 현재 삼성증권 AI팀이 발굴한 헤지펀드 투자 유니버스는 15~20여개정도다. 직접 헤지펀드 운용사를 방문해 실사를 거쳐 최종 선별이 이뤄진다.
그는 실사 과정에 대해 "사무실이 있구나 정도가 아니라 투자전략, 운용팀 능력, 리스크 관리, 미들/백 오피스 조직도 등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AI팀 구성은 헤지펀드 선별과 듀딜리전스(실사)에 전문성을 지닌 인력들 중심으로 충원이 이뤄졌다. 팀원은 총 8명으로 팀장 포함 과장급 3명, 중간 간부 2명, 주니어 2명이다. 과장급 3명은 헤지펀드 실사 및 운용 경험을 다년간 보유하고 있다. 정 팀장 역시 해외에서 10년 이상 헤지펀드 관련 분야에서 사람과 팀을 고르는 업무를 해왔다.
정 팀장에게 헤지펀드 셀렉션은 헤지펀드 운용에 비견된다. 실제 헤지펀드 셀렉션 과정에서도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선별하듯 보텀업/톱다운 방식을 적용한다. 삼성증권이 지난 1월 출시한 '북극성 알파'는 Top-Down 방식을 적용해 나온 펀드다. 환매주기가 짧아 시장 변화에 빨리 변화하는 시스템 트레이딩 펀드 위주로 편입이 됐다. 판매사이지만 헤지펀드 운용과 자문까지 아우르겠다는 포부다.
그는 "단순 펀드를 파는 판매사의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글로벌 헤지펀드 소싱을 통해 좋은 펀드를 골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수요를 확대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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