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9월 28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 CJ헬로비전의 상장 심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CJ헬로비전간 재송신 금지 가처분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한국거래소도 상장예비심사를 뒤로 미루고 있다.

소송 결과가 CJ헬로비전에 불리하게 나올 경우 영업 타격으로 인한 기업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상장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J헬로비전이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것은 지난 7월13일. 보통의 경우 상장심사는 두 달 이내에 마무리 되지만 CJ헬로비전의 심사는 상당기간 표류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상장 심사가 늦어지는 이유는 지상파 방송 3사와의 소송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일 CJ헬로비전은 서울고등법원 민사 제5부로부터 7월 8일부터 디지털케이블TV 신규가입자에게 지상파 방송을 제공할 수 없다는 가처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에 CJ헬로비전은 판결에 불복하고 7월 14일 가처분 이의 신청을 냈다. 지상파 방송도 계속해 재송신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CJ헬로비전이 재송신을 중단하지 않자 7월 20일 법원에 '간접강제'를 신청했다. 이와 함께 CJ헬로비전이 지상파 3사 각사에 하루 저작권료로 1억원씩을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가입자당 월 280원의 저작료를 지상파에 제공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이 스카이라이프와 같이 월 280원의 저작권료를 지상파 3사에 지불한다면, 디지털 가입자수(120만명)를 감안할 때 1년에 40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지상파들의 주장대로 하루 1억원의 저작권료를 3사에 내야한다면 연간 1095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법원이 지상파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CJ헬로비전도 7월26일 '간접강제 정지 신청'을 낸 상태다. 법원은 지상파 3사와 CJ헬로비전간 소송 3건을 한 번에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법원이 지상파 3사의 손을 들어줄 경우 CJ헬로비전은 거액의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돼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상장을 철회하는 결과도 나올 수 있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하루 1억원이라는 금액이 터무니 없이 높은 금액으로 보고 법원에서 현실 가능한 수준으로 금액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상장심사팀 관계자는 "소송 결과가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CJ헬로비전의 상장은 2005년 자금을 투입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회수(Exit)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CJ헬로비전은 2005년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인 엑셀시어 캐피탈(Excelsior Capital) 등을 FI로 유치하면서 기업공개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상장에서도 CJ헬로비전은 별도의 신주 모집 없이 구주매출 물량으로만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구주매출 규모는 2267만주로, 자사주 891만주(11.51%)와 FI가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 1376만(17.76%)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