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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디지털전환, 이제 제대로 '맛' 낼 단계"[은행권 DT 전략 점검]⑧한동환 KB금융 부사장

김민영 기자공개 2021-02-19 11:09:25

[편집자주]

연초부터 주요 은행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디지털화(DT)를 완성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예대마진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워진 금융 환경,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로 대표되는 거대 IT 공룡의 금융권 진출 등 위협이 커진 탓이다. 디지털화는 기성 은행들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주요 은행의 디지털 담당 임원들에게 어떤 방향성과 전략을 가지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전환(DT)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 주방(공간), 재료(기술), 레시피(활용법)가 다 잘 갖춰져서 이제 제대로 ‘맛’을 내고 실현하는 일만 남았다.”

KB금융그룹에서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임원을 맡고 있는 한동환 부사장(사진)은 최근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DT를 '요리'에 비유했다. 더케이(The-K) 프로젝트를 통해 모바일 최적화 인프라를 갖췄고, 훌륭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기술이라는 재료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술을 활용하고 응용해 금융소비자에게 선보이기만 하면 되는 단계다. 한 부사장은 “디지털 전략이 안정적 궤도로 추진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더케이 프로젝트는 AI와 빅데이터 등 차세대 기술 기반의 금융 인프라 구축 사업을 말한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3년 동안 추진해 총 3000억원을 들였다.

한 부사장은 금융플랫폼 회사를 금융 데이터에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의 전체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금융자문을 해주는 종합금융 자산관리(WM) 서비스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한 부사장은 “다양한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결과 추가 유입되는 고객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나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금융플랫폼은 지식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산업의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소비자보호, 신뢰, 완전판매, 책임 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인 플랫폼 기업에서의 핵심가치가 ‘편리함→밸류→책임’ 순으로 중요도가 매겨진다면 금융플랫폼 기업에서는 편리함뿐 아니라 고객 밸류와 책임이 동일한 혹은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이러한 핵심가치를 고려해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특성을 살린 경험을 누가 제대로 전달하는가에 달려 있다. 금융 영역에서뿐 아니라 생활의 전 영역에서 디지털 경험을 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건 '속도와 품질'이라고 한 부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올해 본격 도입되는 마이데이터 산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 주목했다. 지난해 시행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금융사는 고객의 동의를 얻어 금융정보를 통합 관리해주는 마이데이터 산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신용정보의 관리 주체가 기업에서 개인으로 바뀌면서 금융사뿐 아니라 핀테크, 빅테크사들도 고객 동의만 얻으면 각종 정보를 모으고 가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경쟁의 심화를 뜻한다. 더 이상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자랑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소비자가 금융서비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또, 만족하는 지가 금융사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고객이 이해하고 만족하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서비스, 상품을 만드는가가 중요하다. 레시피를 바탕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다.

한 부사장은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은행원이 관리해 주는 수준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평)를 파악해 불편함을 해소함은 물론 고객의 마음을 먼저 알고 필요한 혜택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플랫폼의 질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은행의 강점으로 오랫동안 축적한 지식과 고객 신뢰를 들었다. 지식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산업에서 디지털 기술은 도구이지 목적이 될 수 없으며 고객을 설득하고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달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기기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학습의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학습 자체가 본질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결국 사람에 달려있다.

한 부사장은 “핀테크가 지급결제 등 분야에서 편리함을 무기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지만 자산관리 영역에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고 평가하며 “KB금융은 고객신뢰와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종합 자산관리와 상담역량 등 경쟁우위에서의 확고한 위치를 지켜내면서 고객에게 더 쉽게 전달될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 예로 KB모바일인증서를 소개했다. KB모바일인증서는 국민은행이 2019년 7월 출시한 사설 인증서로 금융권과 공공기관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사설인증서다. 최근 공인인증서가 폐지되고, 연말정산에서도 이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7일 현재 691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에 다른 금융사들도 잇따라 사설인증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 부사장은 “KB금융은 각 계열사가 차별화된 서비스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도 KB모바일인증서를 활용해 각 플랫폼을 편리하게 연계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금융 서비스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KB금융은 리브부동산, 차차차(중고차), 헬스케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시니어 등 타깃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현재 ‘리브 리부트’(reboot), ‘뉴 스타뱅킹’, 시니어 특화 WM 서비스 등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다.

한 부사장은 “이제는 디지털의 표피적인 측면만을 비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고객 경험 위주로 평가해야 한다”며 “KB금융은 고객에게 가치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또 잘 전달해 좋은 경험을 주는 No 1.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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