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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M&A]동력 잃은 R&D, 친환경 패러다임 전환 '골든타임' 놓치나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규모 자금 조달...대우조선해양과 기술 격차 벌어질 수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1-10-25 07:35:0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16: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국내 조선사들이 올들어 잇달아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올해부터 조선업계가 본격적인 '슈퍼 사이클'에 들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지금 친환경 선박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현대중공업은 기업공개(IPO)를 무사히 마쳤고,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에 이어 조만간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인수가 결정됐지만 2년 반 넘게 인수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오랜 기간 KDB산업은행 아래에서 제대로 된 투자를 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은 1% 안팎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이 0.5~0.6%대를 오가는 점을 볼 때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절대적 금액만 봤을 때도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722억원을 지출했는데 전년보다 5%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 조선사들이 모두 합쳐 연구개발 비용으로 851억원을 썼다는 점만 봐도 대우조선해양이 규모와 비교해 꽤 많은 공을 연구개발에 들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는 개발비 자산화율이 0%였으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꾸준히 일부 비용을 자산으로 계상하는 등 성과도 내고 있다. 2018년에는 자산화율이 11.1%, 2019년에는 3.4%였다. 개발비 자산화율은 전체 연구개발 비용에서 개발비로 인식된 비중을 일컫는다. 한 기업의 연구개발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조직은 중앙연구원이다. 중앙연구원 소속 선박해양연구소, 산업기술연구소, 특수성능연구소 등 3개 전문 연구소에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중앙연구원은 최동규 전무가 이끌고 있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해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서 기계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올들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그룹(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비하기 위해 발걸음이 바쁘다. 친환경 선박 등에 투자를 늘릴 구체적 계획을 세워두고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당장의 운영 비용 마련에도 급급한 처지다. 지금으로선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자금이 부족한 건 물론, 주인이 바뀔지 안 바뀔지조차 불분명해 동력마저 떨어진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에 무사히 인수가 된다면야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가장 큰 목적은 기존의 '빅3' 체제를 '빅2' 체제로 재편해 조선업의 고질병으로 지적받은 저가수주를 완전히 끊어내는 데 있다. 여기에 연구개발 역량 통합에 따른 효율성 제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이 한국조선해양 아래에 놓이게 되면 연구개발이나 설계 등의 분야에서는 별도의 통합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이 독립법인으로 운영되지만 한국조선해양이 연구개발 강화와 중복투자 조율 등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최악의 경우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점이다. EU(유럽연합)는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에 LNG사업부 일부 매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대중공업그룹이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업황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이에 따른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고 있는 데다 이미 현대중공업지주를 정점으로 지배구조 재편도 마무리된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되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건 대우조선해양이다. 이미 투자 시기를 놓치면서 다른 조선사들과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는 사이 다른 조선사들은 자금 확보를 통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무사히 기업공개를 마무리하며 1조800억원을 조달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가운데 70%에 이르는 76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에 3100억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200억원, 수소 인프라 분야에 1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11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앞서 6월 부분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5대 1의 무상감자를 실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조달한 자금은 채무 상환과 운영 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친환경 선박 투자 등에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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