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부인' 핸디소프트, 변화 기로 놓인 까닭은 주식유통량 70% 묶여, 2대주주 '다산그룹' 3년째 보유…오상그룹 시너지 효과도 '글쎄'
신상윤 기자공개 2022-08-02 10:50:14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1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상그룹이 IT 계열사 '핸디소프트' 매각 추진을 부인했지만 오너의 핵심 측근이 원매자 측과 인수 구조를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원매자 측은 핸디소프트의 2대주주인 다산네트웍스 보유 지분까지 인수하는 구조를 그렸던 것으로 파악됐다.오상그룹 편입 후 핸디소프트의 주식 유통량이 전체 발행주식 수의 30%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기존에 경영권을 갖고 있던 다산그룹(다산네트웍스)이 보유한 지분도 해소해야 하는 등 변화가 필요해 매각 카드를 꺼냈던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 핸디소프트는 지난달 27일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 추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답변 공시했다. 한국거래소가 관련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한 조회 공시를 요구한 데 따른 답변이다. 핸디소프트는 오상그룹 소속 IT 계열사로 오상(15.92%)과 오상헬스케어(25.03%)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시를 통해 부인했지만 핸디소프트 인수를 추진했던 측에선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특히 구체적인 거래금액도 논의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복수의 관계자 얘기를 종합하면, 경영권을 포함한 핸디소프트 매각금은 700억원 규모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2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규모다.
핸디소프트 인수 과정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오상그룹 오너 측 핵심 인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구조를 상의한 적도 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한 만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별도로 2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핸디소프트 손바뀜 이야기가 나온 것은 다소 복잡한 지배구조가 배경이다. 오상그룹이 절반에 가까운 지배력을 가진 최대주주이지만, 2대주주인 다산네트웍스도 19.73%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70%에 가까운 물량이 묶여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2019년 초 오상그룹이 핸디소프트를 인수한 시점부터 구축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초 다산그룹 소속이던 핸디소프트는 구주가 아닌 유상증자 신주 인수 방식으로 손바뀜이 있었다. 핸디소프트가 오상그룹에 넘어간 뒤로는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바꾼 뒤 처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일시에 물량이 쏟아질 경우 주가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장내 처분도 쉬운 상황이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오상그룹도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한 적은 있지만 다산그룹과는 거래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다산그룹의 핸디소프트 지분 처분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핸디소프트 원매자 측은 다산그룹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매자 입장에선 지배력 위협 요소를 제거하고, 유통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2대주주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상그룹이 핸디소프트 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시함으로써 일련의 과정은 모두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당분간 핸디소프트 매각 논의가 쉽진 않지만 오상그룹 오너의 핵심 측근이 움직였던 만큼 이른 시일 내 재추진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오너를 비롯한 극소수의 사람이 움직이는 등 딜의 마지막 단계까진 일선으로 공유되기 힘든 사내 분위기도 한몫한다. 일례로 상장을 추진하는 오상헬스케어도 초기에 주관사 선정 여부 등과 관련해 주요 임원들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그룹이 핸디소프트 인수 뒤 시너지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오상그룹은 헬스케어 사업부문 등을 핸디소프트의 IT 사업과 연계하려 했으나 현재까지 진척된 부분은 사실상 전무하다. 오상헬스케어가 기업공개(IPO) 등에도 실패하면서 동력을 잃은 탓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핸디소프트가 오상그룹 편입 후 흑자 전환하며 체질 개선엔 성공했지만 사세가 크게 줄어든 점도 매각 기로에 놓인 이유다. 다산그룹 내에선 네트워크 장비 총반 사업으로 외형을 불렸지만 현재는 사실상 소프트웨어 단일 사업부문을 영위한다. 연간 매출액도 2019년 35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17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엔 연결 기준 매출액 38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4.9% 증가했지만 손익구조는 적자 전환했다.
이에 대해 오상그룹 관계자는 "핸디소프트 매각 논의는 사실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딜
-
- 시프트업 상장 예심 통과…공모구조 '신주 100%'
- [기업들의 CP 활용법]렌터카 파는 SK네트웍스, 회사채 '줄이고' CP '늘리고'
- 한온시스템 대주단, 한앤코에 '웨이버' 내줄까
- 상상인증권, PEF GP 비즈니스 진출한다
- [Market Watch]'과열' 공모주 시장, 진정 국면 접어드나
- [IB 수수료 점검]유진증권, 씨피시스템 상장으로 '알짜 수익' 기대
- 넷마블, 하이브 지분 2.6% 'PRS'로 미래에셋에 처분
- [Korean Paper]'7.4조' 조달계획 도로공사, 공모 달러채로 '신호탄'
- [Korean Paper]파운드화 조달 나선 수출입은행, SSA 발행 '포석'
- [IB 풍향계]노무라인터내셔널-SK증권, '6년만에' 아리랑본드 '동행'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공시가격 하이엔드 디벨로퍼]'에테르노 청담' 넥스플랜, 성공 포트폴리오 '차곡차곡'
- [2024 공시가격 하이엔드 디벨로퍼]빌폴라리스, 4년 연속 최고가 'PH129' 명성 잇는다
- [이사회 모니터/HDC현대산업개발]용산발 감사위원회 재편 불가피
- 송도 개발 NSIC, 현금 60% 압류에 재무건전성 '빨간불'
- [건설사 미수금 모니터]현대엔지니어링, 최대 실적 속 공사비 회수 '선방'
- [건설사 미수금 모니터]SK에코플랜트, SK하이닉스 준공에 공사비 회수 '순풍'
- [건설사 미수금 모니터]HDC현대산업개발, '개포1단지' 공사비 회수 관건
- [건설리포트]삼성E&A, 연간 수주 목표 달성 '이상무'
- [건설사 미수금 모니터]삼성물산 건설부문, 공사비 회수 속도낸다
- [thebell desk]'부동산 PF' 누가 떠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