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금융권 新경영지도]농협금융, 에셋전략부문 신설…자산운용 관리 효율성 높인다4→5부문 체제 전환…ESG 추진국→전략국으로 변경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27 09:45:20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3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가 에셋전략부문을 신설하며 기존 4개 부문 체제에서 5개 부문체제로 재편했다. 각 계열사가 별도로 관리해온 자산운용 분야를 농협금융이 총괄하겠다는 이석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이는 NH투자증권, 농협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자산운용에 실패, 수익성 악화 직격탄을 맞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에셋전략부문을 신설하고 기존 부사장 4명 체제에서 5명 체제로 개편했다.
이는 지주 관점에서 계열사 간 공통된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계열사에 산재한 자산운용 능력을 그룹 전체로 확장해 보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에셋전략부문은 길정섭 부사장(사진)이 맡는다. 길 부사장은 농협은행의 자금시장부문장(부행장)과 농협금융 부사장직을 겸직한다.
그는 농협 내에서 자산운용에 특화된 경력을 갖추고 있다. 1965년생인 길 부사장은 서울 명지고와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농협에 입사했다. 그는 국제부 과장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금융기획부 팀장을 맡았다. 2012년 신경분리로 농협은행이 출범하자, 농협은행에서 재무관리부 팀장과 미래전략부 팀장 등 은행의 핵심사업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에는 농협은행의 기업투자금융부문 부행장을 맡았다.
에셋전략부문 신설은 지난해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불황에 주요 계열사들이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농협금융의 자산운용 실적은 비이자이익을 중심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증시와 채권시장이 냉각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1조5331억원)보다 50.1% 줄어든 7592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3분기 중 비이자이익은 1343억원에 불과해 전분기보다 56.8%(3110억원) 급감했다.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 54.7% 줄었다.
계열사별로 보면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429억원) 감소한 5196억원이었다. 여신 및 외환(7%↓)과 신탁(19.9%↓), 대행업무(16.9%↓) 등 수수료수익 대부분 지표가 전년 대비 악화됐다. 환율 상승과 주식시장 불황으로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수익 역시 2551억원에서 1536억원으로 39.8% 급락했다.
이는 경쟁은행들의 수수료이익이 수수료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수료이익은 각각 7262억원(1.0%↓), 7001억원(2.7%↓)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4601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와 부동산PF 익스포저 불안에 순익이 급격히 감소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5% 감소한 2338억원을 기록했다. IB 수수료 및 관련 이자수익, 자산평가손익이 직전 분기 대비 평균 40%가량 감소했다. 그 결과 총 영업수익(3조7245억원)도 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농협손보도 지난해 누적 순이익이 831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1%(45억원) 감소했다. 3분기 중 순이익은 72.2% 급감했다. 농협캐피탈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865억원으로 전년 동기(908억원) 대비 4.74% 감소했다. 2021년 건전성 악화 기저효과를 낸 농협생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자산운용 리스크 헷지에 실패했다.
이 밖에 농협금융은 ESG추진국 명칭을 ESG전략국으로 바꿨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기존 ESG 전담 조직인 ESG추진팀을 국으로 격상했다. 이번 명칭 변경은 ESG 실천을 위한 전략 구축을 핵심 사업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SG전략국은 ESG 경영 협의체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 협의회' 운영과 함께 △자산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 측정·감축목표 수립 △탄소중립 달성 전략 마련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4개 부문은 경영기획(김익수)과 리스크관리(강신노), 디지털금융(강태영), 글로벌사업(김용기) 등이다. 김익수 부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농협은행 부행장과 겸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경우 과거부터 각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자산운용을 진행해왔지만, 그 결과 주식·부동산 시장 불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에셋전략부문을 통해 자산운용의 효율성과 수익성 및 건전성 부문을 지주 차원에서 들여다보고 계열사끼리의 자산운용 시너지를 점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업계 표준' 루센트블록, '두자릿수' 레코드 조준
- '사랑의열매' OCIO, NH증권 수성 여부 촉각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MG손보, 자본잠식 벗어났지만 결손금 두 배 늘었다
- [한국투자캐피탈]6년 만에 사내이사 신규 선임…사내이사 2인 체제로
- [이사회 분석]OSB저축, 장찬 신임 대표 이사회 '재정비'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갈 길 바쁜 농협은행…캄보디아 법인 '역성장'
- [이사회 모니터]BNP파리바-신한금융 합작경영 상징 '이사회 쿼터'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IFRS17' 도입에도 자본 우려 못 지웠다
- [저축은행 유동성 진단]상상인계열, 유동성 '최상위권'…관건은 건전성 관리
- [KB캐피탈 인수 10년]‘KB차차차’ 앞세워 국내 대표 중고차거래 금융사
김형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R&D 강화' 대웅제약,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 영입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대웅, 경쟁사 대비 낮은 임금…불평 낮출 빠른승진·스톡옵션
- 영진약품, 2년만에 흑자…수출보단 내수 기여 컸다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연구원에서 CTO로, 신약 자신감 기반 박승국 부회장
- 삼일제약, 신주발행 자금조달…줄어드는 오너 지분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대웅, CEO 이력 보면 전략 보인다 '박성수·이창재' 활용법
- EDGC, CB 발행 취소…크링테크 납입 거부
- [피플人 제약바이오]에스티팜, 올리고 강자? 'mRNA·생산력' 보여줄것 많다
- 삼천당제약, 옵투스·아일리아 업고 매출 2000억 정조준
- [Company Watch]코오롱제약, '매출·신성장' 두토끼…인력변동 쏠린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