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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토신도 공모채 찍는다, 연초효과로 등급스플릿 극복? 1000억~2000억 마련해 차환 유동성 보강…한신평 A0, 한기평 A-

강철 기자공개 2023-02-07 10:53:1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신탁이 1년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다. 연초부터 채권시장에 역대급 유동성이 몰리고 있는 점을 고려해 등급 스플릿이라는 크레딧 리스크를 감수하고 과감하게 수요예측 시험대에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이달 말 자금 조달을 목표로 공모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재무팀 실무진은 현재 발행과 관련한 내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승인이 나는대로 대표 주관사를 선정해 구체적인 조달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발행 목표액은 1000억~2000억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만기는 최대 2년 한도 내에서 2~3개 트랜치로 나누는 것이 유력하다. 발행 시점을 이달 말로 잡은 점을 감안할 때 늦어도 2월 셋째주에는 가격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사채는 한국토지신탁이 지난해 2월 이후 1년만에 다시 발행하는 크레딧물이다. 작년 2월에는 2·3년물로 1000억원을 조달해 만기채 차환에 사용했다. 다만 이후로는 급등하는 금리 탓에 불안정해진 수급을 고려해 공모채 시장을 찾지 않았다.

1년만에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만기채 차환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발행한 39회차 3년물 2000억원의 만기가 오는 14일 도래한다. 보유 현금으로 먼저 만기에 대응한 후 공모채로 유동성을 보강하는 자금 운용 구조로 볼 수 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이번달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2000억원에 대응하기 위한 차환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내부 승인이 나기 전이라 구체적인 발행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 실적 추이 <출처 : 한국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은 1996년 4월 설립된 부동산 신탁사다.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차입형 토지 신탁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한다. 최대주주는 지분 35.46%를 소유한 MK인베스트먼트와 MK전자다.

15~20%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연간 2500억원 안팎의 영업수익과 40~50% 영업순이익률을 꾸준하게 달성하고 있다. 2022년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액 1535억원, 영업이익 544억원, 순이익 34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2012년부터 거의 매년 공모채를 발행하는 정기 이슈어이기도 하다. 지난 10년간 공모채로 조달한 누적 자금만 약 8800억원에 달한다. 신용등급은 A-로 상향이 이뤄진 2013년 이후로 계속 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토지신탁이 채권시장에 역대급 연초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과감하게 공모채 발행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4분기부터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던 국내 채권시장은 올해 전무후무한 유동성 잔치를 벌이는 중이다. 1월 선순위 일반 회사채 수요예측에 몰린 자금만 33조76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훈풍은 A등급 시장 회복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공모채 발행을 엄두도 내지 못했던 A등급 발행사가 하나둘 시장을 찾고 있다. 1월에만 효성화학, 신세계푸드, 하나F&I, SK인천석유화학 등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SK렌터카, SK디스커버리, SK매직 등도 이번달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지금의 수급 열기가 2월에도 이어진다면 한국토지신탁도 무난하게 목표 자금 조달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용평가사별로 엇갈리는 등급 평가는 수요예측 참여자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다.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6월 정기평가에서 한국토지신탁에 A0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또다시 A-를 매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인천석유화학이 1조원에 육박하는 수요를 모은 반면 효성화학은 전량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A등급 안에서도 극단적인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작년 수요예측에서 일부 미매각이 났던 전례를 참고해 보다 현실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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