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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여기어때, 최대주주 손 바뀜... '자본잠식' 탈출①CVC 인수 후 자본건전성 강화, 연간 거래액 1조 규모 육박

박규석 기자공개 2023-05-19 07:40:09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 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5일 14:1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타트업의 경영 활동에서 최대주주가 바뀌는 일은 쉽게 볼 수 있는 현상 중 하나다. 주로 대규모 자금 조달 과정에서 손 바뀜이 일어난다. 투자 유치의 목적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새롭게 유입된 자금은 신성장 동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여행·여가 플랫폼 시장에서 사세를 확장 중인 여기어때컴퍼니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사업 확장 등에 자금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CVC캐피탈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후 CVC의 지원을 받은 여기어때는 자본잠식에서 탈피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게 됐다.

◇'IB출신' 정명훈 대표...경영 정상화 초석

여기어때의 출발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기어때는 위드웹의 온라인 정보 제공 사업부문과 전자상거래업 부문이 인적분할되며 설립됐다. 이듬해 중소형호텔 서비스를 종합숙박 서비스로 확대했다. 2018년 여기어때 액티비티를 론칭하며 사업을 확장했고 현재는 호텔타임과 호텔 여기어때, 망고플레이트 등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여기어때가 종합숙박 서비스에서 여행과 외식 플랫폼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CVC캐피탈의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지분 인수를 통한 자금 지원은 물론 사업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경영 안정화 등에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CVC캐피탈은 지난 2019년 10월 심명섭 전 대표와 JKL파트너스 등이 각각 보유한 45%와 18%의 지분을 인수하며 여기어때의 최대주주가 됐다. 2022년 말 기준으로는 80.49%(보통주)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CVC캐피탈이 구체적인 인수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시 여기어때는 3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대주주가 바뀐 후 여기어때에 생긴 큰 변화 중 하나는 대표이사의 교체다. 심 전 대표의 뒤를 이은 인물은 투자은행(IB) 출신인 정명훈 대표다. 그는 CVC캐피탈에서 여기어때 인수를 총괄했던 인물로 신임 수장으로 중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정 대표는 기업 인수와 투자 등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1977년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경제학 석사와 인시아드 MBA를 밟았다. 영국 런던 크레디트스위스(CS) IB 부문에서 근무하다 한국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에는 칼라일그룹 한국지사 내 바이아웃 부문에 합류해 ADT캡스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5월을 마지막으로 CVC캐피탈에서 현재 자리로 옮겨 여기어때의 사업 확장 등에 힘쓰고 있다.


◇CB 보통주 전환 '자본잠식 해소' 마중물

CVC캐피탈이 중용한 정 대표는 여기어때의 성장 전략을 새롭게 설정했다. 기존 사업 구조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다각화를 통한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골자였다. 이를 위해 플랫폼 고도화와 인수·합병(M&A)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벌 진출 등에 역량을 모았다.

외형 확대에 따른 매출(영업수익) 증가는 자연스럽게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벗어나는 효과로 이어졌다. 여기어때의 경우 광고료와 수수료, 객실판매, 프랜차이즈수입 등이 주요 영업수익으로 잡힌다. 여행과 여가를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이 커지면서 고객의 유입이 증가했고 관련 영향이 실적으로 연결된 셈이다.

실제 여기어때의 연 거래액은 2019년을 전후로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8년 4200억원 규모였지만 이듬해 5500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6600억원까지 증가했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증가 폭을 보인 가운데 2021년에는 95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 거래액은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과거와 같은 성장세와 더불어 엔데믹 효과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 등을 비추어 볼 때 1조원은 어렵지 않게 돌파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수익성 기반의 현금창출과 더불어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이뤄진 CB(전환사채)의 보통주 전환은 자본잠식을 벗어나는 초석이 됐다. CB 투자자들이 보유 지분 전부를 보통주로 전환했기 때문인데 CVC캐피탈에 매각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2018년 말 기준 330억원 규모였던 CVC캐피탈의 CB 발행 물량은 2019년에 110억원이 보통주로 전환됐다. 나머지 220억원은 2020년에 전환이 완료됐다. 그 결과 여기어때의 자본총계는 2018년 마이너스(-)162억원에서 이듬해 -56억원으로 축소됐다. 2020년에는 340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330억원 규모의 CB가 보통주로 바뀌면서 자본증대 효과를 누리게 된 셈이다.

이후로도 여기어때는 증자 등을 통해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자본금 자체를 늘리기 위해 2019년 9월 이후 올해 5월까지 13번의 증자가 이뤄졌다. 그 결과 2억원 규모였던 자기자본은 3억6787만원까지 증가했다. 2022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1029억원이며 이는 자본잠식을 탈피했던 2020년 340억원 대비 203%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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