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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CR 2025]첫 구두발표 진씨커, 경쟁사 넘보는 '유전자가위 액체생검'예성혁 대표 "원천기술 확보로 비용 10분의 1, 선별검사 서비스 시작"

시카고(미국)=정새임 기자공개 2025-05-09 15:08:4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07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혈액으로 암을 진단한다.' 한번쯤 들어봤을 액체생검은 한때 차세대 암 진단법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낮은 정확도로 널리 상용화되지 못하고 연구 등 제한적으로만 쓰인다.

유전자 편집 가위를 사용해 혈액으로 암을 진단하면 어떨까. 돌연변이 유전자만 남겨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세계 최초로 성공시켜 제품화를 이룬 곳이 있다. 국내 기업 진씨커다. 기존 진단법 대비 크게 상향된 정확도와 낮은 비용을 제시해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 구두발표에 나섰다.

진씨커가 AACR에서 구두발표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개선된 유전자 편집 가위로 혈액 내 종양 유발 돌연변이 유전자를 민감도 99%, 특이도 99%로 끌어올린 독자적인 기술을 소개했다.

AACR 현장에서 만난 예성혁 진시커 대표(사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스쿨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에서 유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공동창업자인 허준석 고려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액체생검 암진단 분야에 접목했다.


액체생검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유전자 가위를 접목시키려는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혈액 내 돌연변이 유전자(ctDNA)가 0.1% 미만으로 매우 극소량에 불과해 기존 방법으로는 검출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전자 가위 기술 자체의 정밀성 문제로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진씨커는 유일하게 높은 정밀도의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해 액체생검 진단 상용화까지 이룬 유일한 기업이다.

예 대표는 "기존 액체생검이 건초 더미(정상유전자)에서 자석(액체생검)으로 바늘(돌연변이 유전자)을 찾는 방식이라면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액체생검은 바늘만 남기고 불(유전자가위술)로 건초를 모두 태우는 콘셉인데 대부분 유전자 가위 기술이 정밀하지 않아 바늘까지 모두 태워버리는 문제가 있었다"며 "진씨커의 기술은 찾고자 하는 바늘만 남길 수 있는 초정밀 유전자 가위"라고 설명했다.


진씨커 액체생검은 기존 방식을 쓰는 글로벌 톱3 기업 가던트헬스의 액체생검 대비 임상적 검출한계를 10배 향상시켰다. 0.1% 이하의 변이도 검출할 수 있게 되면서 현존하는 액체생검 중 가장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진씨커도 처음에는 전세계적으로 정밀하다고 알려진 유전가 가위 기술을 모두 도입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다른 기업들처럼 실패로 돌아가자 직접 단백질을 개량하는 엔지니어링을 실시했다. 진씨커의 원천기술이 된 유전자 가위는 액체생검의 가격을 크게 낮추는 요소가 됐다. 액체생검의 또 다른 장벽이었던 가격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예 대표는 "진씨커 핵심 자원은 유전자 가위술인데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며 "현재 액체생검의 큰 장벽 중 하나가 높은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해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그동안 검출 정확도의 한계로 진입하지 못했던 조기 암 진단 영역으로도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종양 크기가 작아 극소량에 불과한 ctDNA도 정밀하게 볼 수 있는지를 공동연구를 통해 분석 중이다. 최근 1·2기 췌장암을 대상으로 한 매칭 실험에서 민감도 82%, 특이도 100%로 실제 췌장암안 환자를 췌장암으로 진단한 일치율 93%에 다다른 것을 확인했다.

글로벌 진출 기회도 잡았다. 글로벌 진단기업 써모피셔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써모피셔 진단키트에 진시커 유전자 가위를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써모피셔의 NGS 장비와 시약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널리 쓰인다. 공동연구가 제품화까지 이어진다면 전 세계 써모피셔 기기를 도입한 검사실에 진씨커 기술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먼저 제품화를 이룬 건 선별검사다. 건강검진센터나 상급종합병원에서 혈액검사 만으로 암세포를 탐색해주는 검사로 총 11종에 대한 암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다. 올해 1월 기준 10개 병원과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었고 중국도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선별검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예 대표는 "기존 액체생검 진단과 전혀 다른 방식의 유전자 진단 기술을 성공적으로 만든 점과 검출 한계를 크게 향상시키고 분석 비용을 낮춘 포인트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 구두발표까지 진행하게 됐다"며 "올해 혈액검사로 암 위험도를 분석하는 선별검사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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