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대한항공 합병, '승객'에 가려진 '화물' 운송 쟁점은EU·미국, 경쟁제한 가능성 우려 표명…공정위 "제한성 없다" 판단
허인혜 기자공개 2023-05-30 09:35:34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두고 승객 운송 서비스가 핵심 쟁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화물운송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유럽연합(EU)과 미국도 두 대형항공사(FSC)가 합병하면 화물운송 서비스 경쟁이 줄어든다는 우려를 드러냈다.대한항공은 운수권·슬롯의 배분과 더불어 화물운송 경쟁저하에 대한 지적에도 답변을 준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화물운송과 승객운송 시장의 서비스 가격 책정 차이와 글로벌 항공업계에 화물운송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 등을 답변 근거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평가도 대한항공에게 힘이 될 전망이다.
◇EU·미국, 화물운송도 경쟁제한 우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심사 중인 EU집행위원회는 이달 17일 예비조사 결과를 담은 심사보고서(Statement of Objections)를 대한항공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하면 시장경쟁이 저해될 수 있다는 의견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간 4개 노선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지점도 이 내용이다.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이 지적한 내용과 같아서다.
EU에서는 승객 운송 서비스와 함께 화물 운송 서비스의 경쟁제한 우려도 제기했다. 합병이 이뤄지면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의 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EEA에는 EU 15개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4개국이 포함된다. 이중 EU가 짚은 노선은 한국~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노선이다.
미국 법무부(DOJ)도 경쟁제한 우려를 심사기한 연장 등의 이유로 들었다. 한미 양국이 오픈스카이(항공자유화) 협정을 맺은 국가인 만큼 승객 운송 외에 다른 논점도 제시됐으리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도 미국 정부가 양사간 합병으로 단일 회사가 마이크로칩 등 중요한 상품의 화물운송을 통제하게 돼 공급망 구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이달 보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뉴욕과 시애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호놀룰루 노선 등을 운영 중이다.
다만 SO는 중간 의견서의 개념으로 대한항공은 경쟁저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답변서를 준비 중이다. 미국 역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화물시장 특성·매출비중상 문제 없어" 공정위도 'OK' 사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양사 합병시 중첩되는 국제 화물노선은 20개 시장이다. 화물운송 쟁점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우선 항공업계와 화물업계의 서비스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는 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경쟁사가 줄면 가격이 높아지는 게 당연한 수순 같지만 화물시장은 일반 승객 운송과는 또 다르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승객 운송 서비스는 우려처럼 독점이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화물시장의 운임 가격은 산업과 산업 사이 협상이다보니 단일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올리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화물운송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느냐도 살펴봐야 한다. 만약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화물운송 경쟁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하더라도 이미 진입한 항공사 외의 외항사들이 진입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폴리에어카고 등의 화물전용 항공사 들이 경쟁사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사 대비 화물의 비중이 높은 곳이다. 특히 펜데믹을 거치며 화물 비중이 늘었다. 반면 외항사들은 주로 승객 운송으로 돈을 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때문에 화물운송 경쟁저하를 우려하는 EU와 미국의 의견이 대한항공에는 큰 위협이 되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빡빡하게 심사했던 공정위도 화물 부분에서는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항공화물운송은 시간 민감도가 낮고 다른 운송수단으로 복합운송되며 일방향 운송인 점을 감안해 편도 노선으로 평가했다"며 "화물운송 서비스의 동질재적 속상, 다양한 경쟁사의 존재, 슬롯 등의 제약이 적다는 점, 화주와의 거래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든 노선에서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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