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금융지주 회장 승계 '6개월 vs 3개월' 당국·지주 견해차현행 방식 '외부 후보' 불리한 구조…기간 연장시 '회추위 독립성' 저해 지적도
최필우 기자공개 2023-09-19 08:12:15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5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 모범관행(Best practice) TF가 금융지주 CEO 승계 기간을 6개월 안팎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는 금융지주 대부분 CEO 선임 과정에 2개월 안팎의 시간을 쓰고 있다. 승계 기간을 늘려 체계적인 검증을 가능토록 하자는 게 금융 당국의 취지다.다만 업계에서는 승계 기간을 6개월까지 늘리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독립성 침해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장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외부 청탁이나 낙하산 인사 압력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외부 후보 공정 경쟁 어려운 구조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모범관행 TF는 최근 회의를 통해 CEO 승계 프로그램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TF에는 금감원과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주 회장 승계 기간을 주요 아젠다 중 하나로 삼았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을 적용해 지주 회장을 선임하려면 승계 기간을 6개월 안팎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게 감독 당국의 의중이다.

현행 CEO 승계 절차를 보면 대부분 2개월 안팎의 시일이 소요된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은 대표이사 회장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승계를 개시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30일 전에 승계 절차를 시작한다. 주주총회일 기준으로는 50일 안팎의 시간이 부여되는 셈이다.
DGB금융지주는 국내 최초로 CEO 임기 만료 6개월 전에 승계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오는 25일 회추위를 소집하고 6개월 간 후보군 선정, 평가, 추천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DGB금융지주의 승계 절차를 모범사례로 보고 다른 금융지주에도 이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외부 후보군을 추리는 데 2개월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는 2개월의 승계 절차를 시작한 뒤 외부 인사를 추천 받아 후보군 롱리스트(Long list)를 꾸린다. 회추위는 승계 완료 2달을 앞두고 외부 후보 롱리스트를 알 수 있고, 추천을 받은 외부 인사도 PT와 면접을 준비할 기간이 부족하다. 외부 후보 추천이 요식 행위에 그쳐 내부 후보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승계 기간 길어지면 '외부 입김' 차단 어려워
모범관행 TF에 참여한 몇몇 금융지주는 승계 기간을 6개월로 늘렸을 때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과거 금융권에는 CEO가 정관계 인맥을 통해 취임하는 낙하산 인사가 잦았고 최근에도 이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승계 기간이 길어질수록 후보군 조성에 외부 입김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에 승계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중론이 모이고 있다. 내부 후보군 육성이나 외부 후보군 풀 조성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승계 개시 후 후보들을 평가하는 시간을 늘려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모범관행 TF에 참여하는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논의 초반이지만 금융지주 CEO 승계 기간이 넉넉하게 확보돼야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지주 회장 임기 3년 중 6개월을 승계 국면으로 보내는 것에 대한 부담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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