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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에프앤씨는 지금]골프복 명가의 위기, 골프붐 꺼지자 '흔들'①1998년 출범 국내 골프웨어 터줏대감, '수요 급감'에 영업익 반토막

김규희 기자공개 2023-11-21 07:25:33

[편집자주]

크리스에프앤씨는 국내 골프웨어 명가로 꼽힌다. 핑, 팬텀, 파리게이츠, 세인트앤드류스 등 매스티지(대중명품)부터 최고급에 이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승승장구해왔지만 최근 골프인기 급감으로 고비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리스에프앤씨도 위기를 직감한듯 골프장, 이커머스 진출에 이어 아웃도어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벨은 크리스에프앤씨가 직면한 현 상황을 분석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국내 골프웨어 명가로 꼽힌다. 핑(PING), 팬텀(FANTOM), 파리게이츠(PEARLY GATES), 마스터바니 에디션(MASTER BUNNY EDITION), 세인트앤드류스(ST.ANDREWS) 등 전개 중인 브랜드 대부분이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매출 1000억원대 '메가히트' 브랜드를 보유하며 상승세를 보이던 크리스에프앤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2021년 또 한 번의 도약 기회를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기로 젊은층이 대거 골프로 유입되면서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그 위상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어 골프인구가 급속도로 빠져나가면서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럭셔리 하이엔드 골프웨어를 새롭게 론칭하는 등 가까스로 실적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 박세리 '맨발 투혼' 계기로 창업, 핑·파리게이츠 론칭으로 승승장구

크리스에프앤씨는 국내 골프웨어 매출 1위 업체로 오랜 업력을 자랑한다. 골프라는 스포츠가 낯설게 느껴졌던 1990년대 골프웨어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창업주 우진석 회장이 크리스에프앤씨를 설립한 건 1998년 8월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대표하는 US오픈이 끝난 바로 다음달이다. 우 회장은 당시 21살이었던 박세리 선수가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으로 우승을 거두는 장면을 본 뒤 골프산업의 성장을 예감하고 골프웨어사업을 시작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미국 유명 골프 브랜드 '핑(PING)'의 국제상표권자와 국내 독점 상표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1998년 12월 국내에 들여왔다. 이후 2008년 9월엔 '팬텀(FANTOM)' 브랜드를 인수해 자체 골프웨어 브랜드를 확보했다.

골프가 비싼 운동이었던 만큼 타깃 고객층을 45~55세의 중장년층으로 설정했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기능성 골프 의류를 공급하고 향후 시장이 확대되고 젊은층 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트렌디한 디자인의 골프웨어를 선보인다는 전략이었다.


이 같은 목적으로 론칭한 브랜드가 파리게이츠다. 파리게이츠는 2008년 국내에 한 차례 직접 진출한 바 있지만 당시 인기를 끌지 못하고 2년 만에 철수했다. 골프웨어 유통에 자신 있었던 크리스에프앤씨는 2011년 2월 국내 독점 라이선스계약을 맺고 고객층을 20·30대로 넓혔다.

파리게이츠는 론칭과 함께 젊은층으로부터 주목받았다. 기존 골프웨어와는 다른 독특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개성있는 디자인을 잇따라 선보여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파리게이츠의 성공으로 고속 성장할 수 있었다. 파리게이츠는 론칭 첫해부터 높은 성적을 거둔 이후 빠르게 1000억원대 '메가히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선 매출 1000억원을 메가히트 브랜드의 기준점으로 본다.

2017년 5월 출발한 마스터바니 에디션(MASTER BUNNY EDITION)도 지금의 크리스에프앤씨를 만든 브랜드 중 하나다. 크리스에프앤씨는 파리게이츠의 편집브랜드였던 마스터바니 에디션을 독립 브랜드화했고 론칭 5년 만에 매출액 6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2018년 4월 론칭한 스코틀랜드 최고급 골프웨어 브랜드 세인트앤드류스(ST.ANDREWS)는 크리스에프앤씨 보유 라인업 중 가장 하이엔드 브랜드다. 초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백화점 중심의 노세일 정책을 펼쳤다. 론칭 첫해 1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353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 특수' 매출 급증, '골린이' 떠나자 실적 악화

크리스에프앤씨는 승승장구했다. 2018년에는 튼튼한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5년 이후 연평균 11.7%씩 성장했다. 상장 이후엔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기간 '골프붐' 영향으로 다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 2017년 281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상장 첫해인 2018년 2579억원으로 8.3% 감소했다. 이듬해에는 0.6%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하락 국면에 접어들어 2017년 463억원에서 2018년 436억원, 2019년 377억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그러다 2020년 기회가 찾아왔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골프붐이 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야외활동에 제한을 받자 사람들은 한적한 공간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골프로 몰려들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2.7% 증가한 292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2.1% 증가해 498억원으로 커졌다. 당기순이익도 248억원에서 386억원으로 55.6%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21년에도 이어져 매출액 3759억원, 영업이익 871억원, 당기순이익 68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28.6%, 74.9%, 76.4%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기간 유입됐던 골프 인구가 급속도로 빠져나가면서 골프웨어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8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785억원으로 9.9% 감소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이천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613억원가량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했다. 144억원의 화재보험금을 수령하긴 했지만 손실폭을 상쇄하진 못했다. 이에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61.2% 감소한 264억원이었다.

하락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올 3분기 25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2774억원 대비 8.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크다. 1년 전 556억원에서 315억원으로 43.3%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0.8% 역성장해 21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의 급격한 통화긴축으로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어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크리스에프앤씨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원가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판관비를 절감하는 등 관리에 나선 덕분에 경쟁업체 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 등으로 골프웨어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골프웨어 사업을 하면서 생긴 노하우와 유통체계, 브랜드별 마케팅 전략 등을 통해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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