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회 차기 리더는]민간 vs 관료 경쟁 재연…차기 수장 운명의 5일역대 회장 민·관 번갈아 선출…후보 재검증 및 총회 일정 감안해 금주 중 결론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21 08:11:2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0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생명보험협회 수장 선정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당초 20일 2차에서 최종 후보자 선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표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회추위는 후보자 추가 검증 후인 오는 24일 3차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자 내정을 진행할 예정이다.차기 협회장 내정이 지연되는 데에는 금융당국에서의 명확한 시그널이 없었던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과 정치권이 인사권 참여와 불참을 명확히 한 과거와 달리 이번 인선에서는 명확한 메세지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3차 회의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해졌고 후보자들의 경쟁력이 차기 회장 선출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늦어진 인선 시계…회추위의 고민은
생보협회장 자리는 다른 금융권 협회장과 달리 정치 및 관료 출신 인사들의 선출 사례가 많다. 정부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보험업의 특성 상 회원사들도 관료 출신 회장들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최근 20여년간 생보협회장 자리는 민간과 관료 출신 인사들이 번갈아가며 선출됐다.
과거 선출 사례를 보면 당국과 정치권의 관여 여부가 회장 선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005·2008·2011년에는 모두 정치 혹은 관료 출신 인사가 생보협회장으로 추대됐다. 2005년 선출된 남궁훈 회장은 행시 10회 출신이다. 이후 재무부와 재경원 핵심 자리를 거쳐 1999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우철 회장과 김규복 회장은 각각 행시 18회, 15회 출신이다. 두 회장 모두 재경부에서 경력을 쌓은 대표적인 금융당국 출신 인물이다.
기류가 변한 것은 2014년이다. 이때 회추위는 이수창 당시 삼성생명 대표를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당시에는 세월호 사건 발생 이후 낙하산 논란이 핵심 이슈로 부각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당국은 일찌감치 협회장 인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탄핵 정국 직후였던 2017년에도 유사한 상황이 이어지며 신용길 전 KB생명 대표가 선출됐다. 2연속 민간 출신 인사 선출이다.
생보협회 회추위가 2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자를 선출하지 못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12년여 만이다. 앞서 이수창·신용길·정희수 회장 내정 당시에는 모두 2차 회추위서 최종후보자를 선출했다.
2020년에는 기류가 다시 변했다. 국회의원 출신 인사인 정희수 현 생보협회장이 내정됐다. 정 회장은 앞선 두 회장보다 금융권 경력이 부족하다. 2014년부터 3년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보험업 경력은 2018년부터 3년간 보험연수원장을 지낸 것이 사실상 전부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단 부단장을 역임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당시 생보업계는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의무 가입 등 정치권과 당국의 소통이 강조된 시기였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20년간 내정된 회장 후보자들을 보면 생보업계의 요구에 따라 선출된 인사의 성향이 바뀌어 왔다"면서도 "결정적인 상황에선 당국과 정치권의 인사 시그널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생보업계 당국+민간 경험자 선호
차기 회장 선거에선 정부의 명확한 메시지는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번주를 당국과 정치권의 지침을 살피는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차회의에서 후보자를 확정하지 않고 3차 회의까지 진행하는 것은 각 후보에 대한 검증이 새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과 교감이 있었다면 당국이 지목한 후보 외에 다른 후보에 대한 검증은 불필요하다.
총회 일정을 감안해도 이번주 중 단일 후보 추대가 필요하다. 정희수 현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8일까지다.
회장 선임은 이사회에서 단일 후보를 추대하면 회원사 총회의 의결을 거치는 과정을 거친다. 총회 일정 공지 등을 감안하면 회추위의 최종 후보자 선정 이후 일주일 이상이 필요하다. 앞서 정희수 회장은 지난 2020년 11월26일 최종후보자에 선정된 후 보름가량 후인 2020년 12월4일 회원사총회를 거쳐 같은달 9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생보협회장 후보는 민간 CEO와 관료 출신 인사의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민간과 관료 경험을 고루 갖춘 인물은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와 임승태 KDB생명 대표가 대표적이다. 성 전 대표와 임 대표는 각각 행시 33회, 23회로 재무부와 금융위 핵심 요직을 거쳤다. 성 대표는 재정경제원 보험제도담당관실 사무관과 금융위 보험과장을 거친 뒤 2016년부터 4년간 보험개발원장을 지냈다. 2019년에는 신한생명 대표로 발탁돼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주도,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를 지냈다. 임 대표는 재무부 보험국 보험정책과 서기관과 금융위 사무처장을 거쳐 올해 3월부터 KDB생명 대표를 맡았다.
여당 측 인사의 깜짝 선출 가능성도 여전하다. 앞서 보험업 경력이 거의 없는 정희수 회장도 정치권 인맥을 활용해 발탁된 바 있다. 이번 후보군에서는 윤진식 전 의원과 김철주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접점이 많은 인물로 꼽힌다.
두 인물은 각각 행시 12회와 29회로 공직에서 경험을 쌓았다. 윤 전 의원은 MB정부에서 경제수석과 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윤 대통령 당신인 시절 경제고문을 지냈다. 김 위원장은 MB정부에서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수석비서관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했다.
생명보험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당국과 민간보험사를 모두 경험한 인물을 가장 선호한다"면서 "명확한 정치권 시그널이 없을 경우에는 당국 출신의 보험사 CEO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과 여당 측에서 명확한 시그널을 줄 경우에는 여당 정치계 인맥을 갖춘 인사가 내정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주가 차기 회장 선출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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