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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중공업, 적자 전환 시점에 2세 윤지원 체제 ‘굳히기’ 수백억 규모 증여세 납부 방식 '관건'…증권가 "수익성 개선 느려"

성상우 기자공개 2023-12-08 08:18:2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국 세진중공업 회장이 아들 윤지원 부사장에게 세진중공업 지분을 추가로 넘기면서 후계 구도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회사가 1분기 만에 영업적자로 전환된 직후 시점이라 눈길을 끈다. 조선업황 회복 수혜를 타고 실적 개선을 이루는 게 윤 부사장의 당면 과제로 꼽히지만 증권가 시선은 ‘반신반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 부사장의 세진중공업 보유 주식수는 지난달 22일자로 750만주가 늘어 2507만1088주가 됐다. 이날 윤 회장이 보유 주식 1625만439주 중 750만주를 증여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윤 부사장 지분율은 44.1%로 높아졌고 윤 회장 지분율은 15.4%로 낮아졌다.

세진중공업 후계 구도를 완전히 굳힌 셈이다. 장남인 윤 부사장으로의 승계는 예정된 것이었고 실제 지분 구조 변화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됐지만 마지막 변동의 여지가 없진 않았다. 지난 2분기말 기준 윤 부사장이 30.9% 지분율로 이미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지만 윤 회장 역시 28.6% 지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수관계자가 포함된 최대주주 지분(59.5%)을 사실상 양분하는 구조였다. 이론적으로 윤 회장 의지에 따라 후계구도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미완성 상태였던 셈이다.

이번 증여로 마지막 변동 가능성까지 사실상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 윤 부사장은 타인 지분의 향방과 관계없이 자력으로 최대주주 지분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누나인 윤지현 부사장 지분율은 여전히 1% 미만으로 미미하다.

윤 회장은 지분 증여에 앞서 본인 지분 600만주에 걸려있는 BANK OF HOPE와의 질권 계약을 해지했다. 질권 해지된 지분 전량이 증여된 것으로 보인다.

윤 부사장이 수증받은 주식 750만주의 시장가치는 수증일인 지난달 22일 종가(4535원) 기준 약 340억원이다. 현행법상 증여세율은 증여액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최대 50%가 적용된다. 경영권이 넘어가는 지분일 경우 가산세도 붙는다. 증여세 신고서는 통상 증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제출해야한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증여세는 150억~2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윤 부사장이 어떤 납부 방식을 택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증여세 마련을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으려면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윤 부사장은 총 7건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갖고 있다. 대출 총액 304억원에 대해 958만여주를 이미 담보로 제공했다. 각 대출별 담보 유지비율은 최대 180%까지 오른 상태다.

최근 주가가 3년래 최저점 부근에서 오르내릴 정도로 부진한 상황이라 해당 지분의 담보 가치를 유지하는 것만 해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증여세 전액을 주식담보대출로 전부 마련해야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주가 상황 상 이론적으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담보 제공 물량의 턱밑까지 갈 수도 있다.

승계 구도 굳히기가 영업적자 전환 시점과 맞물린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세진중공업은 연결기준 지난 3분기 66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적자 전환 이후 2분기에 곧바로 흑자 전환을 이뤘지만 또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 기준으론 32억원 흑자지만 이는 지난 7월 이뤄진 에코마린텍 매각으로 118억원 규모 중단영업이익이 발생한 덕분이다. 중단영업이익이 없었다면 80억원대의 순손실이 나는 상황이었다.

오너 지위를 굳힌 윤 부사장의 우선과제는 단연 실적이다. 최대주주에 오른 뒤 부진한 실적을 낸 건 아니지만 전방산업 회복 싸이클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증권가에서도 우려섞인 관측이 제기된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PG 해운시장 운임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발주량도 증가세가 유지되는 등 전방산업 흐름이 양호하지만 올해 세진증공업의 수익성 개선은 느린 걸음”이라고 꼬집었다. 다올 증권은 “협력사 입장에서 ‘선작업-후매출’ 구조로 인식되는 탓에 실적이 ‘퐁당퐁당’ 양상을 띈다”면서도 적정주가를 직전 8800원에서 5500원으로 낮춰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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