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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IPO 점검]'1호 상장' 노리는 퓨리오사AI, 관건은 '밸류 눈높이'④인공지능 열풍에 피어그룹 선정 난이도 급등, 엔비디아 포함 가능성도

안준호 기자공개 2024-03-14 13:53:58

[편집자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가 핫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AI용, 차량용 반도체 등 최첨단 기술 수요가 점차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연구 개발비를 늘려 잡으며 기술력을 선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패권 경쟁을 위해 자본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벨이 시스템 반도체 IPO 대기 주자들의 전략을 점검해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준비에 돌입한 퓨리오사AI의 가장 큰 숙제는 높아진 ‘눈높이’다. 지난 투자 라운드를 거치며 기업가치가 상승한 만큼 몸값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다른 산업과 달리 마땅한 비교군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팹리스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시스템반도체는 2000년대 전후 창업 열풍이 불었던 산업군이지만 실제 성공적인 투자 사례는 드물다. 전 세계적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경우 성공 가능성이 더욱 희박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전히 뜨거운 AI 반도체 테마…최적화 염두에 둔 기술력 강점

퓨리오사AI는 지난 주 국내 주요 증권사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조만간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거쳐 공모 전략을 청취한 뒤 최종 주관사단을 확정할 전망이다. PT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회사 측은 이달 중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AI 반도체는 최근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를 움직이는 주요 테마 중 하나다.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3배 가까이 상승했다. 2022년 전후 본격적으로 AI 열풍이 불면서 관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워낙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덕분에 ‘현대판 튤립 파동’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AI 반도체에 대한 주목도는 상당한 편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두뇌 신경망을 모방한 뉴로모픽(Newmorphic) 반도체 구현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자람테크놀로지 등 관련 연구과제를 수행 중인 기업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통신용 반도체를 주로 개발하는 기업이지만, AI 반도체 관련 국책 과제를 수행하며 관련 기업으로 묶였다.

뉴런과 시냅스 구조를 재현해 정보를 처리하는 뉴로모픽 컴퓨팅은 AI 반도체의 최종 진화 형태로 꼽힌다. 현재 국내 스타트업들의 양산 제품은 AI 연산에 최적화된 주문형반도체(ASIC)에 가깝다. 다만 자람테크놀로지 등 최근 국내 팹리스의 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공모 과정에서 관심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퓨리오사AI 등 국내 스타트업의 강점은 처음부터 확장성을 고려해 제품을 설계했다는 점이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대표적인 해외 AI 팹리스인 세레브라스(Cerebras)도 고객사별 조정을 담당하는 커널 개발자가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이런 구조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처음부터 최적화 지원 소프트웨어를 함께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2020, 관계부처 합동)>
◇고차방정식 된 피어그룹 선정…목표 시총과 시장 공감대 사이 '딜레마'

퓨리오사AI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백준호 대표다. 2022년 감사보고서 기준 23만8000주(20.94%)를 보유하고 있다. 초창기 투자사인 DSC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약 10%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고도화는 물론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상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 현재 시장에 안착한 기업이 없다는 점은 공모 과정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같은 팹리스라고 해도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선 유사 기업이 사실상 없다. 최근 상장 사례로는 넥스트칩, 자람테크놀로지 등이 있지만 각각 차량용, 통신용 반도체에 특화된 기업들이다. 지난해 상장한 파두는 낸드플래시에 탑재되는 데이터 컨트롤러가 전문 분야다.

AI 반도체의 경우 산업 자체가 개화 단계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비교군을 고르기 쉽지 않다. 현재 독주하고 있는 기업으론 엔비디아를 꼽을 수 있지만, GPU 전문 기업이라는 점에서 제품 성격이나 지향점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워낙 주가가 급등한 탓에 섣불리 피어 그룹(Peer Group)에 선정하기도 어렵다.

경쟁에 뛰어든 증권사들 역시 이 부분이 고민거리다. 무작정 밸류에이션을 높게 제시하기 보다는 회사 측에 설득력 있는 공모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팹리스를 포함시키면 목표 기업가치를 맞추기가 쉽지 않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시장의 공감대를 얻을 수가 없다”며 “AI 반도체와 팹리스 산업 이해도가 경쟁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팹리스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경험이 부정적인 것도 허들로 꼽힌다. 팹리스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주목받은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휴대 전화 대중화와 함께 2000년대 초중반 팹리스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스마트폰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이동하는 산업 흐름에 국내 기업 대부분이 적응하지 못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등장했던 AI 반도체 회사들 역시 성공 사례는 드문 편이다. 제품 양산화까지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만큼 해외 투자사들도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 역시 최근 진행한 투자 라운드에서 자금 조달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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