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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설비투자 베팅' 아바코, 남은 건 자산 효율성 제고[코스닥]자본 수익성 지표 악화, 김재호 CFO 재무건전성 강화 과제 안아

김소라 기자공개 2024-04-03 08:15:04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4: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아바코'가 분위기 반전에 팔을 걷었다. 지난해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신규 디스플레이 수요 위축에 따라 국내 장비 생산 업체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를 타개코자 새로운 영역으로 보폭을 빠르게 확장하는 모양새다.

다만 자산 효율성 강화 작업도 함께 요구된다. 영업 자산 대비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는 탓이다. 신규 설비 투자를 크게 늘린 반면 아직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변화에 수익성 지표가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생산 인프라 안정화를 위한 후속 작업에 관심이 쏠린다.

아바코는 근래 설비 투자 규모를 큰 폭으로 늘렸다. 지난해 총 210억원을 자본적지출(CAPEX) 목적으로 배정했다. 이는 직전년도 대비 5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구체적으로 2차전지 제조 장비 생산을 위한 공장 구축에 가장 많은 몫을 배정했다. 2차전지 생산만을 위한 전용 공장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바코 관계자는 "기존엔 경상북도 구미 등에 위치한 기존 공장을 활용해 2차전지 생산 장비 물량에 대응해왔다"며 "하지만 향후 배터리 시장 개화에 본격 대비하고 장비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자 단독 생산이 가능한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신규 성장 엔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아바코는 2020년 처음 2차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당해 2차전지 장비 사업부를 신설, 관련 기술 확보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현재 2차전지용 자동화 시스템 및 롤투롤(Roll to Roll) 장비 생산이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2000년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단일 사업부로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확장이 가시적으로 이뤄졌다.

실제 성과 측면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뚜렷이 감지된다. 지난해 말 수주잔고 기준 2차전지 비중은 78%를 차지했다. 사실상 당해 성장의 대부분을 책임졌다. 북미 시장 대상 2차전지 자동화 장비 수주분이 대거 반영되며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기존 LCD·OLED 사업부 성적은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사업부 수주잔고는 전체의 17%에 그쳤다. 새로운 일감 확보에 고전하는 형국이다. 아바코 관계자는 "근래 장비 시장 성장이 전체적으로 둔화되면서 해당 부 성과 확보도 부진했다"며 "동시에 재료비, 인건비 등 고정 비용 부담이 함께 높아진 탓에 전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사업부 부진은 재무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아바코 주요 재무지표는 일제히 악화 추세로 돌아섰다. 자기자본 대비 이익분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당해 말 2.4%로 전년대비 약 9%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자산의 효율성도 크게 훼손됐다. 기업의 영업용 투하 자산 대비 이익 추이를 가리키는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1%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과 신규 설비 투자 흐름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020년까지만 해도 30% 수준을 유지했던 ROIC는 이듬해 2차전지 등 신규 투자가 본격화된 시점부터 한 자릿수에 머물러있다.

향후 자산 회전율을 개선하는 작업이 재무 조직의 주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영업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놀리는 자산 등을 쳐내고 기존 인프라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하락 추세인 유형자산 회전율 및 순운전자본 회전율 등을 반등시키는 작업이다.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인 만큼 해당 작업은 주요한 선결 과제로 꼽힌다.

중책을 맡은 이는 김재호 최고재무책임자(CFO)다. 그는 아바코 기업공개(IPO) 직전 합류해 올해로 19년 가까이 회사에 몸 담고 있다. 최고경영책임자(CEO), 오너 2세 등이 포진한 이사회에서 근속 연수론 가장 맏형인 인물이다. 근래 대규모 설비투자를 마무리 지은 상황에서 유동성 관리와 주요 투자 지표 개선을 위한 전략 구상이 요구된다. 실제 현금 유동성은 메말라가는 상태다. 지난해 말 연결 유동비율은 160%에 그쳤다. 2021년 200%대가 깨진 후 계속해서 하락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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