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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조달 나선 진영, FI 미래 성장성 베팅 이자율 1%, 만기 5년 발행사 유리한 조건…주가 상승 여력·ESG 신사업 어필

조영갑 기자공개 2024-04-01 09:00:0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진영'이 상장 후 첫 전환사채(CB)를 발행, 10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한다. 방점은 지난해 인수한 열분해유 제조사 '한국에코에너지' 캐파 확장에 찍혀 있다. 상장 이후 주가가 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FI(재무적 투자자)는 진영이 진행하고 있는 미래사업에 선뜻 지갑을 열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진영은 1회차 CB를 발행, 총 10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한다. CB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다. 사채의 만기일은 2029년 3월 27일이다. 보통주 전환시 256만6735주 가량의 물량이다. 총 주식수 대비 12.81% 수준이다.

최근 메자닌 발행 경향성과 시중 금리 등을 감안하면 발행사(진영)에 매우 유리하게 설정된 CB라는 평가다. 만기이자율이 1%인데다 만기일 역시 5년 이후로 설정돼 있다. 투자금이 성과를 낼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물론 보통주 전환청구기간이 내년 3월 부터이기 때문에 주가 상황에 따라서 보통주 매물이 출회될 리스크도 있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비율은 70%다.

전환가액(3896원) 역시 할인이나 할증이 붙지 않고, 현 시중가가 그대로 적용됐다. 향후 주가 상승의 여지가 크다는 발행사와 FI의 공감대다. 현재 진영의 펀더멘털이나 미래 추진 사업의 성장성 대비 현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는 문제의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일 종가(25일) 기준 진영의 주가는 3860원이다. 지난해 6월 1일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1.7배 수준(8680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지속, 3000~4000원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진영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감소하면서 총 매출액 309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이전까지 약 500억원 수준의 평균 매출과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영업 실적을 보였다. 이번 CB 발행은 위축된 현금성 자산의 규모를 보충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진영의 현금성 자산은 6억원 가량이다. 이익잉여금이 160억원 가량 있지만, 손을 대지 않고 외부조달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1회차 CB는 여러 기관이 나눠 담으면서 리스크를 분산했다. 제이비우리캐피탈(20억원), NH투자증권(20억원), 키움증권(20억원), 신한투자증권(10억원), 히스토리투자자문(10억원), KB증권(20억원) 등이다. 대부분 신탁업자로 보인다.

FI는 진영의 저평가돼 있는 주가와 진영이 투자처로 점찍은 미래 사업에 베팅했다. 진영이 지난해 투자한 '열분해유' 사업이다. 진영은 지난해 말 11억원을 투자해 신생업체나 다름 없는 열분해유 제조사 '한국에코에너지'의 지분 47.74%를 확보했다. 한국에코에너지는 김준식 대표가 2022년 설립한 기업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코에너지의 지분 45%를 쥐고 있다. 열분해유란 폐기, 수집된 폐플라스틱을 거대한 열 용융로 탱크에서 고열, 고압으로 분해해 중질유 등의 기름으로 추출하는 리싸이클링 제품이다.

진영은 투자금 중 약 40억원에서 50억원 가량을 열분해유 캐파 확대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공장 증설에 20억원, 기계설비 20억원 등이다. 진영이 열분해유에 투자를 확장하는 까닭은 현재 본업의 밸류체인 상에도 시너지가 있고, 향후 회사의 체질을 ESG로 설정하기 위한 첫 단추로서의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진영은 ASA(Acrylonitrile Styrene Acrylate)를 비롯 다종의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 제조해 건축, 가구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생산-폐기-재생' 식의 순환형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진영 1년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진영은 현재 2기(총 20톤) 수준의 생산 캐파를 우선 추가로 2기 더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내년까지 총 12기(120톤)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에코에너지는 현재 일일 15톤 가량의 폐플라스틱 처리가 가능하다. 더불어 서해안 일대에 추가 사이트(부지)를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주요 정유사인 H사가 한국에코에너지의 초도 물량을 도입한 만큼 생산량만 뒷받침된다면 안정적인 캐시플로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이후 시리즈A 투자 유치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진영은 나머지 투자금 상당 부분을 반도체, 2차전지 필름 양산에 투입한다. 최근 진영은 반도체 기업과 손 잡고 차세대 반도체 정전기 방지 필름을 개발했다. 시장 규모가 막대하지는 않지만, 기존 제품을 대체하면 진영의 새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내 양산공급이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진영은 2차전지용 패키징 필름 역시 양산을 준비한다. 해당 필름은 배터리셀 이송에 사용된다. 내마모성이 우수해 분진을 억제하고 외부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장점이다. 테스트 마무리 단계에 돌입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진영 관계자는 "회사는 이번 투자금 조달을 통해 ESG 관련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기존 특수 플라스틱 사업에서 ESG 유관사업으로 다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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