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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비즈니스 2.0]"부산 지역 젊은 작가, 글로벌 무대에 세운다"⑧강남화랑 2세 강우현 갤러리우 대표, 올해 인도네시아 갤러리와 파트너십 목표

서은내 기자공개 2024-04-15 07:40:45

[편집자주]

화랑업계가 2세 경영을 통해 새로운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부모 세대 갤러리스트들이 이뤄온 고미술, 근대미술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탈피, 현대미술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컬렉션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선 3040의 젊은 갤러리스트들은 디지털, 글로벌 등을 키워드로 정보력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2세 갤러리스트들을 인터뷰하고 한국 미술 유통업계 비즈니스의 새 모델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진출이 목표다."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화랑 갤러리우는 부산 지역 신진 작가들을 국내외에 소개하는데에 집중하고 있다. 갤러리우 사업의 중심에 선 강우현 갤러리우 대표는 일찍부터 해외 페어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해외 고객들의 수요를 확인해왔다. 아시아권 각 나라마다 하나의 파트너 갤러리를 만들고 작가를 교류하는 수익 체계를 만드는 중이다.

강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일본 화랑과 손잡고 해당 화랑에서 우리 작가 작품이 판매되면 갤러리우도 일정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전시를 지속하고 있다"며 "대만, 일본 사례처럼 땅따먹기 하듯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의 각 나라마다 하나의 파트너십 갤러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 지역 화랑과 파트너십, 수익화 시스템 마련 중

갤러리우는 부산의 지역 화랑으로서 독자적인 색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강 대표는 "마이애미 페어에 갔을 때 그곳 친구들이 뉴욕 작품을 낮춰 평가하고 마이애미 스타일을 두둔하는 걸 봤는데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갤러리우도 부산 화랑으로서 지역색을 쌓아가다보면 향후 재미있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갤러리우는 아시아권 아트페어를 자주 순회하며 해당 지역의 갤러리들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국내 작가를 해외에 소개하거나 해당 갤러리 작가를 국내에 소개하는 작업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강 대표는 "부산에 있다보니 해외 아트페어 참여율이 높은 편이며 1년에 열두번씩 참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다. 강 대표는 "해외 페어에 나가면 인도네시아 손님들을 제법 많이 접한다"며 "스페인, 프랑스인 고객들도 많았는데 그들에게 우리 작가의 작품이 팔리는 걸 보고 해외 시장 준비에 더 열을 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강우현 갤러리우 대표

◇ 젊은 작가 소개, 갤러리와 동반 성장

강우현 대표(41)는 미술을 전공한 이는 아니다. 캠핑 장비 등 아웃도어 관련 일을 해오다 모친의 갤러리 사업에 함께하게 됐다. 강 대표의 모친은 서울에서 운영하던 강남화랑을 접고 부산에 내려와 2006년 갤러리우로 새 사업을 시작했다. 동양화를 주로 취급했던 강남화랑과 달리 갤러리우는 현대미술을 지향했다.

강 대표가 합류한 건 한창 갤러리 비즈니스 환경이 좋지 않았던 2012년이었다. 강 대표는 "상황이 좋지 않은 시장 여건을 풀어가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젊은 작가들을 데리고 대만 등 해외로 가면서 우리만의 색을 조금씩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어머니 대신 대표 자리에 오른 후로는 좀더 젊은 작가들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그와 비슷한 나이대의 작가들을 초대했고 10여년 이상이 지난 지금은 갤러리와 그 작가들이 함께 성장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한충석 작가, 일본인 마유카 야마모토(Mayuka Yamamoto), 독일 작가 티츠(Thitz) 등이 대표적이다. 마유카 야마모토는 한국에서는 갤러리우가 처음 소개한 작가다.

갤러리우는 보통 한 작가와 7년 이상씩, 길게는 10년에서 15년씩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강 대표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비슷한 결이 있다. 주요 작가들의 그림을 보면 대체로 대중성을 지닌 팝아트 계열의 스타일이 겹쳐있다. 캐릭터 형태의 이미지가 등장하기도 한다. 팝아트계의 거장으로는 앤디 워홀,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등이 있다.

강 대표는 "갤러리 일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작가를 보는 기준이 바뀌더라"며 "초반에는 누가봐도 예쁜 그림들만이 좋은 그림이라 느꼈지만 점차 우울하고 괴기하거나 흉측해보이는 그림을 보면서도 좋은 그림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 자녀에게 젊은 작가 작품 구매 돕는 컬렉터들

강 대표는 미술품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먼저 자신의 취향을 깊이 탐구한 후 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투자로 접근한다면 젊은 작가보단 유명 작가 작품을 사는 게 낫고, 그렇지 않다면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봐야 하므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그림을 사야만 작가와 진정한 서포트의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컬렉터들이 자녀에게 직접 젊은 작가를 소개하고 자녀가 그 그림을 마음에 들어하면 구매하게 도와주기도 한다. 강 대표는 "이는 장기투자와 같은 것"이라며 "어린 자녀에게는 안목을 넓힐 기회를 주고 젊은 작가는 서포팅을 받아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10년 뒤 내가 가진 그림들을 전부 전시한다고 생각하면 컬렉션의 의미가 또다르게 다가올 것"이라며 "어린 자녀를 낳으면 그동안 자신이 갖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이 생겨나듯 미술작품은 우리가 느끼지 못한 감정을 채워주는 풍족함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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