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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경쟁 체제]‘기업·농협·산업’ 시중은행 위협하는 특수은행들의 선전⑦총자산 성장세 대형은행 앞질러…촘촘한 '기업금융·리테일' 공략

고설봉 기자공개 2024-04-23 12:29:53

[편집자주]

은행권 신경쟁 체제가 도래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과 상생금융, ELS 사태 등 여러 이슈를 겪으면서 영업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이 과정에서 은행간 이슈 대응 전략에도 미묘한 차이가 발생했다. 위기를 기회로 성장세에 올라탄 은행이 있는 반면 수세적으로 시장을 관망하면서 성장성이 저하된 곳도 있다. 그 결과 은행간 순위 경쟁의 판도도 미세하게 바뀌고 있다. 올해 은행권 경쟁은 또 다른 전기를 맞았다. 새로운 경쟁체제가 마련된 은행권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 경쟁체제는 2000년 초반 금융지주 체제가 출범하면서 대형화한 4대 시중은행 중심으로 굳어져 왔다. 은행권 전체 대출시장의 60% 정도를 하나·KB국민·신한·우리은행이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기타 은행들은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국책은행 등 특수은행들의 리테일 강화가 추진되면서 판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특수은행들이 대형 시중은행으로의 자산 쏠림 현상을 둔화하면서 경쟁체제에 불을 붙이고 있다.

◇순이익 극대화 성공한 ‘산은·기은·농협’

최근 공공성을 띈 특수은행들의 외형확장이 대형 시중은행 못지 않게 활발하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은 4대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고 있다. 중소형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들을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자랑하고 있다.

특수은행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곳은 산업은행이다. 순이익 3조1309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순이익 1위를 기록한 하나은행에 이어 은행권에서 두번째로 많은 순이익 기록이다. 다만 산업은행 순이익은 이자이익 등 영업활동의 성과보단 보유하고 있는 구조조정 기업 지분의 평가이익이 대거 반영된 결과로 은행권 경쟁체제의 성과는 아니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역대 손꼽힐 정도로 많은 순이익을 달성했다. 2조41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22년 2조4548억원에 이어 2년 연속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 기록을 세웠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2771억원에 그친 우리은행을 넘어서면서 주요 시중은행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조77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2년 1조7972억원에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의 순이익 행진을 이어갔다. 전국 영업망을 갖춘 농협은행은 탄탄한 수익기반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늘리면서 대형은행들과의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다.

◇뚜렷한 자산성장세 기반의 이자수익 증대

특수은행 세 곳의 순이익 증대는 자산 성장의 결과다. 대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대출자산을 늘리는 가운데 특수은행들도 영업력을 극대화 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특히 대형 시중은행들이 기존의 가계대출 중심 자산성장 전략을 선회해 기업대출로 방향을 틀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도 크다.

국내 은행권 전체가 보유한 실질총자산(평잔)은 지난해 말 기준 3661조6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0.69%인 1856조1326억원은 하나·KB국민·신한·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산업·기업·농협 등 3대 특수은행의 실질총자산은 1121조1520억원으로 전체의 30.62%에 달했다.


2019년과 비교해 국내 은행권 전체 실질총자산에서 4대 시중은행의 비중은 감소하고 특수은행 3곳과 기타 은행들의 비중은 높아졌다. 2019년 전체 실질총자산은 2652조7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대 시중은행 비중은 52.04%였다. 3곳의 특수은행 비중은 30.24%를 기록했다. 5년 만에 4대 시중은행 비중이 1.34% 포인트 하락하고 3곳의 특수은행 비중이 0.38% 포인트 상승했다.

자산의 성장은 이자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은행권 전체 수입이자 규모는 109조57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57조6044억원 대비 90.21% 가량 성장한 수치다. 코로나19와 이후 이어진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이자수익 규모가 커졌다.

세부적으로 4대 대형 시중은행의 이자수입 합계는 지난해 말 56조1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은행권 이자수입의 51.20%를 차지했다. 3곳의 특수은행 이자수입 합계는 33조2512억원으로 전체 이자수입의 30.35%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5년 전과 비교한 이자수익증가율이다. 2019년 대비 2022년 대형 시중은행 4곳의 평균 이자수익증가율은 85.9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특수은행 4곳의 평균 이자수익증가율은 89.58%를 기록했다. 그만큼 특수은행 3곳의 성장세가 가팔랐다는 뜻이다.

가장 큰 폭의 이자수익 증대를 기록한 곳은 산업은행이다. 2019년 2조9235억원에서 지난해 5조8736억원으로 100.91% 가량 성장했다. 이어 기업은행이 87.54%, 농협은행이 87.10% 각각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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