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2015년 공동 투자자 '한국타이어'에 매각, 거래액 총 1.7조

남준우 기자/ 이영호 기자공개 2024-05-03 18:14:5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약 9년 만에 한온시스템 엑시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거래 대상은 2015년 한온시스템을 공동으로 인수했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다. 펀드 청산 기일이 몇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극적으로 적절한 매수자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이날 한앤코로부터 한온시스템 지분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각 주관사는 모간스탠리다. 한국타이어가 인수에 쓰는 총 금액은 약 1조7330억원이다.

한국타이어는 먼저 한앤코가 보유하고 있는 50.50% 중 절반인 25%를 1조3679억원에 사들인 뒤 제3자배정 유상증자(6512만주 발행· 5870원)를 진행해 약 3822억원을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50.53%까지 지분을 늘릴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인수에 투입할 자금 상당부분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지난해 말 기준 2조2438억원)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일부는 회사채 발행을 비롯한 외부자금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

한앤코는 2015년 6월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비스테온의 헝가리 법인 '비히(VIHI, LLC)'가 보유 중이던 한온시스템 주식 7472만주(69.99%) 가운데 5391만3800주(50.5%)를 2조7512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한앤코는 당시 한국타이어와 공동 인수를 추진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지분 19.49%를 인수했다. 한앤코는 M&A 직후 5대1 주식분할을 실시했다. 한온시스템 주식 수는 기존 1억670만주에서 5억3380만주로 늘었다.

이후 볼트온 작업을 진행하며 몸값을 불렸다. 지난 2017년 9월 자동차 부품 회사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 제어 사업부문을 12억3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한앤코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분기배당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 왔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령한 세전 배당금은 총 6914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대부분 인수금융 이자를 마련하는데 사용했다.

올해부터는 분기배당을 멈추며 회수 전략을 바꿨다. 9년간 보유한 장기 포트폴리오인 만큼 빠른 회수에 집중하고자 했다.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한앤컴퍼니제2의3호 사모투자전문회사의 존속기간은 오는 2025년 2월까지다. 펀드 만기까지 1년여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만큼 엑시트 타이밍이 촉박하다.

한앤컴퍼니제2의2호는 필요할 경우 존속기간을 최대 2027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향후 3년 안에는 한온시스템 지분을 모두 털어내야 한다.

한온시스템은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달하는 라지캡(시가총액 상위기업) 매물이었다. 더불어 친환경차 전환에 따른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수조원가량의 비싼 몸값을 자랑했다.

한온시스템 매각이 공식화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이다. 이때 한앤코는 모간스탠리와 에버코어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조 단위 빅딜이었던터라 한온시스템 M&A에 쏠린 시장의 관심은 상당했다. 당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와 대기업 등 쟁쟁한 원매자들이 숏리스트에 포함됐지만 끝내 백지화됐다.

한앤코는 지난해 다시 한 번 매각을 추진했다. 여러 후보자들이 거론됐고 한때 칼라일이 다시 한 번 물밑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제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한온시스템 주가마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공개매수 시나리오도 거론됐었다.

이번에 한앤코가 한국타이어에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약 9년 만에 엑시트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앤코는 이외에도 쌍용C&E, SK해운, SK디앤디 등의 장기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쌍용C&E는 공개매수 후 자진상폐를 추진 중이며, SK디앤디는 SK이터닉스를 인적분할한 이후 엑시트를 준비 중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