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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in Europe]"기술력으로 하이엔드 동박 시장 선점, AI 반도체 정조준"류창섭 솔루스첨단소재 본부장 "연구개발 지속, 초격차로 리딩 컴퍼니 유지"

빌츠(룩셈부르크)=감병근 기자공개 2024-05-03 07:48:37

[편집자주]

해외 진출은 기업에 큰 도전으로 여겨진다. 성공하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실패 가능성도 높은 탓이다. 효율과 안정을 중시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그동안 포트폴리오 기업의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요 PEF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관례를 깨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문턱이 높은 유럽시장에 과감히 도전하면서 성과를 내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더벨은 PEF 운용사의 유럽 포트폴리오 진출 현황을 현지에서 직접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솔루스첨단소재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이하 스카이레이크)의 포트폴리오 중 해외사업 비중이 가장 높다. 동박, 전지박 등 주력사업의 생산 거점을 모두 해외에 두고 주요 글로벌 기업들에게 제품을 납품한다.

솔루스첨단소재의 룩셈부르크 소재 법인인 서킷포일룩셈부르크(Circuit Foil Luxembourg, CFL)는 동박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1960년 설립된 현존 유럽 유일의 동박 제조업체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CFL을 이끄는 류창섭 사업본부장(사진)은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류 본부장도 CFL이 보유한 최대 장점으로 자신감 있게 동박업계 최고 기술력을 꼽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초극박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등 성장세가 가파른 시장에서 CFL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세계 최고 기술력 보유,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정조준

CFL이 자리잡은 룩셈부르크는 제주도보다 조금 큰 규모의 국토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세계 최고 부국 중 하나로 꼽힌다. 작년 기준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만달러를 넘기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룩셈부르크는 세제 혜택을 내세워 해외 기업을 유치, 금융업 기반의 경제 체제를 구성했다. 다만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의 본사가 룩셈부르크에 위치하고 있으며 듀퐁(Dupont)과 굿이어(Goodyear) 등 제조업도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CFL은 벨기에 인접 지역인 룩셈부르크 빌츠시에 자리잡고 있다. 수도인 룩셈부르크시티에서는 차로 약 한 시간 거리다. CFL이 위치한 산업단지는 울창한 숲과 초원에 둘러 쌓여 있다. 이러한 곳에서 첨단 장비에 쓰이는 동박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생경하게 다가왔다.

CFL은 1960년 설립된 동박업체로 2014년 두산그룹에 인수돼 두산솔루스의 해외 생산법인이 됐다. 이후 2020년 스카이레이크가 두산솔루스를 인수하면서 솔루스첨단소재로 소속이 바뀌었다.

CFL을 이끄는 류 본부장은 현존하는 모든 동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CFL을 소개했다. CFL은 1996년 세계 최초로 전지박을 개발한 업체이기도 하다.

2차전지에 쓰이는 전지박은 동박의 제품군 중 하나로 제조 과정이 세부 공정을 제외하면 거의 동일하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전지박은 CFL에서 탄생하여 헝가리로 기술이전이 이뤄진 뒤 양산 중이다. 캐나다에도 동일한 기술을 활용할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류 본부장은 최근 CFL의 성장 가능성을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초극박(Ultra Thin) 반도체 PCB 시장에서 찾고 있다. 최근 북미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으로부터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에 대한 공급 승인을 받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류 본부장은 “CFL은 하이엔드 제품을 주력으로 고수익 시장을 선점해 수익을 창출하는 역할을 솔루스첨단소재 내에서 맡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동박산업 리딩 컴퍼니로서 입지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머리카락 60분의 1 두께 동박으로 일본 독점시장 재편

CFL 내부에서는 다양한 동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여러 장비들이 쉼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대부분 설비가 자동화된 덕분에 260여명의 인력으로 10만㎡ 규모의 토지에 자리잡은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머리카락의 60분의 1 수준인 1.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극박 제품은 직접 만져보니 동박보다는 종이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류 본부장은 이러한 두께의 동박을 일관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 CFL의 핵심 기술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류 본부장은 “1.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제품 생산에 성공하면서 일본 업체가 독점했던 시장 구조를 재편할 수 있게 됐다“며 “이미 중화권 반도체 PCB 업체들에서 초극박 제품을 공급해달라는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룩셈부르크 빌츠시 CFL 본사

인건비가 높은 룩셈부르크 지역에 생산 거점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기술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우수한 인력을 유지함에 따르는 비용 부담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판매로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류 본부장은 환경 보호 등 지속 가능성 관련 전략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화학물질을 선택하고 전체 화학물질을 친환경 물질로 대체하는 것이 CFL이 집중하는 분야 중 하나”하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반도체, PCB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서울대 금속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는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모토롤라, 삼성전기, 코리아써키트, 영풍전자 등을 거쳐서 CFL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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