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주목도 높아지는 폐배터리' 새빗켐, 침묵 깨고 반등[특징주]2022년 상장 최고점 찍고 장기간 하락세, 관련주 일제히 '꿈틀'
조영갑 기자공개 2024-05-17 16:45:0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3: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폐배터리 리싸이클링 기업 새빗켐이 17일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빗켐은 17일 오전 개장 직후 거래량이 폭증하며, 전일 대비 20%선까지 치달았으나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일 대비 15% 가량 상승한 5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시간 기준 거래량은 51만주 가량이다.
주주들 입장에서 새빗켐의 주가 반등은 반색할 만한 일이다. 새빗켐은 2022년 8월 상장 후 2차전지 리싸이클링 대표주자로서 각광 받으며, 공모 첫날부터 '따상(2배 상승)'을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빠져 올 4월 역대 최저치(4만1600원)를 찍기도 했다. 3년 구간 최고치는 2022년 9월 2일 장중 기록한 18만4800원이다.
새빗켐의 주가는 개인과 외국인이 밀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관의 활발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매도세를 개인이 떠받치고, 개인의 매도세를 외국인이 받는 형국으로 주가가 지탱돼 왔다. 양자의 균형이 무너지고 매수세가 매도를 압도하면서 주가가 힘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14일의 경우 개인이 2841주의 매도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은 2893주의 매수세를 보였다.
◇Public Announcement
1993년 당시 동양케미스트리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새빗켐은 '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섹터의 기대주다. 박민규 대표가 설립했다. 각종 폐수처리와 관련된 약품과 전자산업 역상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영위해왔으나 2010년대 들어 전기차(EV) 시장이 급성장하고, 이에 따라 폐배터리 재활용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리싸이클링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폐배터리 리싸이클링은 연한이 다 된 폐배터리 내부의 유효 광물을 추출하고, 이를 다시 배터리의 원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2차전지 재활용 사업은 2017년 10월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듬해 5월 공장을 증축하고, 2020년 3월부터 현재 주력 제품인 전구체 복합액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전구체 복합액은 용매 추출 공법으로 정제해 생산한다. 고순도 니켈·코발트·망간(NCM) 황산 복합액으로 버려지는 폐전지와 양극재 공정 불량품에서 유기금속을 회수해 추출해 내는 방식이다. 2022년 6월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가 합작해 세운 법인인 '한국전구체'에 10년간 복합액을 납품하는 공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최근 특기할 만한 공시는 올 1분기 사업보고서 관련 공시다. 올 1분기 새빗켐은 매출액 62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21억원을 기록해 4분기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전년 1분기 대비해서도 매출볼륨과 수익성 모두 악화됐다. 지난해 1분기 새빗켐은 매출액 92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4월에는 기존 임원이었던 이욱훈 상무가 퇴임하면서 보유 주식과 스톡옵션 보유분을 처분한 것이 공시됐다. 이 상무는 1985년생으로 비교적 이른 나이에 임원이 돼 새빗켐의 영업, 구매를 책임져 왔다. 총 6만8303주를 처분했다. 처분일(4월 19일) 종가 기준(4만3650원) 30억원 상당이다.
◇Peer Group
포털 사이트 증권 섹션에서 새빗켐의 업종은 전기제품으로 분류돼 있다. 관련주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 등이 거론된다. 엄밀히 분류하면 해당 기업들은 2차전지 완성품 메이커 혹은 NCM 원료 제조사로 분류돼 새빗켐의 사업과는 간극이 크다.
대신 새빗켐은 2022년 IPO(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 상에서 유사기업을 코스모신소재, 인선이엔티, 코엔텍, 와이엔텍 등으로 꼽았다. 여기에 성일하이텍, 재영텍(비상장) 등을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코스모신소재의 경우 전일 대비 1.93% 하락한 14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4조6000억원 수준이다. 소재를 합성, 제조, 공급하는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는 만큼 새빗켐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인선이엔티는 전일 대비 0.72% 오른 7040원에 거래된다. 시가총액은 3280억원 수준이다. 가장 유사점(폐배터리 리싸이클링)이 많은 성일하이텍은 전일 대비 5% 오른 8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조265억원이다.
◇Shareholder Status
새빗켐의 현 개인 최대주주는 창업주 박민규 대표의 차남인 박용진 이사다. 1991년 생인 박 이사는 올해 만 33세로, 2018년도 새빗켐에 입사해 약 6년 간 박 대표로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2016년 아주대학교 신소재공학 학사를 졸업하고, 2018년 동대학원 응용화학 석사를 취득했다. 가업 승계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새빗켐 사내이사로 경영본부장을 맡고 있다.
박 이사는 3월 말 현재 새빗켐의 보통주 103만9189주를 보유, 21.38%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어 부친인 박 대표가 103만7432주(21.34%)로 2대주주다. 2022년 상장 전 이미 비상장 새빗켐의 최대주주였던 걸로 보아 IPO를 대비, 부친으로부터 사전증여 받은 물량으로 보인다.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이미 박 이사는 121만주를 보유, 34.39%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박 이사의 형 박용재 씨 역시 21만주를 보유, 5.95%를 쥐고 있었다. 공모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지분율이 일부 희석됐다. 1분기 말 박 대표 일가가 보유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은 265만주(54.53%)다.
◇IR Comment
새빗켐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IR을 하는 기업은 아니었다. 지방(경북 김천)에 소재한 까닭도 있지만, 폐배터리 리싸이클 시장이 아직 본격적으로 도래한 시점이 아니고 대형 케미컬 제조사와 긴밀하게 협업하는 B2B 제조사인 탓이 크다.
하지만 최근 IR파트에 파트장을 새로 선임하는 등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걸로 보인다. 더벨은 17일 오전 새빗켐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IR 담당자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최근 입사한 김현우 파트장은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최근 주가 변동과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든 상황"이라고 곤란해 했다.
다만 그는 성일하이텍, 에코프로머티 등 유사 기업들의 주가가 동시에 오르는 경향성을 두고 "폐배터리 리싸이클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재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성일하이텍은 전일 대비 5%, 에코프로머티는 2%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등의 대기업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에 관한 보도가 잇따라 노출되면서 폐배터리 시장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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