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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러·우 전쟁 장기화에도 현지연구소 '버티기' 철수 없이 지출 최소화로 대응…LG전자와 다른 기조

이상원 기자공개 2024-05-01 13:34:37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러시아 시장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현지 일부 시설의 철수가 거론됐지만 다른 전략을 택했다. 활동과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해온 현지 연구소도 본사 차원 프로젝트를 줄이고 인력 감축을 통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현지 부품 수급이 힘들어지면서 2년 넘게 방치된 생산공장도 철수 대신 현지 기업과 임대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자산을 매각할 경우 자칫 현지 당국에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어 임대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전쟁 종식 후 러시아에서 사업을 이어갈 기반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설립 30년 넘은 연구소, LG전자와 달리 핵심자산 유지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러시아 연구소 운영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LG전자가 러시아에서 운영 중인 2개 연구소 가운데 모스크바 연구소 철수를 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쟁 장기화로 정상적인 사업 운영은 힘들어도 현지 핵심 자산을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993년 모스크바에 설립된 삼성전자 러시아 연구소는 AI 이미징, 센서 솔루션,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디바이스에 탑재된 생체 인증, 라이프 케어 관련 하드웨어와 알고리즘 개발에 참여하며 센서 연구 전 과정에 걸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에서는 핵심 R&D 센터로 손꼽힌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다. 러시아는 소프트웨어 관련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대학 등 현지 주요 연구기관과 공동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전문 인력을 발굴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핵심 기술을 제공해 왔다.

삼성전자 러시아 연구소는 모스크바대학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소속 박사 등 연구개발 인력 16명, 관리인력 5명 등 20여명의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으며 30년간 400여 명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을 거듭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로 현재 근무 인력은 350명 미만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 활동 역시 최소화한 채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직 등 직원들의 자연 감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부품이 러시아로 반입되기 힘들어지면서 본사 차원에서 배정하는 과제도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철수하면 향후 정상화됐을 때 새롭게 기반을 세팅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현지 R&D 능력을 감안해 삼성전자가 연구소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러시아 칼루가 공장

◇가전공장, 매각 대신 임대…현지 기업과 협상 중

연구소와 달리 생산공장은 다소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올 들어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공장을 현지 기업에 임대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계약 상대는 현지 가전 유통기업 VVP그룹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2008년 준공한 러시아 칼루가 공장에서 그동안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제품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부터 가동이 중단되면서 2년 넘게 그대로 방치돼 왔다. 임대 계약이 체결될 경우 VVP그룹은 이곳에서 차제 브랜드와 타사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자 2022년부터 러시아에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 2022년 당시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LG전자와 함께 현지 가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지만 현재는 중국 등 기업에게 자리를 뺏긴 상태다. 임대 협상이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삼성전자 측은 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장 임대와 관련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거래 상대방과 여전히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아직 새롭게 업데이트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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