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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를 움직이는 사람들]'외부인물' 오승필 부사장, AI 앞세운 새 기술조직 리더②미국 NASA·MS 출신, KT 'CTO' 자리까지 만들어 영입

노윤주 기자공개 2024-06-11 10:27:08

[편집자주]

KT는 지난해 김영섭 대표를 수장으로 낙점하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인사다. 내부 옥석 가리기를 비롯해 외부 인사도 빠르게 수혈하고 있다. 특히 AI 시대를 맞이하며 기술 전환 채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과거 '디지코'와 유사하지만 같지는 않다. 기술력에 보다 무게추를 둔 'AICT'를 슬로건으로 내걸어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성공을 위해서는 핵심 인물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KT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면면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7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섭호 KT는 'AICT'라는 구호(슬로건)를 앞세워 인공지능(AI)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기술 부문을 이끄는 경영진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김 대표는 기술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외부 인사 영입을 선택했다. 지난해 말 이뤄진 2024년 조직개편을 통해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CTO)겸 부사장이 선임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와 머신러닝을 20년 가까이 연구하고 상업화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KT 내 CTO라는 직책도 오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신설하게 됐다. 동시에 산하 조직을 통합하는 등 대대적 변화를 줬다. 오 부사장이 과연 회사 AI 역량을 과연 끌어올릴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미국서 AI·머신러닝 연구…국내 기업 러브콜에 돌아와

오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미국 와이오밍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학사,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서 쭉 커리어를 쌓았다. 첫 직장은 미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다. 이곳에서 컴퓨터엔지니어로 근무했다.

2005년 미국 야후로 이직하면서 IT 기업 경력을 시작했다. 5년간 야후에서 근무한 후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MS)로 적을 옮겼다. 2014년에는 야후로 돌아가 총괄엔지니어를 맡았지만 재직 기간은 2년으로 길지 않았다.

현대카드 디지털사업본부장(상무)로 선임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27년만의 귀국이었다. 당시 NASA 출신 개발자의 카드사 입사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상무를 시작으로 전무를 거쳐 2019년 현대카드 디지털부문 대표(부사장)까지 역임했다.

오 부사장이 현대카드에서 담당했던 업무는 카드사가 가진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시키는 일이었다. IT 기업의 알고리즘 구축, 검색엔진 생성 등 경험이 있는 그에게 적합한 업무였다.

KT의 현 과제인 'AI 서비스 출시'와 맞물리는 이력이다. KT는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인 믿음을 개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제 시장의 흐름은 LLM이 아닌 서비스에 특화된 경량화 언어모델(sLLM)로 바뀌고 있다. KT가 직접 데이터를 만져보고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시켜 본 오 부사장을 전격 영입한 배경이다.


◇AI 키우는 KT의 전폭적 지원…산하 조직 세분화

KT는 오 부사장 영입과 동시에 IT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CTO라는 직책을 신설한 것은 물론 IT사업부문과 융합기술원(R&D)으로 나눠져 있던 기술조직을 기술혁신부문으로 통합했다. 기술혁신부문은 최근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지어진 새 사옥으로 이사도 갔다.

연구단계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AI 사업을 연결하기 위해 기존 두 조직을 하나로 합쳤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그간 융합기술원장이 CTO와 유사한 역할을 해 왔지만 R&D 부서이기에 C레벨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오 부사장 체제서의 CTO는 보다 포괄적인 조직을 관리하게 됐다.

조직이 커지면서 CTO 산하에 신설조직이 생겼고 조직장들도 새롭게 영입했다. 오 부사장은 이들과 손발을 맞춰 KT의 AI 사업을 키워내야 한다.

먼저 KT 컨설팅그룹이 기술혁신부문 산하 조직으로 새로 꾸려졌다. AI, IT 분야 역량을 인정받은 인력들로 꾸린 팀이다. 고품질 과업수행, B2B 시장 공략 등을 담당한다.

조직 책임자로는 정우진 그룹장(전무)을 영입했다. 정 전무는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MS,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18년부터 2020년까지 LG CNS에 재직했는데 이때 김영섭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AI 세부 조직은 두 개로 나눠졌다. AI코어연구, 기술전략 등을 담당하던 AI2X랩에 이어 AI테크랩이 신설됐다. AI테크랩은 B2B서비스와 AI 플랫폼 개발을 담당한다. AI를 활용해 매출을 내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부서라고 볼 수 있다.

AI테크랩 신설은 지난해 11월 조직개편 당시 결정이 났지만 적절한 책임자를 영입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올해 1월 윤경아 AI테크랩장(상무)의 KT 합류가 결정됐다. 신설 조직장 중 가작 마지막에 영입한 인물이다.

윤 상무는 동국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학사를 전공했다. 이후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2021년까지 경쟁사인 SK텔레콤에서 근무한 이력이 눈에 띈다. SKT에서 AI 음성인식 플랫폼 '누구(NUGU)'를 비롯한 AI 서비스 개발 업무를 맡았다.

이후 현대카드로 옮겨 작년까지 약 2년 반동안 AI 클라우드 개발실장을 지냈다. 오승필 부사장과 현대카드 재직 기간이 겹친다. 두 사람은 KT에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오 부사장을 필두로 외부 경영진을 수혈한 KT의 인사혁신이 성과를 내는 모양새다. 김영섭 대표는 이달 미국에 방문해 MS와 AI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 오 부사장의 MS 근무 이력이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KT와 MS는 AI, 클라우드 분야 공동 연구에 착수한다. 또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 기술을 수호한다는 의미의 '소버린 AI'를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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