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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통상 상장폐지]세 딸 증여 완료, 공개매수 절묘한 타이밍②상장사 제재 상당해 부담, 주주환원 충돌 방지 차원 해석도

변세영 기자공개 2024-07-01 11:44:02

[편집자주]

국내 토종 SPA 브랜드 탑텐과 의류 OEM 사업을 전개하는 신성통상이 유가증권시장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신성통상의 대주주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 등을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거센 상황이다. 신성통상의 공개매수와 상장폐지를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이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며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염태순 회장이 세 딸에게 주식을 증여하고 승계 작업을 완료한 시점에 자진 상장폐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승계 작업 완료와 함께 가족회사로 전환해 외부로부터 세 딸의 지배력을 보전하고, 가족경영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은 신성통상 주식 중 일반 주주가 보유한 물량인 22%(3164만4210주)를 공개매수하고 있다. 이는 가나안과 에이션패션, 신성통상 염태순 회장 일가가 보유한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다.



2024년 3월 말 기준 신성통상의 최대주주는 가나안으로 주식 42.1%,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은 17.66%를 갖는다. 염 회장의 지분율은 2.21%, 세 딸인 혜영·혜근·혜민 씨는 각각 5.3%를 보유한다.

신성통상 소액주주들은 이번 공개매수 타이밍을 지적하고 있다. 염 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둔다. 지난 2월 13일 염태순 회장은 세 딸인 혜영·혜근·혜민 씨에게 각각 287만4168주씩을 증여했다. 장남인 염상원 이사는 이미 가나안을 통해 신성통상을 간접지배하는 만큼 증여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 승계 구도 틀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핵심 계열사 지분을 세 딸에게 고루 분배하려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증여는 당시 종가기준(1906원) 총 164억원 규모로 세 딸이 각각 54억원씩 증여를 받았다. 30억원 이상 증여는 세금비율이 50%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여세만 각각 27억원가량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여와 함께 염 회장의 신성통상 지분율은 8.21%에서 2.21%로 감소했고 세 딸의 지분은 3.3%에서 5.3%로 각각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혜영·혜근·혜민 씨는 개인주주로서 신성통상 최대주주에 올랐다. 가나안은 염상원 이사에게, 신성통상은 세 딸에게 맡긴 모습이다.

혜영·혜근·혜민 씨가 신성통상 주주명부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21년 6월이다. 염 회장이 처음으로 세 딸에게 주식을 증여한 시점이다. 그 후 한동안 주식 증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세 딸이 직접 장내매수로 주식을 매입한 적도 없다. 그러다 2년 반이 흘러 올해 2월에 추가적인 증여가 성사됐다.

소액주주들은 주가가 바닥권일 때 승계를 끝마친 후 상장폐지를 통해 염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확고히 하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장사는 일련의 공시 의무가 발생하고, 소액주주가 존재하면 주주환원이 필수로 통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동안 신성통상 주주들은 배당성향 확대를 주장하며 회사 측과 잡음이 일어 왔다. 승계도 끝났으니 이러한 이슈를 방지하기 위해 자진 상장폐지를 선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신성통상 주가 추이를 보면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3월 700원대로 바닥을 찍고 반등해 2021년 주당 4000원대를 터치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2022년 4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탔다. 염 회장이 세 자녀에게 신성통상 주식을 증여한 지난 2월 13일 주가는 1906원으로 1년 새 최저 수준이었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공개매수 배경은 크게 특별한 건 없다”면서 “상장사지만 자금 유입이 쉽지 않은 데다 상장사는 제재도 상당해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해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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