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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나노팀, 'EV 열폭주차단패드' 국산화 선도독점 공급자 ASPN 대항 출사표, 글로벌 메이커 러브콜 '내년 양산 돌입'

대전=조영갑 기자공개 2024-07-17 08: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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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는 지금 세계 최고의 친환경 모빌리티를 위해 세계 최고의 방열제품을 만들고 있다. 내가 만드는 제품의 품질에 우리 가족의 안전이 달려 있다.'

지난 10일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나노팀(Nano TIM)'을 찾았을 때 눈에 띈 '나노팀인의 긍지'라는 금속 현판 내용이다. 일종의 회사 미션과 비전인데, 사옥 각 층 마다 걸려 있다. 세계 최고의 방열소재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잊지 말자는 취지다.

2016년 설립해 지난해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나노팀은 모빌리티 열관리 소재 전문업체다. 짧은 시간에 두터운 기술력과 우수한 소재, 제품으로 모빌리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나노팀이라는 사명은 나노 단위의 정밀성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방열소재)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고의 팀(Team)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배어있다.

▲나노팀은 모빌리티 방열, 방염소재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제조사를 꿈꾸고 있다. 회사의 미션과 비전.

이날 사옥과 생산시설 전반을 두루 안내한 이태우 나노팀 이사(경영지원본부장)는 "자체 설계한 자동화 설비를 토대로 원자재 입고부터 소재 배합, 생산 공정, 패키지, 출하 프로세스가 유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나노팀 대전 본사의 생산시설은 'U자' 형태의 생산 플로우를 바탕으로 물 흐르듯 진행되고 있었다. 상부에서 방열 원자재가 투입된 후 오토메이션 공정으로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친환경 모빌리티 섹터에서 업력을 다지고 있는 나노팀이 내건 미션과 비전은 허언은 아니다. 나노팀의 기술력은 이미 국내외 완성차, 배터리 메이커로부터 숱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 회사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방열소재(갭 필러, 갭 패드)는 EV 모빌리티 관련 배터리팩, ICCU(통합충전시스템), OBC(내부 배터리충전기)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폴리 실리콘계 제품이 주종인데, 내년부터는 접착력이 우수한 폴리 우레탄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방열소재는 말 그대로 배터리 제품의 열을 방출, 과열을 막는 역할을 한다. 2차전지의 경우 배터리 모듈과 로우커버 사이에 갭 필러(액상), 갭 패드(고체) 등이 배치돼 배터리의 효율적 열 관리를 돕는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모비스, 현대기아차(엔드유저) 등이다.

지난해 472억원(상품 포함)의 매출액과 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는 EV 캐즘(수요정체)의 파고 속에서도 1분기 102억원의 매출액과 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선방했다.

나노팀의 눈은 글로벌 시장에 에이밍(Aiming)돼 있다. 그 중심에는 개발을 마치고 현재 각 고객사 샘플공급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열폭주방지패드' 제품이 있다. 갭 필러, 갭 패드 방열제품이 나노팀의 현재를 정의한다면, 열폭주방지패드는 나노팀의 미래를 좌우하는 '킬러 아이템'으로 평가된다.
▲나노팀이 개발한 열폭주방지패드

열폭주방지패드(사진)는 현재 주종인 NCM(니켈, 카드뮴, 망간) 리튬이온 전지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안전성(화재, 폭발 등)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재로 꼽힌다. 2차전지 배터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집적돼 있는 셀과 셀에 연쇄적으로 불이 붙어 큰 폭발의 위험성이 있는데, 이를 '열폭주'라고 한다.

배터리 모듈 내에 방지패드를 적용하면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열폭주를 막아 폭발을 방지할 수 있다. 대형 인명피해를 막는 핵심 소재인 셈이다. 현재는 우레탄계 면압패드가 주로 사용되는데 면압패드는 셀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할 뿐, 열폭주 방지기능은 없다

2018년 차량국제규정인 'ECE Regulation'에서 EV 배터리 화재 발생 후 5분 내 차량내 탑승자에게 알람을 줘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 폭발의 근본원인인 열폭주를 최소 5분 간은 막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표준이 됐다. 나노팀에 따르면 지난해 나노팀이 개발한 열폭주방지패드를 적용해 테스트한 결과 열폭주를 약 15분 간 제어했다. 타사 제품의 경우 5분이 한도였다. 현재 나노팀의 제품은 특정 조건 하에서 완전 차단인 NP(Non Propagation)를 달성하고 있다.

나노팀은 국내 주요 완성차 고객사가 현재 고도화하고 있는 차세대 EV 플랫폼(eM·eS)에 이 열폭주방지패드를 적용하기로 하고,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신규 플래그십 EV 모델에 적용하기로 했으나 캐즘의 영향으로 고객사가 2026년부터 양산에 돌입하기로 한 만큼 해당 시기에 맞춰 공급이 진행될 전망이다.

▲나노팀의 생산 시설
나노팀의 열폭주차단패드가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면 현재 독점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 아스펜에어로겔(Aspen Aerogels)에 맞서 글로벌 '유이'의 제조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스펜에어로겔(ASPN)은 우주항공, 방산, EV 등에 적용되는 단열소재를 개발, 제조하는 회사다. GM의 EV 플랫폼인 얼티엄(Ultium)에 ASPN의 열폭주차단패드가 적용된 후 기업가치가 급등했다. 현 시가총액은 약 2조7500억원 가량(NYSE)이다.

최윤성 나노팀 대표는 "(잠재 경쟁사는) 현재 단일 특정 소재를 토대로 패드를 제조하기 때문에 고객사별 커스터마이징 대응력이 떨어지지만, 나노팀 제품은 방염소재 복합재료물(composite)이기 때문에 다양한 배터리 제조사의 스펙에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가 역시 ASPN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출시되면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나노팀은 구체적인 고객사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국내 고객사를 비롯해 글로벌 고객사 다수와 열폭주차단패드 관련 기술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고객사 샘플이 입고돼 배터리셀에 적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특정 잠재 고객사는 나노팀을 수차례 방문해 완성차 JV 플랫폼에 나노팀 열폭주차단패드를 적용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정식 PO가 나온다면 나노팀은 2030년까지 해당 고객사에서만 약 6000억원 이상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성 대표는 "국내 주요 고객사와는 성능 테스트 완료 후 프로젝트 입찰을 통해 플래그십 모델 공급업체로 선정된 상황이며, 다수의 완성차 잠재 고객사에 샘플을 입고해 경쟁사 대비 우월한 퀄리티를 인정 받았다"면서 "EV를 넘어 선박, 도심항공(UAM) 등 친환경 모빌리티 열 관리의 글로벌 톱티어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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